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결심으로 조금씩 향하고 있었다
공항에서 산 위스키 한 병이 비워지는 날, 나는 프랑스로 갈 것이다.
2025년 영국 여행 끝에 그렇게 결심했다. 충동적인 것 같지만, 생각해보면 수년간 빌드 업을 해왔다.
첫번째, 언제 어디서 어떻게 쓰일 지 모르지만 그냥 외국인과 대화하고 싶어서 약 2년 전부터 화상 영어를 꾸준히 해오고 있다. 아직도 잘하진 않지만 자신감은 있는 상태로, 이로 인해 외국인 기피증이 없어졌고 먼저 적극적으로 다가가 친구를 사귈 수도 있게 되었다.
두번째, 쥐고 있던 것을 내려 놓고 새로운 삶을 향하는 사람들을 그 동안 많이 봐왔고, 그들을 보며 혼자 긁히고 있었다. 선 퇴사 후 아예 새로운 것을 배워 이직하는 사람부터 박사 전공과 쌩판 다른 일을 과감하게 하고 있는 사람까지 보았다. 나는 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 그들을 의심하곤 했다. '금수저 아닐까', '학벌이 매우 뛰어난 것 아닐까'. 그렇다. 그들은 믿고 있는 무언가가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게 학벌, 돈과 같이 표면적이고 상대적인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일 것이라 확신한다. 수많은 실패와 선택의 경험 속에서 자기 기준을 세운 사람들. 그들처럼 나도 사소한 선택 앞에서 흔들릴 때마다 스스로에게 묻는다. '무엇이 두려운거지? 넘어져도 일어서면 되고, 넘어지기 무서우면 아직 때가 아닌거야.'
세번째, 정보를 선택적으로 습득할 줄 알게 되었다. 예전에는 여행 가기 전 '유럽 여행 전 필독!'과 같이 무엇을 조심해야 하고, 어디를 꼭 가야하며, 무엇을 먹고.... 뭐 이런 정답지(?) 같은 콘텐츠를 많이 접하고 갔다면, 이번에는 스스로 알고 싶은 것만 알고 갔다. 그래서 이번 여행에는 실수가 많긴 했다. 하지만 사전에 대비하지 않은 것에 대해 전혀 후회 하지 않는다. 만약 내 머릿속이 남들의 정답지로 가득 차 있었다면, 여행에서 진짜 내 것이 될 경험은 하나도 남지 않았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