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만난 가을

제주 '새미 은총의 동산'에서

by 이창근

제주는 12월임에도 가을이 떠나지 않고 있었다. 올해만 유난히 그런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우연히 들렀던 '새미 은총의 동산'에서 붉은 동백과 노란 은행잎을 보며 겨울 속 가을 정취를 느낄 수 있었던 건 분명 행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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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은 한 송이의 개별자로서 제각기 피어나고, 제각기 떨어진다 - 김훈 <자전거 여행> 中


산책로는 종교와 이념을 가리지 않았다. 누구든 걷는 자가 주인이고, 걷는 자만이 느낄 수 있는 마음의 안정과 평화가 있었다. 마음의 번잡을 내려놓고 호흡과 발걸음에 집중하며 걸었다.

DSC_2817.jpg?type=w773 '새미 은총의 동산'의 산책로


은행나무가 아직도 노오란 잎을 간직하고 있었다. 이곳에 오기 전 1100 도로에는 눈이 내리고 있었는데, 제주는 두 계절을 동시에 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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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정은 지났지만 가을 정취를 느끼기엔 충분했던 은행나무


커나란 삼나무 가로수길을 마지막으로 '새미 은총의 동산'에서의 산책을 끝냈지만, 그 여운이 오래 남았다. 숲은 나에게 안정과 평화를 주었고, 나에게서 마음속 번잡과 악다구니를 가져갔다.

DSC_2818.jpg?type=w773 삼나무 가로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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