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기 전에
DAO(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는 블록체인의 등장과 함께 그것이 만들어 낼 변화의 모습 중 가장 혁신적인 컨셉으로 주목받아 왔습니다. 비록 수년간 정체를 겪기는 했지만, 최근 DAO는 비로소 그 비전을 실현해 가는 것처럼 보입니다. 최근 1년간 DAO들의 예치 자본은 무려 10배 이상 급성장하였으며, 그 규모는 11월엔 약 140억 달러(한화 16조 원)를 넘어섰습니다. 이런 DAO의 급격한 성장의 배경에는 DAO의 설립과 운영의 장벽을 크게 낮춰 준 두 토대가 있었으니, 하나는 Uniswap과 같은 AMM(Automated market maker)의 등장이고, 또 다른 하나는 Gnosis Safe와 같은 도구형 플랫폼의 등장입니다. 이는 DAO의 시장 메커니즘의 원활한 작동을 돕고 DAO에 적합한 운영 체계를 구축할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이런 토대 위에서 이제 DAO는 단순히 혁신적인 ‘컨셉’을 벗어나 현실적인 ‘조직’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www.galaxydigital.io
Galaxy Digital의 본 리포트는 DAO의 역사와 동향을 돌아보고, DAO의 멤버십 구조와 커뮤니티의 역할, DAO 활동의 4가지 기둥 등 핵심 개념을 알기 쉽게 정리하였습니다. 동시에 많은 열린 질문을 남겨 DAO 생태계의 발전에 기여하고자 작성된 리포트입니다.
이 번역 리뷰는 지난 11월 24일 Galaxy Digital Research에서 공개한 리포트를 기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자의적인 요약과 첨언이 일부 포함되어 있으므로 디테일한 내용은 원문 보고서를 통해 확인하시는 것을 권고드립니다.
Introduction to DAOs
대중에게 힘을!
지난 11월 18일, 한 DAO가 미국 헌법을 거의 사들일 뻔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전 세계에 단 2개가 있다고 여겨지는 개인 소유의 미국 헌법 사본 중 1부가 소더비(Sotheby)에 나오자, 이를 구매하자며 The Constitution DAO가 결성되어 일주일이란 짧은 시간 동안 총 17,000여 명이 4천만 달러 이상의 자본을 모은 것입니다. 아쉽게도 최종 낙찰자는 4,320만 달러를 제시한 헤지 펀드의 억만장자 Ken Griffin이 되었지만, The Constitution DAO의 경매 참전은 본래의 예상 가격인 1,500만~2,000만 달러에 비해 낙찰가를 2배 이상 높아지게 만들었습니다.
The Constitution DAO는 ETH 기반 크라우드 펀딩 도구인 Juicebox를 통해 DAO의 자금을 조달했고, DAO의 참여자들은 ETH 기부의 대가로 ‘$PEOPLE’ 토큰을 받았습니다. 경매 자본이 기대 이상으로 커져 낙찰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자 이 ERC-20 기반 $PEOPLE 토큰 가격이 큰 폭으로 뛰기도 했으나, 경매 종료 이후 가격 거품은 꺼지고 말았습니다. 본래의 목적을 상실한 The Constitution DAO는 경매 종료 후 기금을 다시 기부자들에게 반환하려 하지만, 일부 참여자들은 이 기금과 DAO를 유지하면서 워싱턴에서의 로비 활동이나 다른 희귀 유물의 매입과 같은 대체 프로젝트를 진행하자고 주장하였습니다.
초기엔 반응이 작았으나, Twitter와 Reddit을 중심으로 Meme화 된 홍보 자료들이 돌며 기하급수적으로 참여가 늘어났다.
참여자의 투자 경험 수준 별 비중으로 구분한 The Constitution DAO의 예치 금액(좌)과 참여자 비율(우) 바로 위 그래프를 보면, 이 프로젝트를 통해 최초로 Funding 경험을 한 참여자도 전체의 13%를 차지함을 알 수 있습니다. Twiter, Reddit 등 DAO 홍보 채널이 SNS까지 확대되었고, Juicebox 등 친숙한 인터페이스의 서비스로 인해 진입장벽이 많이 내려갔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First Time Funder(13%)와 Veteran Funder(19%)가 모금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각 25%, 40%로 아주 높다는 점입니다. DAO의 풀뿌리 민주주의적 문화와 헌법 구매라는 상징성이, Newcomer들로 하여금 첫 투자임에도 큰 기대를 갖고 큰 금액을 투자하게끔 했고, 베테랑 투자자들은 이런 Hype성 과열의 잠재력에 과감한 베팅을 했기에 보인 현상은 아닐까 추정해 봅니다.
