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봐

'힘들면 기대'

by 박세미

Fix You

- Coldplay ♬♬♬


When you try your best but you don't succeed

When you get what you want but not what you need

When you feel so tired but you can't sleep

Stuck in reverse


And the tears come streaming down your face

When you lose something you can't replace

When you love someone but it goes to waste

Could it be worse?


Lights will guide you home

And ignite your bones

And I will try to fix you


And high up above or down below

When you're too in love to let it go

But if you never try you'll never know

Just what you're worth


Lights will guide you home

And ignite your bones

And I will try to fix you


Tears stream down your face

when you lose something you cannot replace

Tears stream down your face

And I


Tears stream down your face

I promise you I will learn from my mistakes

Tears stream down your face

And I


Lights will guide you home

And ignite your bones

And I will try to fix you



이 노래를 우연히 들었다. 이 노래는 나에게 자신 있게 말했다.


‘너 힘들지? 내가 다 고쳐줄게. 다 되돌려줄게. 다 해결해줄게.’


나는 오늘을 사는 내가 힘들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나의 일상은 특별하지 않다. 그 특별하지 않음에 나는 감사하면서 살았다. 그리고 숙제를 하듯이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나에게는 일상이었다. 요즘은 하루가 끝나면 나에게 ‘오늘도 참 잘 버텼다’라는 칭찬도 위로도 아닌 애매한 말을 하곤 했다.


남편은 중국으로 장기출장을 갔고, 코로나로 인해 나와 아이는 거의 24시간을 함께 하고 있다. 하루 세 번 밥상을 차리다 보면 하루가 다 지난다. 그리고 아이의 온라인 수업과 과제, 오프라인 등교, 학원 과제를 옆에서 바라만 봐도 나는 숨이 찬다. 코로나로 인해 다른 사람과의 관계는 거의 멈추어져 있다. 전화통화, 영상통화, 메신저로 서로가 잘 살아 있는지를 확인하는 정도의 관계만이 유지되고 있다.


그래도 이러한 생활의 끝은 있을 것이다.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가 언젠가는 개발이 될 것이고, 남편도 8월이면 출장에서 돌아올 것이다. 그리고 아이도 다시 마스크 없는 세상 속에서 살게 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힘든 줄도 모르고, 코로나 바이러스를 피해 조심하면서 스스로 위로하면서 잘 버텨 왔던 것 같다.


1주일 사이로 아버지와 동생이 아픈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는 의외로 담담했다. 그러나 실상은 나의 아려왔던 그 마음의 실체가 나타날 때가 된 것 같아서 내 몸 안의 ‘괜찮아’ 회로가 잠깐 멈추었었다.


내가 부모님 댁에 갔다가 돌아올 때면, 엄마는 내 차가 사라질 때까지 그 자리에 서 있다. 그 엄마의 모습이 마지막이 될까 봐 마음이 아려올 때가 있다. 그래서 이제 부모님이 아프시거나 형제가 아프면 덜컥 겁이 먼저 나는 것 같다. 이제 우리가 이 세상에서 헤어져도 이상할 것 없는 시간 속으로 들어온 것 같아서 말이다.


나는 괜찮지 않았다. 이들이 치료를 잘 받으면 다시 건강해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나는 괜찮지 않았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고, 주어진 상황에 맞춰서 살아야 한다는 것을 이미 알고 살아가고 있는데도 이러한 것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일은 언제나 힘들다. 그런데 난 내 마음이 힘든지도 몰랐다. 이 노래를 들으면서 ‘도대체 누가 고쳐준다는 거야?’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나는 ‘내가 지금 많이 힘들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노래는 최선을 다했지만 성공하지 못했을 때, 원하는 것을 얻었지만 필요한 것이 아니었을 때, 매우 피곤하지만 잠들 수 없을 때 사람은 좌절을 느낀다고 노래하고 있는 것 같다. 공감이 됐다. 비록 작은 것이라도 내가 간절히 원하는 것을 손에 쥐어야 행복할 것이다.


그리고 사람이 자신을 대신할만한 무엇인가를 잃었을 때, 누군가와의 사랑이 잘 되지 않았을 때, 이것은 너무나 나쁜 상황이니까 실컷 울라고 하는 것 같다. 그럴 때, 빛이 쉴만한 곳으로 안내하고, 따뜻하게 위로해 주듯이 ‘나’도 당신의 힘든 상처를 보듬어 주어 고쳐줄 거라고 노래하고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누군가를 너무 사랑해서 헤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조차, 천국이든 지옥이든지 간에 당신이 노력한다면 당신의 가치는 드러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러므로 당신도 힘을 내서 노력을 하라고 하는 것 같았다.


노래를 여기까지 들었을 때, 내가 ‘YOU’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I’가 누구일까 너무 궁금했다. 나는 노래 가사를 찾았다. 나의 힘든 짐을 내려놓을 수 있는 존재가 누구인지 이 노래가 가르쳐 줄 것 같았다.


가사를 천천히 보다가, ‘I will try to fix you’라는 노래 가사를 보고, 나는 바로 실망했다. ‘I’는 가족도 될 수 있고, 친구도 될 수 있었다. ‘I’는 초인적인 실체가 아니었다. 결국 ‘I’는 마법처럼 ‘YOU’를 고칠 수 없었다. 그저 고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나에게 ‘I’가 초인적인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해 주듯이 노래는 자신의 실수를 통해 배워갈 것이라며 ‘YOU’에게 약속까지 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실제 이 노래는 이 밴드의 크리스 마틴이 아버지를 잃은 기네스 펠트로를 위로하기 위해서 쓴 곡이라고 한다.


노래 가사를 다 읽고 나서 웃음이 났다. 이 세상에 나의 두려움과 고통을 한 번에 낫게 해 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아마도 누군가가 나에게 그런 제안을 한다면, 그 누군가는 사기꾼일 것이다. 이 노래가 전해주는 멜로디가 가스펠(gospel) 같기도 했고, ‘FIX’라는 직접적인 단어가 나에게 초인적인 존재를 믿고 싶은 기대감을 주었다. 그러면서 나는 내 마음을 보았다. 힘든 줄 모르고, 괴로운 줄 모르고, 잘 버티고 있다는 것만을 위로하던 나의 마음을 보았다.


이 노래가 위안이 되는 것은 힘들 때 나의 고통을 해결해 주는 것이 아니라, 그 고통을 나눠가질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 때문인 것 같다. 그래서 이 노래는 힘들면 힘들다고 가족에게 친구에게 기대라고 하는 것 같다. 그들은 빛처럼 나의 상처를 감싸줄 것이니 마음 놓고 기대라고 하는 것 같다.


내가 막상 기대려고 보니, 나는 이미 충분히 그들에게 많은 것을 기대고 있었다. 나는 내가 힘든 것도 그들에게 고마운 것도 느끼지 못한 채 그저 오늘 하루를 버틴다고만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사실을 깨닫자 마음이 가벼워졌다. 그리고 정말 고통이라고 느꼈던 것들로부터 담담해졌다. 그러면서 나는 노래를 수차례 듣고 가사를 곱씹어 보았다. 그리고 나는 나에게 앞으로 다가올 이별의 시간에 대한 두려움을 미리 계산하기보다 현재 나에게 주어진 시간의 소중함을 느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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