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건국 일기 - 3

3. 아 맞다 수능이 있었지.

by Biracle

해마다 이런저런 일들이 가득한 수능 시대


오랜만에 행정업무를 한다는 생각에 이것저것 배운다고 혼자서 정신없이 하루하루 보내다가

어느덧 한 달이 가까이 되어가던 어느 날 출근길 가득 차던 전철이 너무나 여유가 있었다.

심지어 부지런하게 불을 밝히던 캠퍼스마저 차분하게 내려앉은 안개처럼 조용했다.

사무실에 앉아서 평소보다 늦게 불이 밝혀지는 것에 의아했는데 선생님 한분이 오늘 수능이라서

1시간 늦게 출근한다는 말을 듣고 나서야

아~ 수능이라는 것이 있었지

그제야 한국에서 잊고 지냈던 고3들의 마지막 관문이자 캠퍼스의 첫 관문의 통과점.

수능날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바쁜 사회생활에서 완전히 잊고 있었는데 확실히 학교에서 일을 하다 보니 체감하는 것이

있었다.

왜냐하면 수능날 전부터 논술고사 준비를 해야 한다면서 분주한 움직임이 있었기 때문이다.

같은 사무실에 일하는 근로학생의 동생도 이번에 수능을 본다고 했는데 마치 수험생 부모처럼

긴장하는 모습이 엿보였다.

다들 얼마나 긴장하고 있을까!

포탈 뉴스에서는 늘 급하게 교실로 뛰어 들어가는 수험생들과 얽힌 여러 가지 뉴스가 장식을 한다

그런데 뜻밖에 사건은 바로 옆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바로 근로학생 동생이 시험 도중에 그냥 나와버렸다는 것이다.

몇 살 차이도 나지 않지만 형이라서 그런지 많이 걱정하는 것 같았다.

본인이 더 힘들어할 테니 너무 다그치지 말고 일단은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이렇게 말을 하면서 당사자가 아니라서 쉽게 이야기하는 것은 아닌가 되짚어봤다.

그런데 인생에서 이런 일은 크다면 클 수 있지만 작다면 작게 만들어지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아마 약간의 경험에서 이런 생각을 갖게 되었던 것 같다.

우리 인생은 끊임없이 이어진다. 우리가 설계하고 계획하는 대로 흘러가면 인생이 무조건

만족스러울 것 같지만 사실 인생은 계획보다 전혀 다르게 흘러갈 수 있다는 것을 경험을 하다 보면

세월을 지나다 보면 더 소중한 본질에 대해서 알게 되는 계기가 있다.

만약 수능을 만점 받았다고 해도 건강을 잃으면 그게 무슨 소용이 있을까?

수능을 망쳐서 가장 속상한 것은 본인일 것이다.

그리고 질책하지 않아도 본인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두려움을 왜 이기지 못했는가 하는 책망보다는 지금은 건강한 모습을 있어준 것에 집중하면

이 또한 지나가는 일들 중에 하나일 뿐이다.

사람의 일은 정말 알기 힘든 여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실망하고 주저앉기보다는

새롭게 재도전하면서 나아가는 방법을 택하기를 바란다.

옛날 영화 제목처럼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외치기에는 현대 사회에서 성적으로 이어지는 대학 졸업장, 스펙 등등 여러 가지 휘몰아치는 것이

분명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 모든 것보다 건강한 모습으로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을

즐기는 것을 더 권하고 싶다.

미래를 위해서라고 외치면서 오늘을 그냥 참기만 하지 않기를 바란다.

이것이 무조건 옳은 방법은 아니지만 다른 관점에서 다시 시작하는 것을 너무 두려워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다.

우리의 수능 시대에서 살아남는 방법보다 그것 또한 그냥 하나의 여정에 불과하다는 것으로

받아들인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