The Constitution DAO는 몇 가지 잠재적인 이슈를 대중에게 제시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1) 블록체인의 투명성 — DAO는 본질적으로 투명하기에 그 정보는 심지어 경매 경쟁자에게도 공개된다
2) 거버넌스의 역할 — 잘 설계된 거버넌스 구조가 없다면 참여자들의 의지와 자본은 힘을 발휘할 수 없다
이 DAO의 목적은 결국 ‘경쟁자 몰래 더 높은 입찰가를 써서 헌법을 낙찰받는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러니하게도 누구나 이 퍼블릭 블록체인인 이더리움 기반의 DAO의 총잔고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DAO의 경매 패배 이후 수많은 참여자들이 파벌을 형성하며 Discord 내에서 The Constitution DAO의 다음 행보를 제안했습니다. 그러나 이 DAO는 거버넌스 토큰 보유자들의 투표로 의제를 정할 수 없었습니다. 이 DAO는 다중 서명(Multi signature)으로 관리되기 때문에, 커뮤니티 참여자들의 여론으로 DAO의 방향을 설정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실제로 경매 실패 직후 The Constitution DAO의 코어 팀은 이 프로젝트를 해체하고 채널 운영을 종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처럼 The Constitution DAO는 몇 가지 한계를 드러냈지만, 이런 이슈의 발견은 DAO 전체의 아킬레스 건이 아닌 성장통으로 보이며, 앞으로 더 많은 DAO의 탄생과 조정 과정에서 더욱 나은 대안을 통해 해결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비록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지만, 이 DAO는 2016년 ‘The DAO’의 해킹 이후 가장 많은 미디어의 관심을 받으며 수천 명의 무관한 개인들이 공동의 목표를 위해 순식간에 결집할 수 있음을 전 세계에 보여주었습니다. 이 사건을 통해 세상은 DAO란 것이 존재하고, 세상이 작동하는 방식에 도전하고 있으며, 심지어 여전히 초기 수준일 뿐 그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DAOs : 코드 안의 커뮤니티
DAO는 일련의 공유된 목표를 중심으로 커뮤니티를 구성하는 도구입니다. DAO를 관리하는 규칙은 스마트 컨트랙트의 코드 안에 성문화 되어 있어, DAO라는 조직 구조 자체에 인코딩 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종이로 된 헌장이나 내규에 그 규칙이 성문화 되어 있는 비즈니스 단체(기업, LCC)나 비영리 조직(자선단체, 이익단체 등)과는 구별되는 DAO만의 특성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DAO는 그 근간이 되는 블록체인 기술 자체를 조직의 근간에 투영하고 있으며, 탈중앙화 되어있고, 3자의 신용 담보 없이 자율적인 P2P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최초의 DAO라고 할 수 있는 “The DAO”는 그 웹사이트에 다음과 같이 DAO를 정의하는 원칙을 명시했습니다 : “DAO는 참여자들의 발전을 위한 새로운 사업의 기회를 개척하기 위해 존재하며, 어디에도 없으면서 어디에나 있고, 멈출 수 없는 코드의 확고부동한 의지만으로 운영된다.
"To blaze a new path in business for the betterment of its members, DAO is existing simultaneously nowhere and everywhere and operating solely with the steadfast iron will of unstoppable code."
간략히 추려본 DAO의 역사
DAO의 개념은 2013년에 등장했습니다. DAO는 원래 DAC(Decentralized Autonomous Corporations)라고 불렸으며 Vitalik Buterin을 포함한 여러 초기 Bitcoin 지지자들에 의해 비공식적으로 참조되었습니다. DAC의 원칙은 기업 구조를 탈중앙화하고, 주식을 토큰화하고, 공개적으로 감정이 가능한 코드 형태로 오퍼레이션을 오픈 소싱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개념은 점차 크립토 커뮤니티 안에서 발전하며 이윤 추구에 대한 동기 유무와 무관하게 확장되었고, 현재의 DAO라는 개념으로 일반화되었습니다.
누군가는 비트코인 네트워크 자체가 최초의 DAO로 해석될 수 있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만, 이 보고서의 목적을 위해 우리는 블록체인 네트워크 또는 거버넌스가 있는 분산 커뮤니티 자체를 DAO로 정의하지는 않습니다. 그보다, 블록체인은 DAO구축을 위한 인프라라고 할 수 있고 DAO는 블록체인 위에서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배포되는 애플리케이션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 DAO를 지원하는 가장 유망한 블록체인 네트워크는 이더리움이지만, 대안적인 레이어 1 프로토콜이 계속 성숙되며 더 낮은 수수료와 더 빠른 트랜잭션 속도를 제공한다면 향후에는 달라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ETH 2.0이 없는 지금도 DAO가 계속해서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만큼, 우리는 레이어 1 블록체인에서 DAO를 구축하기 위한 개발이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2016년, “The DAO”라고 불리는 최초의 DAO가 이더리움 위에 만들어졌습니다. 당시 11,000개의 주소에서 유통되던 전체 ETH의 14% 이상이 DAO에 투자되었습니다. 이 금액은 당시 1억 5천만 달러, 현재 가치로 580억 달러에 달했으며, 투자의 목적은 커뮤니티 투표에 기반한 벤처 캐피털 형태로 자금을 운용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러나 출시 3개월 만에 The DAO의 취약점이 드러나 해킹당하며 ETH의 40%(6천만 달러)가 도난당했고, DAO에 대한 첫 번째 실험은 실패했습니다. 그럼에도, The DAO는 블록체인 위에서 배포된 스마트 컨트랙트에 코드를 작성함으로써 탈중앙화 된 커뮤니티를 구성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DAO란 무엇인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기업’역시 특정 목표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그룹, 조직이라는 점에서 DAO와 본질적으로 닿아 있습니다. 기업의 경우,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주주들은 이사회에 투표하고, 이사회는 회사를 운영할 임원을 선출하고, 임원들은 회사 전반의 운영과 장기적인 비전에 대한 의사 결정을 내립니다. 이처럼 기업은 계층 구조를 갖고 하향식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DAO는 기업보다 수평적인 조직입니다. DAO의 토큰 보유자는 누구나 커뮤니티 전체에 영향을 미칠 제안에 대해 투표권을 가지며, 심지어 어떤 DAO에선 토큰을 많이 보유한 사람의 영향력을 제한하기 위해 제곱 투표(quadratic voting)와 같은 메커니즘을 사용합니다. 이는 최대주주가 거의 전적인 운영과 의사결정 권한을 갖고, 소액 주주들의 영향력은 제한적인 ‘기업’과 대조되는 DAO만의 특징입니다. 또한 DAO에서의 업무 흐름은 기업에 비해 수평적인 형태로 작동하며, DAO 커뮤니티의 누구든지 DAO안에서 새로운 제안을 할 수 있습니다.
