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재판정

아프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는데

by Biracle

아프다.

지난 6년전 처음 다치고 수술만 13번.

절단해야한다는 병원만 3곳.

결국 마지막 희망을 안고 삼성서울병원에서 수술을 진행했다.

결과는 수술 실패와 통증. 그리고 왼발의 마비. 그리고 장애.

하지만 처음 장애신청 했을때

나와 같은 케이스는 규정에 없다는 이유로 거절 되었다.

4년 6개월동안 의료기록을 보기는 한건지.

혈관이 없어서 다리가 마비되고 신경이 끊기고 걷는 것도 의족같은 느낌에

그마저도 1분도 채 걷지 못하는 상태임에도 장애판정 카테고리에 없다는 이유로

아픈 것과 상관없이 장애판정 못한다는 통지서.

혹자는 지역구 병원에서 장애진단을 받아야 쉽게 된다고 했지만

일부러 장애인척 하는 것도 아니고 지난 5년간 고통 받아왔는데

정당하게 판정을 받기 원했다.

장애판정 거절되었다는 말을 담당의사에게 말했더니 의사도 황당하다는 반응과 소견서를

다시 써 줘서 이의신청했다.

그렇게 난 경증지체장애인이 되었다.

솔직히 엄청나게 혜택이 있는건 아니지만 그 혜택이라는 것이 장애인에게는 간절하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나고 재판정 기간이 왔다.

여전히 마비와 통증은 있지만 그래도 꾸준히 재활한 결과 지속보행을 7분정도 할 수 있게

되었다.

엄청난 기적이었다.

지금 가장 부러운 사람들은 등산이나 걷는 사람들이다.

과연 비장애인(몇년전에는 본인도 그랬지만)은 지금 걷는게 당연해서 잘 모르겠지만

걸을 수 있다는 것은 너무나 멋진 일이다.

다신 그런 느낌을 되찾을 수는 없지만 두 발로 설 수 있는 것만으로도 지금은 감사하다.

그나마 다리 한쪽이 불편해서 이렇게 글도 쓰고 업무도 처리하기도 하지만

재판정 항목을 보다가 장애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장애판정을 받기 위한 기준이 과연 언제 만들어진 것인지 궁금했다.

장애종류.PNG 장애 분류

지금 장애유형 분류는 대략 위와 같다.

세분류에서 좀 더 상세하게 나오기는 하지만 이 기준을 맞추는게 생각보다 쉬운게 아니다.

예를 들어서 코로나이후 다양한 후유증으로 생활조차 못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정작 장애로 인정 받으려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아픈데 아픈걸 증명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진단명: 상세불명 하지박리

이것도 결국 원인은 모른다. 하지만 여러가지 요인으로 혈관이 찢어지는 희귀질환인데

이것을 장애로 판정하는 카테고리가 없는 것이다.

혈관이 찢어져서 향후 따라오는 후유증이 장애 카테고리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판정하는 의사들도 사실 억울한 측면이 있다.

규정이라는 것이 있는데 그것대로 판정하는 것인데

규격외 사항에 대해서는 독단적인 판단이 안되는 것 같다.

민원처리 할 때 가장 많이 듣는 말중에

이해는 되는데.. 메뉴얼대로 해야 해서요

코로나 지원금을 주던 시기에서도 메뉴얼대로 1일 차이로 되거나 안되거나.

행정편의주의까지 안가더라도 실무자들이 융통성 있게 처리가 안되는 구조이다보니

때로는 강한 이의신청을 하게 된다.

그렇다고 실무자 잘못으로 치부하기에도 어려운 문제다.

모든 일이나 상황은 양면만 있는게 아니라 다양한 면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아픈데 얼마나 아픈지 설명할 방법은 없다.

수술이 불가능한 상태로 반영구적인 마비와 지속보행이 어렵다는 소견서.

나머지 규정에 의한 검사는 나와 같은 환자에게는 잘 안 맞는다.

다양성을 다 수용할 수 없더라도 새로운 유형이 나오면 그에 대한 적절한 연구와

합의로 좀 더 나아가는 합의점을 찾았으면 좋겠다.

그래도 우리는 사회에서 타협점을 찾으려고 나아간다.

어쩌면 나의 이런 수차례 반복되어지는 것 같은 일들도 다음에 따라오는 누군가에게

이정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나 역시 누군가 밟아 놓은 길을 통해서 조금은 더 쉽게 나아가고 있는건지 모른다.

우리 사회가 아무리 부정적인 일들이 많다고 해도

따뜻한 온기가 감싸고 있기 때문에 살아 숨쉬며 나아갈 수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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