빈섬편지
나는 그저 울상이 되어, 나를 보듯 너를 바라볼 뿐.
네 슬픔을 따라가지 못하는, 네 절망에 내려앉지 못하는,
슬픈 눈이 되어
그저 가만히 너를 바라볼 뿐,
울먹이는 아기에게 문득 젖을 풀어 물리는
어떤 엄마처럼,
내려다보는 그의 눈처럼,
그저 가만히 바라볼 뿐.
죽지 말기 바란다. 그런 생각 하지 말기 바란다.
너를 바라보는 나를 잠깐 생각하기 바란다.
네 슬픔, 네 절망
네 앞에 등 내민 내게
어부바,로 손내민 내게 옮겨주기 바란다.
/빈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