DAO는 전통적인 기업의 삼각뿔형 위계 구조 대신 분산된 구조를 갖고 있다. DAO는 자체 커뮤니티에 의해 배포될 준비가 끝난 자본의 웅덩이와 같습니다. 트레저리(Treasury)라 불리는 이 자본금 덕분에 DAO는 (투표라는 방식으로) 어떤 아이디어를 실제 실행으로 옮길 수 있는 것입니다. 여러 관점에서, DAO의 이런 메커니즘은 일면 일반 기업이 그들의 주주에 대한 수탁 의무를 다하고 사업을 성장시키기 위해 이익을 재투자하는 행태와 닮아 있습니다. 이 DAO가 최근 들어서야 현실성을 갖게 된 이유는 이더리움과 같은 블록체인의 스마트 컨트랙트가 가능케 한 혁신들 덕분입니다.
기업의 전략과 정책은 상당히 불투명한 것에 반해, DAO는 개방적이고 투명합니다. 재정 감사를 받는 상장 기업조차도 그저 그들의 주주에게 분기에 1번, 혹은 정기적인 수준으로만 업데이트를 할 의무가 있을 뿐이고, 그 재무 정보 역시 결국 그 정보가 만들어진 순간의 스냅샷에 불과한데 말입니다. 또한 기업은 역사 속에서 빈번히 회계의 트릭을 통해 주주들을 속이려 해 왔습니다. 이런 일반적인 기업 정보 보고(Reporting)의 경직성은 악의적 행위자에 의해 교란될 여지를 남기며, 결국 역사적으로도 주주들에게 최적의 결과를 주지 못했습니다. 잠재적인 사기의 가능성, 투명성의 부족, 소주주들에 대한 제한된 참여의 기회와 같은 것들은 개선의 여지가 있는 기업의 다양한 한계 중 일부에 불과합니다. DAO는 이 같은 기존 기업의 레거시 구조에서 채워지지 못한 공백을 채울 수 있는 ‘Next Step’을 표방합니다.
DAO는 기업과 달리 블록체인을 활용해 자금 흐름과 거버넌스를 관리하며, 이는 일반적으로 DAO가 발행한 토큰에 의해 촉진됩니다. DAO와 암호화폐가 가진 무경계성, 3자 신용의 불필요성, 탈중앙성 등의 특성은 크립토 지갑만 있다면 누구나 DAO에 참여할 수 있게 해 주며, 기업보다 훨씬 투명한 감사 환경을 제공합니다. DAO는 기업의 운영 절차에서 발생하는 행정 부담 없이 인력과 자본이 조직되는 방식을 재창조할 수 있는 민첩함을 갖고 있습니다. 또한 DAO의 참여자들은 분기별로 발표되는 재무 정보의 공시를 기다릴 필요 없이 웹사이트를 통해 실시간 현황을 열람하거나, 블록체인을 통해 직접 DAO의 활동을 감사할 수 있습니다. 또한 미 증권협회 공시 일정에 맞춰 어닝 콜을 준비할 필요 없이, 언제든 단체 통화나 화상 회의를 주재할 수 있으며, 이메일이나 우편으로 소통하는 대신 Discord, Telegram, Twitter와 같은 웹 도구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블록체인 덕에 참여자들의 위임투표 역시 언제든 즉시 가능하고, 항상 추적이 가능합니다. 이처럼, DAO는 아직 대중의 조직화 방식의 틀을 깨는 초기 단계에 있음에도 아주 명백한 강점을 갖고 있어, 추가적인 효용을 제공할 더 많은 혁신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DAO의 작동 원리
DAO는 규칙을 코드와 결합합니다
- 이는 DAO의 작동 방식을 설명하는 가장 심플한 표현일 것입니다. DAO는 결국 코드 안에 작성된, 또한 거버넌스 구조에 직접 연결되어 있는 어떤 규칙들의 집합이기 때문입니다. 이 개념은 정해진 조건이 충족되면 자동으로 실행되는 어플리케이션인 스마트 컨트랙트 덕분에 실현됩니다. 다음은 스마트 컨트랙트에 인코딩 된 계약의 예시입니다.
일반 규칙 : “DAO의 모든 Proposal은 DAO의 GitHub 저장소에 아무 충돌 없이 병합될 수 있는 GitHub Pull Requests 형식을 따라야 한다”
거버넌스 규칙 : “커뮤니티의 절반 이상이 찬성한 경우, 제안된 Proposal의 GitHub Pull Request를 DAO의 메인 GitHub 저장소에 합친다”
스마트 계약은 Ethereum과 같은 블록체인에 배포되고 실행됩니다. 커뮤니티 참여자는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가스 요금을 지불해야 하는 대신, 그 스마트 컨트랙트 코드가 결국 반드시 실행될 것임을 확신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블록체인 없이는 어떤 코드가 미래에 절대로 실행될 것이라고 보장할 방법이 없으며, 스마트 컨트랙트 덕분에 DAO는 탈중앙화 된 형태로 작동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 컨트랙트 외에도, 블록체인 공간에서 DAO 구축의 진입장벽을 이전보다 훨씬 낮춰주는 두 가지 개발이 최근에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Uniswap과 같은 AMM(Automated Market Maker)의 등장입니다. AMM이 없으면 DAO는 거버넌스 토큰의 2차 시장에서 충분한 유동성을 얻지 못할 것이고, DAO의 시장 메커니즘을 최대한 활용하지 못하게 됩니다. 두 번째 개발은 Gnosis Safe와 같은 DAO 도구의 등장과 성숙으로, 대중이 쉽게 DAO를 생성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이후 DAO 도구의 주요 구성 요소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
위 그림은 투자 DAO가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간단한 예시입니다. 이 예시에서 참여자는 ETH를 DAO의 스마트 컨트랙트에 예치하고, 그 대가로 DAO의 거버넌스 토큰을 받습니다. 그 후 참여자는 거버넌스 토큰을 사용하여 DAO 커뮤니티에서 제안한 투자 아이디어에 투표할 수 있습니다. 투표에서 통과한 제안은 DAO의 스마트 컨트랙트를 발동, 트레저리에서 프로젝트의 주소로 ETH가 송금되게 하여 프로젝트에 투자하게 됩니다. 시간이 흐르며 DAO의 투자 성과가 누적되면, 결국 DAO 트레저리에 대한 권한의 일종인 거버넌스 토큰의 가격이 상승하게 되고, 이를 통해 토큰 보유자에게는 투자의 성과가 재분배됩니다. 이런 공유 기반 토큰 모델에선 토큰은 언제든지 DAO 트레저리의 일정 비율로 상환될 수 있습니다.
