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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의 영혼 Oct 29. 2022

행복한 걷기 여행8_ 단풍 절정 북한산 대남문 코스

가벼운 등산코스와 단풍 절정에 빠져보고 싶다면 여기!

아침저녁으로 제법 쌀쌀하다 싶었는데 어느덧 가을 끝자락이다. 다시 오지 않을 이 가을을 그냥 떠나보내기 아쉬웠다. 몇 년 전 북한산 둘레길을 여러 번 걸었던 좋은 기억의 여운이 남아서일까. 멀리 떠나지 않고 수도권에서 가벼운 등산과 단풍놀이 하기에 북한산 만한 곳이  어디 있으랴 싶었다.



느긋하게 아침을 먹고 혼잡한 출근 시간을 비켜 집을 나섰다. 지하철과 버스를 갈아타고 북한산 탐방지원센터로 향했다. 아침에 대중교통을 이용해 보는 것도 오랜만이다.


 러시아워가 지났지만 버스는 설 자리도 확보하기 어려울 만큼 만원이다. 노선도 그렇고 배낭 하나씩 둘러멘 승객이 대부분이다. 다들 출근길이 아닌 등산길로 목적지가 같은 거다.


버스에서 하차해 조금 걷다 보니 10분도 채 걸리지 않아 북한산 탐방지원센터에 도착했다. 지도 하나 챙겨 들고 출발했다. 초입에 약 300미터 구간은 무장애 탐방로가 조성돼 있다. 폭도 넓고 폭신한 느낌이  마치 산길에 융단을 깔은 듯하다. 내딛는 걸음은 절로 사브작사브작 코끝에 와닿는 공기는 상쾌하고 몸은 가볍다.


북한산 산행 대남문 코스는 탐방지원센터에서 출발해 중성문을 지나 대남문까지 5.2km에 이른다. 등산 초보자도 무리 없이 다녀올 만큼  완만하게 이어지는 코스다. 오르는 내내 이어지는 계곡물소리, 맑다 못해 투명한 물속을 헤엄치는 물고기들, 그 위로 무리 지어 떠다니는 단풍 지붕, 알록달록 곱게 물든 나뭇잎, 낙엽 되어 발아래서 바스락 거리는 소리,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자연이 주는 총천연색에 시선을 빼앗기니 절로 자연인이 된다.  눈으로 귀로 담고 마음으로만 남겨 일상으로 돌아오면 쉬이 잊힐까 자꾸 셔터를 누르게 된다. 날씨마저 장단을 맞춰 준다. 서늘한 숲으로 스며드는 따스한 햇살, 산행하기에 더없이 좋은 맑은 가을날이다.


놀며 쉬며 대남문에 도착하니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배꼽시계도 알리는 시각도 점심시간이다. 성벽 따라 조금 더 위로 올라선다. 햇살 잘 드는 곳에 나름 우리만의 명당자리를 잡기 위해서다. 자리를 펴고 준비해온 샌드위치와 과일로 꿀맛 점심을 먹었다. 발아래로 펼쳐지는 풍경을 내려다보며 여유로운 휴식을 취하고 지도를 펼쳤다.


하산할 때는 구기 탐방지원센터가 가장 짧았다. 대남문에서 2.5km로 사진놀이도 하고 쉬엄쉬엄 내려와도 1시간 40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계단을 따라 가파른 내리막이 시작되었다. 계단을 좋아하지 않지만 폐타이어를 이용한 논슬립 기능이 있어 발에 무리가 가지 않으니 고맙기 그지없다. 훌륭한 재활용에 누구의 아이디어인지 아낌없는 칭찬을 보내고 싶었다. 자칫 보기 싫을 수도 있는 검은 폐타이어를 이용해 일정한 패턴으로 만들었다. 그 위로 낙엽이 흩어져 뒹구는 모습이 한 폭의 그림 같다.


내리막길은 땅만 바라보게 되는 게 보통이다. 구기 탐방 지원센터에서 누가 우리를 기다리는 것도 아닌데 서둘러 내려갈 이유도 없다. 자주 멈추어 섰다. 시선은 가을빛으로 가득 채워진 깊은 숲으로 내려간다. 다시 건너편 위로 올라간다. 그곳에 우뚝 솟아 신비감을 자아내는 각기 다른 형상의 바위들도 볼거리다.


산속 넉넉하고  평평한 공간에 쉬어갈 수 있는 벤치와 테이블이 반갑다. 안내 표지를 보니 산림욕을 하는 공간이다.


하산길도 잘 선택했다며 함께해서 더 좋았던 두 사람의 행복한 마음도 나란히 줄을 섰다. 그렇게 가을 정취를 만끽한 하루가 지나갔다.


평소 자주 산행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조금 싱겁다 싶을 만큼 수월한 코스이다. 하지만 등산 초보도 즐길 수 있고 여유롭게 만추에 흠뻑 취해 보고 싶다면 떠나보시라!

하루 코스로 다녀오는 수도권 가을 여행지로 강추하고 싶은 곳이다.

단풍절정  맑고 투명한 계곡 북한산 대남문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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