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함께 쓰는 홋카이도 여행 이야기 24
오늘의 글은 뭐랄까, 쉬어가는 느낌입니다. 남편이 세세하게 기록을 남겨두기도 해서요.
삿포로를 떠나는 아침, 또 온천 - 짐싸기 루틴을 마친 후, 일본 맥도날드가 궁금해서 가보았고요.
그 다음엔 동생이 찾아둔 작고 귀여운 가게에서 평생 먹을 양의 파르페를... 껄껄
이 날도 날씨가 너무 좋아서 산책이 즐거웠어요.
그리고 나서 남편이 삿포로 뜨기 전에 문구점에 잠깐 들르자고 합니다. 문구점이라고... 문구점이라고... 문구점이라고... (덩실 덩실)
어릴 때부터 노트에 뭘 끄적이는 것을 좋아해서 가을로 접어들면 다음 해 다이어리를 마련할 생각에 두근두근하곤 했다. 그 때 그 때 예뻐보이던 노트를 쓰던 시절을 지나 몰스킨이란 수첩을 알게 된 후엔 몰스킨만 십여 년간 쓰다가, 잠시 로이텀으로 넘어가기도 했고, 그러다 트래블러스 노트(이하 트노)를 쓰기 시작한 지 몇 년 되었다.
매일 일정을 정리하고 항상 들고다니는 건 트노 패스포트 사이즈.
일본에서 이 노트를 처음 봤는데, 그 땐 집에 (쌓여)있는 노트 먼저 쓰자하고 그냥 오고는 자꾸 눈에 아른거려서 결국 나중에 캐나다에서 산 게 어이없는 부분... 껄껄
그러다가 어느날 많은 양의 글을 쓰려면 오리지널 사이즈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죠.
어이없는 점 하나 더 - 이것도 지난번 일본 여행 때 이미 하나 가지고 있으니까, 하고 안 사고 왔다가, 결국 또 캐나다에서 샀다? 껄껄 (앞으로는 보일 때 그냥 사자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만년필의 세계도 개미지옥인 것 같은데, 다행히 저렴이 라미가 손에 잘 맞아 몇 년째 쓰고 있다. 색색의 잉크를 각각의 만년필에 넣어 모으는 일은 (일단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제목에 '덕질'이라 쓰고 과연 나 정도를 덕질이라 부를 수 있을까 잠시 고민했지만, 짬이 날 때마다 문구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을 재미나게 들여다보는 내 모습에 그냥 그런 걸로.
문구점에서는 예쁜 달력을도 몇 개 샀어요.
예쁜 걸 기가 막히게 잘 찾는 동생이 골라 하나씩 나눠가진 빨간 모자 아가씨 달력은 사무실에 뒀다. 일할 때 기분이 좋아짐.
남편이 이 날 삿포로에서 산 지우개를 내가 일본어 공부를 시작했을 때 선물로 줌.
마지막으로
"언제라도, 왠진 모르지만 다 잘 될 것이다" 하고 웃고 있는 달력.
쇼핑이라곤 과자 부스러기(모양은 '쌀로별' 느낌인데 달지 않은 쌀과자가 맛있더라고요... 다 먹어서 사진은 없음)와 종이 나부랭이들만 사 온다고 농담 삼아 말하곤 하지만, 이 종이들이 나를 한참 동안 기분 좋게 만들어준다.
요즘은 트노를 주로 일본어 공부용으로 쓰고 있다. 낯선 문자라 계속 써야 기억에 남는데, 만년필로 사각사각 트노를 채우다 보면 공부가 굉장히 즐거워진다. 트노에 깜지를 하는 호사라니 ㅎㅎㅎ 이 정도 즐거움은 누려볼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