DAO멤버십의 2가지 형태
토큰 기반 멤버십 : 토큰 기반 DAO는 보통 참여를 위해 승인이 필요하지 않으며, 탈중앙화 거래소에서 거래 가능한 토큰을 제공합니다. 참여자들은 Uniswap에서의 유동성 공급자처럼, 소속 DAO에 특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가로 토큰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이 유형의 DAO에서 각 토큰은 어떤 제안에 대해 찬반을 투표할 수 있게 함으로써 거버넌스 구조에 사용됩니다. 이 모델에선 토큰을 자유롭게 획득하고 거래할 수 있으므로 거버넌스의 의결권 역시 공개 시장에서 거래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분(Share) 기반 멤버십 : 토큰 기반 DAO와 달리 지분 기반 DAO는 아무나 가입할 수 없습니다. 이들은 종종 예비 회원을 미리 선별하고, 지분 기반의 토큰을 발행하기 전 회원들로 하여금 어떤 공물(예: ETH 또는 DAI)을 예치하도록 요구합니다. 이 지분 기반 토큰은 토큰 기반 DAO에서 제공하는 토큰과 유사하지만, 해당 DAO의 트레저리로 직접 교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MolochDAO는 이런 형태의 프레임워크를 대중화한 최초의 유명 DAO였으며 이 구조는 이후 여러 다른 DAO에서 활용되었습니다.
Unpacking a DAO’s Tech Stack : DAO의 구성 요소 살펴보기
DAO의 기술 스택 — 즉 주요한 활동 요소는 모집, 자금 조달, 협업, 거버넌스 총 4개의 기둥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우리는 각 핵심 기둥을 살펴보고, DAO가 웹 2.0과 웹 3.0 환경에서 주요 활동을 수행할 때 인기를 끌고 있는 몇 가지 도구를 조명해 볼 것입니다.
모집(Acquisition)
모집은 DAO가 최초의 아이디어에서 시작하여 번성하는 커뮤니티가 되기 위해 아주 중요한 활동입니다. 오늘날 Twitter는 DAO의 모집 과정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크립토 씬의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관심을 끌 만한 새 프로젝트를 발굴하기 위해 Twitter를 사용합니다. 현재 Twitter는 크립토 애호가들과 DAO가 교류하는 가장 대표적인 소셜 미디어 플랫폼입니다.
Twitter 외에 탈중앙화 된 블로깅 툴, Mirror 역시 DAO의 모집 창구 중 하나입니다. Mirror는 모든 콘텐츠를 온 체인에 배치하며, 스스로 “Web 3.0” 버전의 Substack 또는 Medium이라 칭하는 플랫폼입니다. Mirror는 블로그 콘텐츠 시스템에 크립 토식 접근을 더해, 소속 블로거들이 NFT발행, 크라우드 세일, 경매, 토큰 레이스 및 분할 등 DAO의 체계에 적합한 기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합니다. Mirror의 다양한 크립토 기능들과는 별개로, 이런 블로깅 플랫폼이 중요한 모집 채널인 이유는 이들이 DAO의 교육적 활동과 컨텐츠들의 검색 엔진 최적화(SEO; Search Engine Optimization)에 큰 도움을 주기 때문입니다. 블로깅 플랫폼 덕분에 DAO와 같은 조직들은 비전, 작업 중인 내용, 목표 등을 장문의 서사로 공유할 수 있으며 이는 Twitter와 같은 플랫폼에선 불가능한 일입니다. DAO는 Mirror와 같은 블로깅 플랫폼을 활용함으로써, 검색 엔진을 통해 최대한 많은 잠재 청중에게 콘텐츠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아직 도메인 권위가 부족한 DAO의 신규 웹 사이트에 단독으로 모든 컨텐츠를 게시하는 것보다, 이런 블로깅 플랫폼을 활용하는 방식이 선호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The Constitution DAO의 트위터 화면
자금조달(Financing)
DAO 기술 스택의 다음 기둥인 Financing은, DAO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조달 및 확보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DAO라는 건 결국 커뮤니티가 운영하는 자본(트레저리) 자체를 의미하기 때문에, 자금조달이 DAO의 네 기둥 중 가장 중요하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DAO의 트레저리는 굉장히 안정적이고 견고해야 합니다, 2016년 “The DAO”의 해킹 사태를 답습하지 않으려면.
