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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빈틈 Nov 25. 2024

엄마, 걘 집에서 수학공부 안 한데

수학학원 상담기 1


"엄마, 내 친구 OO은 집에서 수학공부 안 한데."

"에이, 설마."

"진짜야. 수학학원 다니는데 거기서만 하고 집에서는 안 한데. 숙제도 없."

"학원에서 배운 것도 복습 안 하면 말짱 도루묵이야!"


라고 말했지만 어쩐지 솔깃했다.


"근데 그 학원 어디래니?"




벌써 밥상머리에서 수학학원 이야기만 세 번째이다.

아이가 요사이 수학공부하는 시간이 버겁긴 했나 보다.

예체능 빼고 주요 과목은 집에서 공부하는 아이가

수학학원 이야기를 먼저 꺼내니 말이다.


사실 내 잘못이 컸다.

문제 푸는 속도 방법성에 차지 않았다.

학년이 올라가도 제자리걸음 같았다.

이 시간 안에 두 장은 풀어야지.

눈으로 보지 말고 손으로 풀이를 쓰며 풀어야지.

어른의 기준으로 아이를 재단했다.

이것이 잘못된 것이라고

아이의 속도에 맞게 가야 한다고

교육서며 유튜브며 숱하게 들었다.

하지만 엄마도 사람인지라 마음이 쉽게 잡히지 않았다.


"이제 슬슬 학원 보내야지."

몇 번의 조언을 들었다.

학원에 보내는 것을 아예 배제한 것은 아니었다.

한편으로는 우리 애가 그 전기세 내는 아이일까 봐

나중에 스스로 공부하지

학원에만 의존할까 봐 걱정도 되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우유부단한 엄마.

최악이다, 정말.



아이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 딱 이 부분인 듯했다.

학원에서 수학공부를 하 집에서 안 해도 된다는 것.

그것은 곧 아이와 나의 휴전을 의미했다.

상담을 갈까, 말까.  

고민이 시작됐다.



"여보세요? OO 수학이죠?"




사진출처 : 픽사베이 무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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