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엄마를 보내고 운다.

2025년 11월 18일..

by Biracle

점심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 어머니한테서 전화가 왔다.

평소 일할 때 조심스러워 전화하지 않던 분이 전화를 했을 때

어느 정도 짐작하는 것이 있었다.

지난 주말 외할머니께서 계신 병원에 다녀왔었는데

지난 며칠간 내 이름을 부르면서 찾았다고 전해 듣기는 했다.

많은 자손들이 있었는데 다들 고생스러웠어도 자리 잡고 살아가는데

외손주가 사고로 몇 년을 누워 지내고 한국에서 수십 차례 수술받으면서

고생한다고 늘 안타까워하시면서 맛있는 거 사 먹으라고 용돈을 굳이 주셨다.

눈을 뜨지 못하고 귀만 열린 상태라고 했었는데

할머니를 부르자.

눈을 뜨려고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눈꺼풀이 그리 무거우셨던 것인지.. 실눈처럼 이미 보이지도 않을 눈으로

날 찾으신다.

참 신기한 것이 그 목소리들을 구별해서 찾는다.

"걱정하지 마세요. 잘 살아가고 있으니"

할머니 귓가에 큰 소리를 외쳤다.

내 안에서도 외치고

보이진 않아도 목소리로 보시는 건지 움직이지도 못하는 여린 몸짓으로

날 부르신다.


그리고 오늘 전화기 너머로 엄마의 목소리가 들린다.

일 다 보고 와도 된다고..

그 속이야 모르겠다만 그래도 엄마는 자식을 걱정한다.

엄마는 엄마를 보내는 것이 어땠을까.

잠시 엄마를 생각하니..

난 자신이 없다.

보낼 수도 보내고 싶지도 않다.

아직 하지 못한 것들만 수두룩..

외할머니께서는 그래도 아흔 살이 넘으셨으니..

그럼에도 엄마는 참지 못하고 새어 나오는 못다 함이 전해져 온다.

그 와중에도 자식이 행여 신경 쓰느라 일에 지장이 있을까 봐

서둘러 통화를 끝내면서 저녁 늦게 와도 된다고... 천천히 와도 된다고 한다..


말이야 그렇지만 엄마도 엄마를 잃고 그 슬픔을

어찌 내가 알 수 있겠냐마는

아프다.

엄마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알기에 더욱더

엄마가 너무 보고 싶다.

우리 엄마.. 오늘을 기억해야 한다..

엄마가 엄마이기전에 딸이었다는 것을

지금 내 심장보다 아까운 내 아이들과 마찬가지였다는 것을.

늘 엄마로 있었지만

늘 누군가의 딸이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왜 이런 일이 있을 때만 떠올리는 건지.

나란 사람은 정말 서글프구나.


내일 있을 행사준비로 아직도 머물러 있다.

엄마의 엄마가 돌아가셨는데..

업무 메일을 주고받으면서 회신을 기다리고

결재를 기다리고..

붙잡는 사람 하나 없지만 그 나이에 이르면

눈치가 있다.

없으면 좋겠지만 그런 게 있다.

그래서 할 수 있지만 기다리고 해야 하는 것들이 날 묶는다.


하지만 이렇게 살아가고 버텨야 엄마는 안심을 할 것이다.

자식이 살아가는데 도움이 될 거라 믿고 있을 것이다.

떠나고 나면 아무 소용없는데..

그런데 내게도 자식이 있으니 견딜 수밖에 없는 이 상황이

서글프지만 침을 삼킨다.


이제 가방을 들고 일어서 엄마의 엄마가 계신 곳으로

그곳에 가면 엄마를 안아드려야겠다.

그리고 또 인사해야지.


사랑에 대한 수많은 세월, 말들, 경험들..

다 알고 있지만 실천하지 못하는 것들.

있을 때 잘해야 한다.

사랑에 있어서 남는 것은 후회뿐이다.

한번 더 사랑한다 말하지 못한 후회가 남지 않도록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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