DAO의 트레저리 관리를 위해, ETH 기반의 자산 관리를 위한 오픈 소스 플랫폼인 Gnosis Safe가 업계 표준처럼 쓰이고 있으며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Gnosis는 자금 분배를 위한 다중 서명을 지원합니다. 덕분에 DAO의 트레저리에서 자산을 지출하려면 여러 신뢰 가능한 당사자가 트랜잭션을 승인해야만 하므로 안전합니다. 둘째, Gnosis Safe는 모든 ERC20 토큰 및 ERC721(NFT)을 지원합니다. 따라서 Gnosis는 DAO를 대신해 여러 자산을 중앙 집중화하여 재무 운영을 간소화해 줍니다. 또한 Gnosis의 UI는 웹, 모바일과 데스크톱 환경에서의 액세스를 지원하고 MetaMask, Ledger, Trezor 및 WalletConnect 등 대부분의 크립토 지갑을 지원합니다. 이런 특징에, Gnosis 브랜드의 인지도 및 신뢰도와 더해져 Gnosis Safe는 현재 DAO를 위한 강력한 다중 서명 재무 관리 솔루션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DAO는 자금의 확보뿐만 아니라 그들의 소셜/거버넌스 토큰을 커뮤니티에 배포해 주어야 합니다. DAO가 토큰의 초기 공급량, 기준 환율 및 분배 비율을 결정한 뒤에는 실제 토큰의 배포를 안전하면서도 확장성 있는 방식으로 실행해야 합니다. 이를 위한 한 가지 방식은 ENS 도메인과 Mirror의 크라우드 펀딩 캠페인을 결합하는 것입니다. ENS 도메인은 참여자가 쉽게 자금을 보낼 수 있도록 16진수의 이더리움 주소를 사람이 읽을 수 있는 텍스트로 변환하여 주고, Mirror는 DAO를 대신하여 크라우드 세일을 촉진할 수 있습니다. 즉, 참여자들이 이더리움을 DAO의 거버넌스 토큰으로 교환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Mirror는 DAO에게 호스팅 된 웹 페이지를 제공하는 동시에 이 온체인 교환 메커니즘을 담당합니다. 이 웹 페이지를, DAO의 커뮤니티를 위해 만들어진 Kickstarter의 온체인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협업(Collaboration)
DAO의 기술 스택을 구성하는 활동의 세 번째 기둥은 협업입니다. DAO의 ‘협업’이란 기둥은, 사실 사람들이 이미 가상공간에서 협업하는 데 익숙하다는 점에서 웹 2.0과 많이 겹칩니다. 이 협업을 위한 도구 중 인기가 높은 하나는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인 Discord입니다. Discord는 또한 새로운 참가자의 합류(Onboarding)와 유저 인증을 도와주는 ‘봇’ 기능을 지원합니다. 일례로, Collab-Land는 웹 3.0 기반의 Discord 봇으로, DAO로 하여금 신규 참여자의 토큰 보유량에 따라 자동으로 역할을 할당하거나 접근 가능한 채널을 잠금 해제하도록 해 줍니다. 일단 DAO가 다양한 채널로 구성된 Discord “서버”를 설정하고 나면, DAO는 Discord를 주간 미팅, 발표, 투표 및 회의록 등을 관리하는 홈 베이스로 활용합니다. 물론 Discord 외부의 웹 2.0 도구인 Google Docs, Google Drive, Notion 및 Roam과 같은 외부 협업 툴도 유용하게 사용합니다.
거버넌스(Governance)
네 번째이자 마지막 기둥은 거버넌스입니다. 거버넌스는 DAO 내부의 제안(Proposal)에 대한 피칭, 마무리, 투표 등에 필요한 프로세스를 의미합니다. 거버넌스 접근에 있어서 정답은 없지만, 많은 DAO의 초기 제안들은 그저 Discord에 간단한 Google DoC이 공유되면서 시작됩니다. 초기 제안이 정립되면, 참여자들은 Mirror와 같은 퍼블리싱 플랫폼을 통해 더 광범위한 커뮤니티와 초안을 공유하기 시작합니다. 제안에 대한 커뮤니티의 평가와 여론이 형성되기 시작하면 관련 링크가 Twitter, Discord 및 Telegram 채팅을 통해 퍼져나갑니다. 이윽고 제안의 실행에 대해 투표할 시간이 되면, DAO는 Snapshot이라는 도구를 써서 투표를 합니다. 이런 오프체인 도구는 투표로 인한 가스 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에 DAO의 제안 투표를 수행하는 수단으로 부상했습니다. DAO는 Snapshot의 ENS에 레코드를 추가, 해당 주소에서 제안 투표를 볼 수 있도록 함으로써 쉽게 이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회원의 지갑에 DAO의 소셜/거버넌스 토큰이 있다면, 그들은 가스 비용 지불 없이 Snapshot의 제안 투표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DAO의 4가지 핵심과 다양한 기술적 기반 요소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활동 구분
DAO의 주요 지표 : DAO Metrics
우리는 DAO 생태계의 성장 속도와 그 규모를 측정하기 위해 온체인 데이터를 조사했습니다.
DAO의 성장은 빠르게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이미 몇몇 DAO는 트레저리 자본이 10억 달러를 넘는 “유니콘 DAO”가 되었습니다. DAO 커뮤니티의 풀뿌리 민주주의적 특성은 전에 없던 방식으로 엄청난 자본을 배치하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사례인 The Constitution DAO만 해도, 그 시작은 미국 헌법의 마지막 개인 소유 사본을 사고 싶었던 8명의 친구들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단 며칠 만에 The Constitution DAO는 미국 역사의 한 조각을 소유하겠다는 사명 아래 4,500만 달러를 모았습니다.
