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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성일 Mar 01. 2020

단어의 진상 #26

이거 만든 사람 천재

그토록 차가운 이슬만으로

이토록 심장을 뜨겁게 하다니     


내일이 오긴 온다니?

또 그렇게 아플 거라니?

아놔

내일은 내일인 걸로

오늘만은 그냥 행복한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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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이슬  

                  


<진상의 진상> 참이슬     


술을 좋아한다. 물론 자랑은 아니다. 술이 뭐 좋은 거라고. 

무슨 필수 비타민도 아니고, 부작용이 많은 논란의 소비재이다. 인정한다.          


술로 인해 잃은 것들도 많다. 간에서부터 무릎까지 좋은 데가 없다. 

술 때문에 기억하기 싫은 실수도 많이 했고, 가정적인 남편이자 아빠라는 타이틀도 일찌감치 포기했다.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술과 함께한 인생을 후회하지 않는다.

나의 사람들, 숱한 대화들, 때로는 싸우고 때로는 웃고 때로는 눈물지었던 그 많은 시간들이 쌓이고 쌓여 나의 인생이 되었다.      


가슴 뛰던 사랑의 추억, 모닥불과 친구들의 노랫소리, 대박 한 번 치자며 잔을 들던 동료들과의 파도타기를 부정할 수는 없다. 

포장마차의 해장라면과 김광석의 노래와 속초의 밤바다와 겨울 방어회와 숯불에 익어가는 갈매기살을 부정할 수는 없다.      


미래는 아직도 어둡고 어깨는 여전히 무겁다.     

 

나는 ‘그러거나 말거나’ 술을 포기할 수는 없다.

매일매일을 제정신으로 온전히 버티기 어렵다면 하룻밤이라도 작전타임이 필요하다.

고단한 오늘 하루와 고단할 내일 하루 사이, 현실과 현실 사이, 그 몇 시간만이라도 ‘심장이 뛰는 일탈’이 필요하다. ‘지금만이라도 현실 잊기’가 필요하다.

그래서 나는 아직 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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