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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환빈 Dec 04. 2023

하마스의 영유아 참수도 거짓말인데...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정치의 기술

팔레스타인에서 얼마 전 시작된 인질협상이 중단되고 교전이 재개되었습니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이스라엘의 일방적 학살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팔레스타인인들을 곱게 보기 힘들지요. 하마스가 전쟁을 먼저 시작했고, 또 민간인을 학살했다는 이유에서 입니다. 무엇보다도 하마스가 40명의 아기를 "참수"했다는 소식에 다들 경악했지요.


그런데 이 영유아 참수가 거짓말이었다는 사실, 알고 계신지요?


이미 국내에도 아는 사람들은 아는 사실. 그러나 모르는 사람들이 더욱 많지요. 알자지라가 팩트체크 보도한 내용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0el9wiOBmmM)


10.7. 하마스가 크파르 아자(Kfar Aza) 공격

10.10. 

이스라엘군의 인도로 언론의 현장 실사.

한 기자가 트위터에 "이스라엘 군인들이 40명의 아기/어린이가 살해당한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고 올림.

그날 중으로 40명이 죽고 일부는 참수당했다고 이야기가 변형됨.

이스라엘 국방부는 참수당한 아기를 확인(confirm)할 수 없다고 발표함.


10.11.

이스라엘 총리실 대변인이 영유아 참수를 확인했다고 CNN 등 여러 서구 언론이 보도함.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참수당한 어린이 사진을 봤다고 말함.

바이든이 사진을 본 적이 없다고 같은 날 백악관이 공식 발표하고 그런 사실이 있는지도 확인할 수 없다고 정정함.


10.12.

이스라엘이 아기 참수 사실을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CNN 등이 정정보도하고 사죄함.


아기 참수라는 거짓말은 왜 생겨났을까요? 왜 바이든은 난데없이 사진을 봤다고 말하고, 그걸 또 즉시 백악관이 부인하고, CNN 등이 일제히 참수 보도를 했다가 하루 만에 정정하는 일들이 있었을까요?


보시다시피, 영유아 참수는 고작 3일 만에 완전히 정정된 거짓말입니다. 당시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거짓말이라고 진실을 말했는데 우리나라를 비롯해 서구권에서는 이를 믿지 않았지요. 알자지라는 말합니다. 거짓말로 밝혀졌지만 "이미 피해는 발생한 뒤였다.(The damage had been done.)" 왜냐면, 보복전쟁이란 정당성이 이스라엘 내부와 서구권에서 확립되었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알자지라는 한국 같은 나라의 상황은 잘 모르지 않나 싶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하마스 참수가 여전히 진실로 믿어지고 있지요. 그러니 "피해는 계속되고 있다."고 말하는 게 올바를 것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체 왜 아기 참수를 믿었고 지금도 믿고 있을까요? 기습 침공이라는 급박한 상황에서 저항하지 않는 아기들을 참수할 이유가 하마스에게 있었을까요? 우리나라 국민들은 그렇다고 믿습니다. 왜냐면 무슬림이니까요. 왜냐면 하마스니까요. 그들은 '아무런 이유도 없이 평화를 싫어해서 사람을 죽이고 싶어서 전쟁을 시작한 자들이니까요.'


아무런 이성적 사고 없이 너무나도 쉽게 속아 넘어가는 우리 국민들. 누가 그들에게 하마스와 무슬림,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 놓았을까요? 그리고 그들은 왜 그런 이미지를 만들었을까요?


우리가 지금 하마스를 매도하는 방식은 일제강점기 때 우리 독립군을 매도한 일본과 같습니다.

우리의 독립운동은 일본으로부터, 그리고 유럽으로부터 테러라고 비난받았습니다.

왜냐고요? 살육을 즐기기 위해 "평화"를 깨트렸기 때문입니다.

아니, 어떻게 식민 지배가 평화로운 상태일 수 있냐고요?


글쎄요... 수천만 한국인들은 여전히 이스라엘의 식민 지배를 평화라고 부르고 있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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