DAO의 자산 운용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동시에 대부분의 대규모 DAO의 자산은 그들 거버넌스 토큰에 대한 시장의 영향 아래 있다는 점 역시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DAO는 자체 거버넌스 토큰만을 보유한다는 특이점은, DAO가 약세 시장일 때 견딜 수 있는 힘을 약화시킬 수 있습니다. 트레저리 규모 상위 10개의 DAO 중, 단 두 DAO만이 유의미한 토큰 다각화(자체 토큰 외 10% 이상의 외부 자산 보유)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슈를 바탕으로 점차 DAO의 자본 관리가 어떻게 성숙하는지 연구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아마도 자본 관리 전략이 다양해지고 이것이 커뮤니티에서 선출된 일부 구성원들에게 위임될 것으로 예상되며, 사실 이는 규모가 큰 일반 기업의 자본 관리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트레저리 잔고 상위 10위의 DAO들
상위 10개 DAO의 보유 토큰의 다각화 정도(파란색:자기 발행 토근) 주요 DAO들의 토큰 시가총액(예치금액과 다름)은 현재 350억 달러를 넘어섰다 가장 큰 DAO들 중의 다수는 이미 매출을 만들고 있는 DeFi/Web 3.0 프로젝트와 연관된 재무를 관리하기 위해 존재합니다. 이처럼, 거버넌스 토큰의 시가총액을 그들의 프로토콜 수익 및 트레저리 평가액과 비교해 보면 DAO마다 다양한 비율을 갖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PSR과 같은 투자지표를 응용, DAO에 대한 시장의 평가 상황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DAO의 분류(Taxonomy)
DAO의 유형들
DAO의 유형과 규모는 아주 다양합니다. 이 섹션에서는 다양한 DAO가 하는 일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함께 DAO 시장 지도를 제시하고자 합니다. 이 리스트를 제공하는 목적은, 빠르게 성장하는 DAO 환경에서 높은 수준의 분류법을 정립하는 것입니다. DAO가 속하는 주 범주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하겠습니다.
Infrastructure DAOs: 다른 DAO의 구축을 위한 도구를 만드는 DAO
Investment DAOs: 자본과 전문인력을 모아 자산 및 프로젝트 포트폴리오에 투자하는 DAO
Grants DAOs: 그들의 미션에 부합하는 프로젝트 등에 자본을 기부하기 위해 모인 DAO
Protocol DAOs: 프로젝트의 코어 팀으로부터 커뮤니티로 권력을 이양하며 형성된 DAO
Collector DAOs: Investment DAO와 흡사하지만, NFT 등 대체 불가능한 자산에 투자하는 DAO
Social DAOs: 사회적 자본을 중심으로 형성된 커뮤니티 DAO
Creator DAOs: 크리에이터들이 작품을 세분화하여 팬과 후원자들에게 분배할 수 있도록 해 주는 DAO
Guild DAOs: 크립토 시대에 걸맞게 계약자들을 알맞은 프로젝트(직무)로 연결해 주는 재능 연결 DAO
Media DAOs: 기존 콘텐츠 생산자와 소비자의 경제 및 인센티브 구조에 있어 대안적 성격의 DAO
DAO생태계 맵
DAO의 법적 지위 및 규제 현황
DAO는 기업과 같이 존재하는 사회적 조직을 복제 또는 대체할 수 있어 기존의 법적인 프레임워크의 개선 또는 새로운 창안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SEC의 2017년 “DAO보고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2017년 DAO에 대한 조사 보고서를 처음 발표했습니다. 악명 높은 2016년 The DAO의 해킹 사건으로 인해 DAO의 메커니즘에 대해 법리적인 해석의 필요가 생긴 것입니다. SEC는 이 보고서에서 미국 연방 증권법에 근거하여 DAO의 거버넌스 토큰에 대한 기초적인 해석을 제공하고, 토큰을 증권으로 판단할 수 있는지에 대한 분석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그들이 The DAO의 사례를 통해 정리한 바는 다음과 같습니다.
토큰은 Howey Test의 4가지 조건을 충족하므로, 연방 증권법에 따라 유가 증권의 자격을 갖추었음
따라서 The DAO가 약 1200만 이더 예치에 대한 교환으로 11억 5000만 개의 토큰을 발행한 사실은 미등록 증권의 공모에 해당
SEC는 토큰의 컨셉에 Howey Test를 적용하는 과정에서 ‘토큰의 구매자들은 타인의 경영 상 노력으로 인해 발생할 이익에 대한 합리적인 기대를 갖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DAO의 설립자(Slock.it 및 공동 설립자) 및 그가 직접 선발한 “큐레이터”들이 The DAO 내의 제안들 중 투표에 부칠 것들을 상정할 수 있는 절대적 권한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결국 The DAO의 성공 여부는 이들에게 의존하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즉, ‘큐레이터 존재의 제거 제안’과 같은 제안까지도 투표를 위해선 큐레이터들의 승인을 받아야 했기에, 결국 이들이 DAO의 통제권을 갖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토큰의 보유자는 그저 이들의 전문성에 기대는 것 외에는 DAO운영에 있어서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것입니다. 비록 SEC가 The DAO에 대해 어떤 집행 조치를 취한 것은 아니나, 그들의 보고서는 잠재적인 증권법 위반의 이슈를 크립토 업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와이오밍의 DAO 법안
올해 초, 와이오밍주는 DAO가 주 내에서 유한책임회사(LLC)로 조직된 경우에 한해 DAO에게 법적인 회사의 지위를 부여하는 “와이오밍 탈중앙화 자율조직 보칙(Wyoming 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 Supplement)”을 통과시켰습니다. 이는 일반 기업 및 LLC의 주주에게 제공되었던 유한 책임의 보호를, DAO의 구성원도 누릴 수 있도록 확장하고자 했던 크립토 업계의 규제 담론에서 촉발되었습니다. 이 법안이 통과되기 전에 DAO의 참여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 단지 두 가지였습니다.
