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판 환단고기 ⑥] 1948년 전쟁의 원인은?

오마이 뉴스 기고글 (2026.3.17.)

by 정환빈

중동판 환단고기 여섯번째 글이 올라왔습니다. 이번에는 순수 역사글에 가까워서 손쉽게 적었습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 대해 잘 모르시는 분들도 아마 1948년에 이스라엘이 건국되자 아랍 국가들이 쳐들어왔다는 이야기 정도는 들어보셨을 겁니다. 국내에서는 1차 중동전쟁(잘못된 표현임)으로 부르기도 하고요. 그런데 아랍 국가들이 왜 공격했는지, 그 이유를 아시나요?


예를 들어 1948년 전쟁을 보자. 국내를 비롯해 많은 서구 국가에서는 이스라엘이 건국되자 아랍 국가들이 침공했다고만 설명한다. 이러한 서술에는 '이유'가 생략되어 있다. 그러다 보니 아랍 국가들이 인종적·종교적으로 폭력적이라서 이스라엘을 공격했다는 부정적인 인상을 심었다.


그런데 생각해 보라. 이스라엘이 건국된 곳은 팔레스타인이다. 자기네 영토를 빼앗긴 것도 아닌데 아랍 국가들이 굳이 침공할 이유가 있었을까? 게다가 당시는 유럽의 강제 지배에서 독립한 지 몇 년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이라 원정을 나설 여력도 없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아랍 국가들이 유엔에서의 입지를 악화하면서까지 정규군을 파견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그런데도 아랍 국가들이 '침공'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이번 글은 시온주의자들이 인종청소를 저질렀고, 그 때문에 전쟁이 발발한 역사적 과정을 그려냅니다. 이-팔 분쟁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이고, 또 충격적인 내용이 많아서 직접 인용을 많이 해서 설득력을 높였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기사를 읽어주시기 바라며, 여기서는 결론만 인용하겠습니다.


서론에서 말했듯이, 국내에서는 아랍 국가들이 왜 이스라엘을 공격했는지 그 이유를 설명하지 않는다. 그저 이스라엘이 건국되자 아랍 국가들이 "침략"했다고 말할 뿐이다. 그런데 1948년에 총 400~500개의 마을이 파괴되고 75만 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이 난민이 되었다. 그중 전쟁 발발 이전에 파괴된 마을이 200개고, 난민이 25만~30만 명에 이른다. 그렇다면, 전쟁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겠는가.


인종청소는 종종 전쟁으로 인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두둔되곤 한다. 그러나 이는 시온주의자들이 1880년대부터 구상해 온 추방 계획의 연장선에 있었고, 전쟁 발발 이전부터 실행되어 전쟁 중에도, 전쟁이 끝난 이후에도 계속되었다. 일례로, 전쟁에서 완연히 승기를 잡은 이후인 1948년 10월 29일에 이스라엘군은 다와이마 마을에서 인종청소를 저질렀다. 학살 직후 현장에 도착한 유대인 군인은 다음과 같이 증언했다.


"정복자들은 1차로 80~100명의 남성과 여성, 그리고 어린이들을 죽였습니다. 어린이들의 경우에는 몽둥이로 머리를 박살 내서 죽였습니다. 시체가 없는 집이 없었습니다… 한 지휘관이 공병에게 할머니 두 명을 집 안에 집어넣고... 폭파시키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공병은 거부했습니다... 지휘관은 휘하의 병사들에게 같은 명령을 내렸고, 악행은 행해졌습니다. 한 군인은 여성을 강간한 후 총으로 쏘아 죽였다고 자랑했습니다. 갓난아기를 안고 있던 여성은 군인들이 식사한 자리를 청소하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 그녀는 하루이틀 동안 일했으나, 군인들은 끝내 그녀와 갓난아기를 사살했습니다... 더 적은 아랍인이 남을수록 더 좋다는 원칙이 추방과 잔학행위의 정치적 동기였습니다."


