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작이 반이다'
이량덕, 『시작점』(사계절, 2005)
까만 문의 손잡이를 열면 아침 햇살이 들어온다. 그 까만 문의 손잡이는 작은 점이었다. 그 작은 점은 식물을 키우고, 시간을 보여주고, 눈, 물고기, 우산, 목걸이, 반지, 성냥, 연필심이 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시끄러운 소리를 멈추게 하는 것, 흥을 멈추게 하는 것, 오랫동안 정든 것을 멈추게 하는 것 등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하는 그 시작에도 까만 작은 점이 있다.
서사는 시처럼 간결했지만, 그 작은 점은 저마다 새로운 이야기를 품고 있었다. 그 안에 품고 있는 이야기는 공감을 이끌어 냈고, 디자인처럼 그려진 그림은 상상력을 자극하여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찾아내게 했다. 그래서 장면마다 여운이 남아서 한 장면, 한 장면 쉽게 넘겨지지 않게 하는 것 같다.
까만 작은 점이 일상을 만들고, 시간을 만들어 자기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시작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시작을 어렵게 생각한다. 어떤 일을 시작할 때, 어떻게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할 때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각보다 시작은 거창하지 않은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시작을 두려워 하기보다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에서부터 움직여보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큰 날갯짓이 필요한 순간도 있겠지만, 작은 첫걸음이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