A) 참여자들이 DAO를 컨트롤하는 LCC를 만든다 : DAO의 멤버는 유한책임보호를 받을 수 있으나 DAO의 규칙들은 LCC의 법률 조항에 종속된다(따라서 DAO 거버넌스의 최우선 가치가 훼손된다).
B)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 DAO는 미국 주 법에 따라 합명회사(General Partnership)로 취급되며, DAO의 구성원들은 DAO에게 청구된 책임에 대해 개별 또는 공동의 무한 책임을 진다.
와이오밍 주의 법 제정으로 DAO의 참여자는 이제 뼈를 주고 살을 취하는 듯한 악마와의 거래(Faustian Bargain)에서 자유로워졌습니다. 이제 DAO 규칙을 LLC 조항에 종속시키지 않으면서도 유한 책임 보호의 이점을 획득하고 LLC의 지위를 인정받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심지어 해당 법안의 섹션 17–31–115에 따르면 “기본적인 조직의 조항과 스마트 컨트랙트가 충돌하는 경우 스마트 컨트랙트가 그 어떤 경우에도 우선한다”라고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이는 결국 전통적인 구조 대비 DAO 거버넌스 구조의 우선성이 법조문 안에 성문화 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열린 질문들
DAO에 대한 법적인 대우에 대해 여전히 많은 질문이 남아 있습니다.
• 주(State) 차원에서, DAO가 창출하는 경제적 가치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려는 흥미로운 시도들이 있을 것입니다. 아마도 와이오밍 주를 따라, DAO에 유리한 규제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서는 다른 주의 사례도 있을 것입니다. C-Corp들의 사랑을 받는 델라웨어처럼, 와이오밍도 DAO에게 사랑받을 수 있을까요?
• 연방 차원에서, 규제 기관이 DAO에게 우호적인 스탠스를 취하지 못하는 것은 20세기 초 제정된 연방 증권법을 DAO에 적용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 당시엔 블록체인은 커녕 인터넷의 기본적인 개념조차 없던 때 이니까요. 미 의회가 수많은 신규 법안 발의와 수정을 통해 규정을 더 명확하게 하기 전 까진, 규제 기관들의 반응은 미온적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 탈중앙화는 중요합니다. 2016년 The DAO의 사례만 하더라도, 그들이 만약 좀 더 탈중앙화된 조직이었다면 SEC는 토큰을 증권으로 분류하거나, 그 발행을 미등록 증권의 공모라고 판단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The DAO 안에 핵심 아젠다를 설정할 수 있는 권한의 큐레이터가 있다는 점은 규제 관점에서 이 조직이 중앙화 된 경영에 의존한다는 것을 의미했으니까요. 미래의 DAO는 SEC의 탐문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탈중앙화를 더 진지하게 고려해야 합니다.
• 세금은 어떨까요? DAO가 미국의 세금 규제와 관련해 고민해야 할 포인트는 3가지입니다.
1) DAO의 거버넌스 토큰에 대한 과세
2) DAO의 트레저리 운용에 관한 과세
3) DAO가 고용인에게 지급하여 생기는 소득에 대한 과세
미국 국세청(IRS; Internal Revenue Service)의 관점에서 생각해 보면, DAO의 활동에는 경상소득과 실현손익에 대한 발생이 혼재되어 있습니다. 토큰 에어드롭을 일반 수입으로 보고하는 DAO의 구성원이 몇이나 될까요? 얼마나 많은 DAO가 유동성 채굴 프로그램, 보조금 지급, 트레저리 관리 등에서 세금의 영향을 고려하고 있을까요? DAO가 개별 계약을 통해 누군가를 고용하는 경우, 그의 사회 보장 번호도 모르는 체 DAO가 어떻게 IRS의 부수 수입 신고 양식(Reporting Requirements of Form 1099)을 준수할 수 있을까요?
DAO의 전망
많은 미결 질문이 남았음에도, DAO는 엄청나게 혁신적이며 계속 존재할 것이 분명합니다. DAO는 인간 조직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DAO는 업무의 미래를 위해 탄생했습니다. DAO는 21세기의 디지털 작업 흐름에 아주 적합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업무의 디지털화를 가속화했다고 하지만, DAO는 태생적으로 DNA에 이것을 갖고 있습니다. DAO의 국경 없이 탈중앙화 된 조직 특성과 거버넌스 토큰 기반의 자체 경제 체계는 코로나19 이후 필수가 된 유연 업무 환경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말하자면 DAO에서는 주 40시간 근로를 고용 조건으로 하는 구시대적 운영에서 벗어나 프로젝트 중심, 결과 중심적인 조직 운영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는 작업자들로 하여금 다른 DAO에서 진행할 다른 일을 찾는 등의 자유 시간을 보장해 줍니다. 채용 공고는 개인의 성과를 더 잘 측정할 수 있는 바운티 프로그램으로 전환될 것입니다. 표준화는커녕 심사관의 선택 편향이 만연한 ‘면접’이란 절차 대신에, DAO에선 그저 커뮤니티의 인상적인 참여자 및 기여자에게 직접 메시지를 보내 인재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Discord에서의 평판, Github의 Stars 점수, Mirror에 기고한 아티클들이 기존의 ‘이력서’의 역할을 대신할 것이며, 참여자들은 일부일처제적 고용 관습에서 벗어나 복수의 DAO에 참여하며 소득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 DAO는 타 비즈니스 구조에 비해 이점이 많습니다. DAO는 자본 획득과 배포의 프로세스를 블록체인 기반의 투표 알고리즘으로 간소화할 수 있고, 덕분에 인간 오류의 가능성이나 관료주의로 인해 수렁에 빠질 수 있는 레거시 구조보다 문제에 더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또한 DAO는 저비용-대규모를 위해 구축된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매우 크게 확장하면서도 간접비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이점은, DAO는 기존의 비즈니스 구조보다 더 다양한 이해 관계자를 포용할 수 있기에, 중관 관리 계층 없이도 더 많은 이들이 의사 결정에 참여할 수 있게끔 해 준다는 점입니다.
