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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미 May 31. 2023

세상을 좀 더 아름답게 만드는 일

: 이미 된 세상에도 나만의 일이 또 있음을...

『미스 럼피우스』(시공주니어, 2019)      

그림/글 바버러 쿠니 , 옮김 우미경   


 

이 그림책에는 ‘미스 럼피우스’의 조카가 들려주는 ‘앨리스’라고 불리던 미스 럼피우스의 어린 시절부터 할머니가 되어 ‘루핀 부인’이라고 불리는 최근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사진을 놓고 그린 듯이 사실적인 그림이 따뜻하게 다가온다. 정적인 이야기가 그림의 다양한 면의 분할로 지루하지 않게 스며든다.      


     

할아버지에게 저녁마다 머나먼 세상 이야기를 들으면서 미스 럼피우스는 꿈을 키웠다. 어른이 되면 자신이 살던 바닷가를 떠나 아주 먼 곳으로 가보는 것과 할머니가 되면 다시 바닷가에 돌아와서 살 것이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할아버지가 제시해 준 ‘세상을 좀 더 아름답게 만드는 일’이라는 꿈도 하나 있었다.   


        

미스 럼피우스는 어른이 되어 자신의 꿈을 실현했다. 가끔 찾아가던 열대 섬 같은 식물원이 진짜 열대 섬은 아니라는 것에 아쉬움을 느낀 미스 럼피우스는 진짜 열대 섬을 찾아갔다. 그것이 세계 여행의 시작이 되었다. 이것은 미스 럼피우스에게는 도전이었고, 이것으로 그녀는 많은 친구들을 만났다.           



힘든 일정으로 미스 럼피우스는 허리가 아파 여행을 멈추고, 바닷가 작은 집에 정착했다. 그녀는 집 주위에 조그만 정원을 꾸미기 위해 바위투성이 땅에 꽃씨를 뿌렸다. 이듬해 봄에 그녀가 뿌렸던 꽃씨가 그 험한 땅에서도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웠다. 루핀 꽃이었다.           



그다음 해 봄에 미스 럼피우스가 오랜만에 산책하면서 올라간 언덕에 루핀이 잔뜩 피어 있었다. 자신의 집 근처에 뿌려졌던 꽃씨가 바람에 실리고 새가 물어와서 아름답게 피어 있었던 것이다.



자신은 꽃씨만 뿌렸지만, 자연이 꽃을 피우게 해 주었다. 온전한 나만의 노력으로 세상은 변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작은 시도에 덧붙여지는 주변의 도움으로 완전한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그 모습에 미스 럼피우스는 ‘이미 아름다운 세상’에서 자신이 이 세상을 더 아름답게 만들 방법이 떠올랐다. 미스 럼피우스는 많은 루핀 꽃씨를 사서 자신의 주머니에 넣고 다니면서 여기저기 씨앗을 뿌리고 다녔다. 사람들은 그녀의 그 행동을 이상하게 보았지만, 이듬해 봄에 온 마을에 핀 아름다운 루핀 꽃을 보면서 함께 기뻐했다. 그리고 아이들은 그런 변화를 보고, 루핀 부인의 세상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신들만의 새로운 꿈을 꾸기 시작했다.           



세상은 대단한 사람의 큰 업적으로만 변화하는 것은 아니다. 평범한 사람이 소소한 행복을 발견하는 일에서부터 세상은 더 아름다워질 수 있다.



‘이미 아름다운 세상’이지만 분명히 더 아름답게 할 수 있는 자신만의 역할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모두 ‘미스 럼피우스’이지만, 세상을 좀 더 아름답게 만드는 각자의 일을 찾게 된다면 ‘루핀 부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아이의 한 마디>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고 싶은 마음에 '남의 땅에 꽃씨를 뿌리고 다녀도 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생각만으로 행동하는 것에 대해서 한 번 생각해 봐야 한다.



https://m.oheadline.com/articles/eJXlaKLC2bGyNM5eU-5Edg==?uid=4f8c6c5e6d91434c8dde0827240053c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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