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실패 일지 - 5:1의 전설

1. 5:1의 전설이 되지 못하다

by Biracle

요즘 드라마 '오징어게임' 덕분에 어린 시절 놀이들이 많이 소개되었는데 한창 그때 그 시절에

놀던 초등학교 5학년이 막 되었는데 반장 선거가 있었다.

후보는 자유롭게 등록할 수 있었는데 한 친구가 반장 선거에 등록하려고 하는데 갑자기 5명의

친구들이 그 아이를 둘러싸고 말하는 것을 우연히 듣게 되었는데

반장 선거 나가지마 OO이가 반장 될 거니깐

이렇게 위협적으로 말하면서 반장 후보 등록을 포기하도록 하고 있었는데 선거에 나가려는

친구들에게 모두 그렇게 위협하고 있었다.

그 아이들은 제법 키와 덩치가 있어서 끝번호 아이들이었는데 요즘 시절로 치면 일진 놀이하는

아이들이었던 것 같다.

물론 요즘처럼 심각할 정도로 그런 것은 아닐지 모르지만 그 광경은 굉장히 불편했다.

그 아이들에게 친구에게 그게 무슨 짓이냐고 따져 물었다.

새롭게 반이 되어서 이제 막 얼굴 익히고 있던 시간이라서 그 아이들도 갑작스러운 내 말에

별 대꾸를 하지는 않았지만 표정을 보니 씩씩거리는 모습이 얼핏 보였다.

근데 나도 끝번호에 있던 덩치 큰 아이 중에 하나여서 그랬는지 그렇게 넘어가는 듯했다.

수업이 끝나고 나가는데 그 아이들이 나를 불러 세웠다.

우리는 학교 운동장 끝자락에 있는 철봉 근처로 갔는데 대뜸 한 녀석이

네가 건방지게 왜 참견이냐고 소리를 쳤다. 그러면서 덤벼 들었는데 제법 힘이 센 편이었던

나는 그 친구를 들어서 넘겼다.

그러자 갑자기 사방에서 덤벼드는 아이들. 아까 그 녀석들이었다.

싸움이라는 것을 해본 적이 없기도 했지만 갑자기 5명이 한꺼번에 달려드니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그래도 맷집이 좋았는지 5명을 상대로 싸우면서도 쓰러지지 않고 한참을 싸웠다.

어느새 우리 주위에는 꽤 많은 아이들이 모였고 그중에는 6학년 형들도 있었는데

싸움을 말리기는커녕 좋은 구경이 났다고 신나 하고 있었다.

속으로 누가 좀 도와줬으면 했는데 그런 기대는 결국 헛된 희망으로 끝났다.

다행히 누군가 선생님이 온다 외치는 바람에 그렇게 마무리가 되었다.

집에 돌아와서 참던 눈물을 흘리면서 부모님에게 들키는 게 싫어서 세수를 하면서

분을 삭이고 있었는데 아빠가 얼핏 보더니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분해 하지만 말고 해결책을 찾아야 남자지

이 한마디에 눈물을 그치고 내일 어떻게 할지를 곰곰이 생각을 했다

솔직히 태어나서 주먹질은 처음 해봐서 그때는 몰랐지만 맞은 곳이 아프기는 했다. 겁이 나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만화 주인공처럼 멋지게 전설의 주먹이 될 가능성은 없었고 괜한 간섭을 했던 것인지

모르겠지만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또 그랬을 거다.

다음 날 학교에 등교했는데 그 녀석들이 다가와서 이야기 좀 하자고 했다.

우리 일에 간섭 안 하면 너랑 잘 지낼게

이렇게 제안을 하는데 2차전을 할 줄 알았는데 뜻밖에 이야기에 잠깐 생각하다가 대답을 했다.

네가 반장이 되고 싶다고 해서 친구들에게 억지 부리는 건 아닌 것 같다. 정당하게 선거해서 반장해라

아니면 5학년 내내 나랑 싸우게 될 거야.

그 녀석들도 내 말이 뜻밖이었는지 당황하는 것 같았다.

근데 그중에 대장격 아이가 다행히 알아 들었는지 그렇게 하겠다고 하고 화해를 했다.

나중에는 아주 절친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친구가 되어서 더 이상 반 친구들을 위협하거나 그러진

않았다.

비록 5:1 싸움에서 이기지 못한 실패였지만 덕분에 그날 이후 아침에 일어나면 학교 가는 길에

뒷산 약수터에 올라서 운동을 하게 되었다. 산을 뛰어서 올라갔다가 내려오고 그렇게 몇 년을 하고

지나 보니 신체 건강하게 되어 있었다.

그 후 중.고교시절 내내 좀 논다는 녀석들이 가장 싫어하는 인물이 되어 버렸다.

싸움이나 누군가 괴롭힘을 당하면 그거 말리는 게 특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싸움을 한 것은 많지 않다. 소문이 부풀려지면서 중학교, 고등학교 올라가서도

특이하게도 싸움을 말리는 게 특기처럼 되고 덩치와 강한 외모 덕분에 자연스럽게 친구들 사이에서

싸움 말리기로 유명했다.


남들과 다르게 특기 사항 적을 때 "싸움 말리기"가 되는데 일등공신이 된 너희들을 잘 지내고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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