• DAO는 온체인과 오프체인의 장단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The Constitution DAO의 경우,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높은 중앙화가 필요했습니다. 결국 소더비의 경매에 참여하는 것을 비롯해 낙찰 시 자금 인출 및 송금과 같은 작업은 실제 사람이 해야 하는데, 이를 온체인에서 수행하는 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The Constitution DAO는 다중 서명 방식을 택하여 트레저리의 인출과 사용에 있어서 안전성을 보장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반면, AMM을 통해 거래 가능한 토큰을 사용하는 Investment DAO와 같은 DAO는 완전히 온체인에서, 스마트 컨트랙트 호출만으로도 작동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트레저리 운영 권한을 소수의 다중 서명 키홀더에게 집중하는 것은 불필요하고 더 위험합니다. 이런 두 극단적인 사례의 비교와 대조는 우리가 DAO의 실패를 예방하는 아키텍처 절충안을 고민할 수 있도록 해 줄 것입니다.
• 투표는 그저 시작에 불과합니다. 오늘날, DAO 참여자들의 낮은 투표율은 가장 일반적인 비판입니다. DAO의 주요 의사결정이 소수에 의해 이뤄진다면, DAO의 탈중앙성의 신뢰는 보장하기 어려우니까요. 실제로, 트레저리 규모가 가장 큰 DAO들 역시 투표율이 낮은 편입니다. 그럼에도 이 투표라는 체계는 DAO들로 하여금 그들이 실제보다 민주적으로 보이도록 마케팅하는 주요 홍보 수단으로 쓰이고 있고, 때문에 많은 DAO가 사실 DINO(decentralized-in-name-only)라는 악명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물론 탈중앙화의 신념을 품은 DAO들 역시, 투표란 결국 커뮤니티의 집단적 참여에 영향을 끼치는 많은 요소 중 하나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DAO는 유기적이고 확장 가능한 방식으로 구성원들의 협력과 조직화를 높일 수 있도록 투자해야 합니다. 당장은 이 노력이 그저 더 많은 Discord 채널 추가나 더 잦은 주간 콜을 의미할 수도 있겠지만, 결국 우리는 커뮤니티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더 많은 도구들을 보게 될 것입니다.
• B2B의 미래는 D2D입니다. DAO-to-DAO 파트너십은 기존의 조직 구조의 단계적인 개선을 실현해 줄 핵심적인 혁신입니다. DAO의 역량은 다른 DAO들의 역량과 합쳐질 때 수십 배 크기로 커질 수 있습니다. 일례로, 대출이 필요한 DAO라면, 은행 또는 중앙집중형 거래소에서 대출을 당하는 대신 다른 DAO로부터 대출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온체인 데이터를 활용하여 DAO의 신용도를 평가하고, 가치를 책정하기 위해 탄생한 DAO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미 DAO가 토큰의 유동성 확보를 위해 AMM를 활용하며 발생하는 소규모 D2D 활동을 보고 있으며, 이제 막 그 파트너십의 가능성을 탐구하기 시작했을 뿐입니다. 머지않아 우리는 DAO들이 연대하여 기존의 권력 구조에 맞서는 장면을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추후 DAO들이 그들의 자금 조달, 재무 관리, 투자 및 기타 활동 등을 위해 다른 DAO에 얼마나 의존하는지 살피는 것은 흥미로울 것입니다.
• DAO는 실제로 얼마나 분산되어 있을까요? 이 우려가 아마 규제 기관, 비평가들, 범죄 집단이 생각하는 DAO의 최대 취약점일 것입니다. DAO의 종류가 아주 다양하듯, DAO의 탈중앙화와 자동화 정도 역시 아주 다양합니다. 어떤 DAO가 1만 명의 참여자를 보유하고 있더라도, 그 트레저리가 3~5인의 다중 서명으로 제어된다면 그 DAO는 탈중앙화와는 아주 거리가 먼 것입니다. 또한 The Constitution DAO사례에서 보았듯이 실제 현실에서 할 일을 자동화하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운영의 절차에 있어서 약한 연결성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DAO 내부의, 혹은 DAO 자체의 탈중앙화 정도를 정의하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탈중앙화란 DAO가 사용하는 블록체인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트레저리 지출 승인의 과정이 얼마나 분산되어 있는지를 의미할까요? 애초에 탈중앙화란 대체 얼마나 중요한 것일까요? DAO의 어떤 핵심적인 결정들은 중앙집중화되어도 될까요? 그 결정을 할 당사자는 어떻게 결정하며, 분권화 수준은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까요?
단언컨대, 탈중앙화는 DAO에게 있어서 아주 중요한 요소입니다. 탈중앙화의 가치를 지키지 못한다면, DAO는 수백 년 간 전통적인 기업 조직이 고통받은 동일한 위험에 노출될 뿐 아니라 그 핵심적인 기능을 잃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