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피 코로나, 해피 뉴 이어.
육아차차 육아 육아 #12
안녕 아가들.
딸은 아가라고 부르면 이제 싫어하니까, 어린이들이라고 불러야 하나? 그런데 아빠가 보기에는 여전히 아기 같아. 새해를 맞아 아빠가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편지를 쓰기로 했어. 아이들은 아빠한테 자주 편지를 준 거 같은데, 아빠는 한 번도 편지를 준 적이 없다. 그치?
작년 한 해는 참 이상했지? 계속 마스크 쓰고 다니느라 답답하기도 했을 거고, 맘껏 가고 싶은 데도 못 가서 속상했을 거야. 엄마도 아빠도 많이 속상해. 너희랑 여행도 많이 가고 싶었고 이것저것 경험도 많이 하게 하고 싶었는데 그럴 수 없어서 너무 안타까웠어. 무엇보다 딸 좋아하는 놀이 공원이나 아들 좋아하는 동물원에 원하는 대로 못 가서 너무 아쉬워.
그래도 학교랑 유치원에 적응 잘하고 열심히 잘 지내줘서 정말 고마워. 친구들이랑도 재밌게 잘 놀고 선생님 말씀 잘 듣는 것도 기특해. 이렇게 힘든 상황인데도 자기 일 잘하는 아이들이라서 아빠는 너희가 정말 자랑스러워. 당연히 그렇지 않아도 너희는 기특하고 사랑스러운 아이들이고.
아마 너희가 나중에 돌이켜보면, 지난 한 해는 엄청난 일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될 거야. 아빠는 사실 그 일 년의 시간이 너희 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아직은 모르겠어. 그래서 조금 무섭기도 해. 역사에 남을 만큼 큰 사건인데, 아직 어린 너희가 고스란히 겪게 된 것도 마음이 아파. 다만 세상을 바라보는 너희 눈이 아직은 마냥 천진하면 좋겠어. 질병과 혐오를 마스크와 장벽으로 겨우 막는 게 너희가 살아갈 세상의 전부가 아니라는 걸 꼭 알았으면 좋겠어.
이제 곧 예방하는 약도 치료하는 약도 나오게 될 거래. 그럼 너희가 싫어하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없는 세상이 올 수 있을 거야. 물론 그때까지는 마스크도 써야 하고, 손도 잘 씻어야 하고 기침도 잘 가려서 해야 해. 좀 불편하겠지만, 이제껏 잘 해왔으니까 조금만 더 고생하자고 말해주고 싶어. 엄마랑 아빠도 너무 힘들지 않게 많이 도와줄게.
이제 2021년이야. 사람들은 보통 해가 바뀌면 해피 뉴 이어, 혹은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고 인사하곤 해. 그런데 아빠는 매년 하던 이 인사가, 올해 유독 더 와 닿아. 진심으로 모두가 행복하고 복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야. 특히 사랑하는 우리 두 아이가 건강하고 더 씩씩한 한 해를 보내면 좋겠어. 그리고 아이들이 다짐하는 만큼 어른들이 기꺼이 좋은 환경 줄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기도해.
사랑해. 소중한 딸, 아들.
해피 뉴 이어. 정말 너희가 행복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