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째 잔, 약속은 나를 구속할 만큼 힘이 있는가

프랑스 생활기

by binter

'약속'이란 무엇일까?

사전적으로 약속은 다음과 같다.

"미리 정하여 두는 것", "이루어질 일을 미리 담보하는 마음의 다짐"


모든 사람은 위와 같은 사전적 정의를 알고 있기에 무언가가 정해졌다는 것쯤은 알고 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쉽게 변경하거나 취소할 수 있는 '임시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고, 또 누군가에게는 '절대적으로 지켜야 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비난을 피하기 위해서는 후자로 여겨야 하는 것이 마땅하나, 개인의 인생 관점에서 봤을 때 후자로 여기는 것이 이로울까?


특히나 변경했을 때 딱히 비난 외 타격이 없는 약속이라면? 그 약속 대신 더욱 나에게 이로울 것으로 예상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면 기꺼이 기존의 약속을 파기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약속 그 자체만으로는 힘이 없다고 생각한다. 만약 약속 자체에 절대적인 힘이 있다면, 왜 계약서와 중개인, 심지어 법까지 동원될까? 그것은 결국 약속이 스스로는 힘을 가지지 못한다는 방증이다. 약속 자체로는 힘이 없으니 이 약속을 어겼을 때 큰 페널티를 줘서 약속을 어기지 못하도록 일종의 방어를 취하는 것이다.


서론이 길었다.

나는 아무런 증인, 증거, 담보 없이 입으로 한 약속으로 인해 내 자유에 제약이 걸려있다. 이것이 내게 굉장히 불합리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나는 왜 어떠한 액션도 취하지 못하는 것일까. 어겼을 때 비난받을 것을 두려워하는 것인가, 약속을 파기함으로써 내가 가질 수 있는 기회의 가능성을 두려워하는 것인가.


최근 프랑스에서 코드가 잘 맞는 한 친구를 만났다.

그 친구는 나의 이런저런 고민을 듣고는 말했다.

"나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어. 왜 생각을 하는 거야?

생각은 항상 너의 감정보다 늦어.

너의 감정을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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