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그림책 속 작은 딱정벌레들 이야기

: '황금 왕관을 쓴 외계의 임금님'

by 박세미

김유대, 『이런, 멋쟁이들!』(이야기꽃, 2025)




켜켜이 쌓인 노란색 나뭇잎 위로 갈색 곤충이 그려져 있다. 그림책만큼 커다란 곤충이다. 곤충 뒤로 흘려지듯 써진 곤충의 학명과 자세하게 그려진 곤충의 모습이 곤충의 생태를 사실적으로 알려줄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한다. 표지만으로도 이 그림책이 어떤 그림책인지 충분히 알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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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그림책은 정보 이상의 이야기들을 품고 있었다. 곤충에 대한 생태적 특징뿐만 아니라, 그들의 모습에서 느껴지는 재미있는 이야기도 있었다. 이 짧은 이야기가 미소를 짓게 하고, 감동을 선사하기도 한다.


딱정벌레만을 소개해 놓은 이 그림책은 실제로 작가가 6년에 걸쳐 50여 종류의 딱정벌레들을 조사해서 그중 스물의 딱정벌레를 그려 놓았다고 한다.



먼저, 딱정벌레를 소개하기 전에 확대된 딱정벌레의 일부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 안에 자신만의 상상력을 담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황금 왕관을 쓴 외계의 임금님,’ ‘꽃 피워 달라고 기도하는 달 토끼,’ ‘사이좋게 책을 읽는 다정한 두 친구’ 등 딱정벌레마다 특별한 이야기가 만들어졌다. 마치 그림자놀이 같기도 하고, 착시 놀이 같기도 한 곤충에 대한 짤막한 소개가 또 다른 많은 것을 상상하게 만든다.



어떤 딱정벌레의 일부일지 궁금해질 때, 그림책의 한 면 가득 채워진 온전한 모습의 딱정벌레가 등장한다. 자세하게 그려진 모습과 다양한 색깔로 칠해진 그 위풍당당한 모습에 놀란다. 그리고 자 위에 놓인 박제된 진짜 딱정벌레의 너무나도 작은 크기에 또 한 번 놀란다.



커다란 화면 가득 그려진 딱정벌레가 실제로는 손톱 크기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마치 무시당하고 인정받지 못했던 존재가 무대 위에 올라가 박수를 받고 있는 기분이 들게 한다. 동시에 그 작은 딱정벌레를 수도 없이 관찰하고 커다랗게 그려낸 작가의 노고와 애정이 느껴진다.



자연을 소개하는 정보만 담은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이야기를 담았다는 것과 작은 존재를 커다란 화면 안에서 보여주었다는 것이 이 그림책이 가지고 있는 커다란 매력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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