1930년대 이후의 팔레스타인 역사는 실로 끔찍한 내용들이 많습니다. 제 책 5장에서 이 부분을 다루는데, 외대 학생 한 분은 5장만큼은 읽다가 너무 화가 나서 넘겨 버렸다고 합니다. 그 심정을 너무나도 잘 이해합니다. 저 역시도 가장 꺼리는 시기이며, 그래서 연구할 때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기사에 싣지는 않았지만, 이 시기에는 영국군이 고문도 저질렀습니다. 이런 걸 읽고 있으면 참...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런 역사를 배우고 고민해야 합니다. 분노는 공부의 목적이 아닙니다. 공부의 목적은 사람과 사회 현상을 '이해'하는 데 있습니다. 당시 팔레스타인인들을 무참히 학살하고 추방하고 죽이고 고문한 영국인과 유대인들은 왜 그렇게 했을까요? 이들은 인간이 아니라 짐승 같은 존재라서 그런가요?


지금 현재도 가자지구는 전쟁 막바지 단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2년 넘게 지속된 전쟁으로 수많은 민간인들이 죽었지요. 그 결정을 내린 건 이스라엘 수뇌부일지라도, 이를 실행한 건 일반 유대인들입니다. 그들은 어떻게 이토록 잔인한 짓을 저질렀을까요. 그들은 인간이 아닌가요?


우리나라에서는 역사 교육이 '반일 의식'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거창한 격언 뒤에는 고작해야 '일본이 우리한테 정말 나쁜 짓 많이 저질렀으니 잊지 말고 경계해야 한다'가 전부입니다. 반일 감정만 잘 드러내면 역사의식이 투철하다고 칭찬받는 사회입니다. 그런데 이게 대체 세뇌랑 뭐가 다르나요.


역사 교육의 가치는 이런 데에 두면 안 됩니다. 일본이 왜 그런 짓을 저질렀는지, 그 이유를 이해하는 데에 뜻을 두어야 합니다. 그러한 '인간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없으면, 특정 집단에 대한 맹목적인 불신과 증오만 남게 됩니다. 안타깝지만, 그게 우리 사회의 모습이고요.


조선이 일본의 식민 지배를 받을 당시 전 세계의 85%가 식민 지배를 받았습니다. 우리나라가 독립한 이후에도 1960년대까지 다수의 나라가 식민 지배를 이어갔고, 심지어 오늘날에도 수십 개의 (민족) 집단이 외세의 지배를 받고 있습니다.


우리는 일제의 악행이 너무나도 무도하다고 말하고, 실제로도 그러했으나, 인류의 역사에 비추어보면 너무나도 평범합니다. 인권을 공부하는 교과목에서 조선의 사례는 거의 등장하지도 않습니다. 평범하니까요. 더 잔학무도한 사례들이 세계에는 넘쳐납니다.


그런데도 이토록 '평균적인' 악행을 저지른 일본인을 이해하려는 노력은 없습니다. 고작해야 분노 조장을 교육의 목표로 삼고 있으니, 이런 악행을 어떻게 하면 멈추고 바로잡고 예방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해보지 않습니다. 그저, 우리를 지킬 힘을 키워야 한다는 폭력(군사력) 숭배주의에 경도될 뿐입니다.


식민 지배의 주역인 서구인과 일본인들은 당시로나 지금으로나 세계에서 가장 '인권' 의식이 발달한 나라들입니다. 그러나 그들이 정의한 '인간'의 범주에 조선인이나 아랍인, 흑인 등과 같은 '미개한' 집단은 포함되지 않았기에 식민 지배를 정당화할 수 있었습니다. 아마 여기까지는 다들 이해하고 있으리라 믿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다음입니다.


사람이 다른 사람을 인간으로 인지하지 않는다는 게 정말로 가능한 일일까요? 아메리카 대륙으로 이주해 온 유럽인들은 아프리카 대륙에서 '수입'해 온 흑인 노예들에게 채찍질하고, 강간할 때 그들이 내지르는 비명을 들었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어떻게 나와는 다른 인간이라고 믿고 이런 짓을 합리화할 수 있었을까요?


여러분.사회 관념이란 게 무엇인지 고민해 보시고, 우리가 교육에 어떤 의미를 두어야 하는지를 곰곰이 생각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브런치에서 이런 글 찾아서 읽으시는 여러분들은 우리 사회에서 지적으로 상부에 위치한 사람들입니다. 그런 여러분조차 고민하지 않으면, 우리 사회가, 나아가 세상이 어떻게 좋은 방향으로 바뀔 수 있겠습니까. 함께 고민하고 또 고민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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