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의 반전은 없었다.

이해하고 싶다. 너란 아이를..

by Biracle

사랑이 학교에서 4박 5일의 캠프가 있었는데 출발하기 전부터 싫어서 괴로워하는 사랑이

야외활동을 하면서 스마트폰은 아예 쓰지 않기 때문에 그야말로 자연 그대로의 생활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왜 그렇게 캠프가 싫어?'

"귀찮아요. 그냥"

친구가 없어서 더욱 그럴 것 같기는 한데 이런 계기로 좀 친해지는 경우도 있지 않을까..

막연하게 그렇게 생각을 하면서 캠프를 가는 것을 권유했다.

사실 캠프가 있다는 소식을 받고 한 달 전부터 작업(?)을 해서 캠프를 가는 것에 동의했지만

정작 가기 전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듣고 걱정이 되었다.

그렇게 사랑이가 캠프에 출발했다는 소식을 끝으로 4박 5일 동안 내내 걱정이었다.

잘 지내고 있을지.. 혹시라도 다치진 않을지..

첫째와 둘째 때는 이렇게 걱정되지 않았는데 늦둥이라서 그런 건지 자꾸 신경이 쓰인다.

지나치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좀처럼 쉽지 않다.

그래도 심한 경우보다는 낫다고 볼 수는 있지만 당사자는 그 고통이 크지 않을까

원래 타인의 아픔보다는 자기의 가시가 더 큰 고통으로 느끼는 것이 어쩔 수 없듯이..

수없이 계획을 하고 다짐을 해보지만 실패의 연속으로 지칠 수도 있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끈기와 포기를 모르는 성격 덕분에 쓰러질 정도로 지치진 않아서

사랑이와 끊임없이 대화를 시도하고 기다리고 협상을 한다.

캠프 2일 차쯤 인스타로 알림이 왔다.

인스타는 사랑이 학교 팔로워용으로 해 놓은 것이 전부라서 평소에는 사용하지 않는데

캠프 활동 사진들이 올라와 있었는데 사랑이가 나온 사진을 찾았다.

기쁜 마음이 들자마자 마음이 울컥했다.

사진 속에 아이들이 삼삼오오 짝을 이루어서 활짝 웃고 있는데 사랑이만 끝자락에

혼자서 무표정한 지친 기색이 가득한 모습으로 있었기 때문이다.

차라리 사진을 안 봤으면 약간의 걱정만 하다가 캠프가 끝난 후에 대화를 하면서

간접적으로 알았으면 좋았을까 싶었다..

그렇게 긴 4박 5일이 끝나고 사진 한 장을 받았는데

사랑이가 집에 돌아오는 차 안에서 찍은 사진인데 표정에서 모든 것이 느껴질 정도다.

캠프는 어땠는지 물어보니

"한마디로 꺄아아~" 이러면서 머리를 쥐어 잡고 흔들었다.

공황장애가 와서 고통스러웠는데 친구들이 도와줘서 진정이 되었다면서

친구들이 고마웠다고 한다.

대화에서 기다리면서 경청하려고 노력하지만 아직도 사랑이가 말하는 분량은 적다.

짧은 단답형이 대부분이지만 가끔 신나게 이야기할 때도 있다.

캠프에서 지낸 이야기는 저게 전부인양 끝이었다.

더 물어봤자. [그냥 그랬어요]라고 할 것이 뻔해서 그래도 4박 5일 완수하고 돌아온 것을

칭찬해 줬다.


사랑이가 그래도 저런 하기 싫은 것들을 하는 것도 스스로 바꾸고 싶다는 의지가

남아 있어서 가능한 것이다. 스스로 극복하고 싶어 하지만 그럴 체력과 인내심이

스트레스를 아직 이기지는 못하기 때문에 공황장애가 있는 것 같다.

솔직히 우울증과 공황장애 같은 것은 겪어본 적도 없고 그런 스트레스를 별로 받지 않고

혹은 그런 생각을 아예 하지 않고 살아와서 그런지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한다.

그래서 사랑이가 겪고 있는 어려움이 안타깝지만 지식으로 아는 공감이 도움이 되는 것인지

자신이 없다. 오은영박사를 만나서 상담을 받아 볼까.. 그런 생각도 하는데 어찌 될지

정답도 해답도 모르겠으니.. 일단은 인내하면서 대화를 포기하지 않는 방향으로 살아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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