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단계에서 온갖 인풋을 마구잡이로 정리해왔다. 그중에 몇 가지에만 영향 받으면 되는 거겠거니 생각했는데 지속적인 작업을 위해 방법론을 구체화해가고 있다. 실질적인 계기는 지난 학기 수업에서 기획 과정을 공유해야 했기 때문이다. 늘 기획 틀이 어느정도 잡힌 후에 피드백을 받는 정도의 단계에서 기획안을 공유해왔다. 그런데 틀이 잡히기 전, 자료 조사 단계에서 공유를 하다보니 어느 정도의 형식이 필요했다.
그게 계기가 되긴 했지만, 막상 정리하고 나니 내가 지나치게 개념/관점 텍스트에 인풋이 몰려 있는 것을 알고 실생활에서 겪는 바에 더 집중할 수도 있었다. 즉, 방법론을 정리하게 된 계기는 발표를 위한 것이었지만 막상 시작하니 균형을 맞춰나갈 수 있는 시각자료 역할을 해주고 있다.
처음엔 크게 네 가지로 나누어보았다. 내용이 안 잡혔는데 표현형식을 어떻게 구상하라는 건지 난감했다. (과제에서 표현 레퍼런스를 쓰라고 해서...)
ver1
이론적 배경 + 주제 레퍼런스 / 구체적 경험 및 목격 자료 / 이미지, 분위기, 구성 등 표현형식 레퍼런스 / 고민
이를 통해 내용과 형식을 동시에 생각해볼 수도 있었다. 뭐랄까, '내용 -> 형식'이 아니라 애초에 내용과 형식을 하나인 것인양 엮어내는 것이다. 내러티브와 스타일이 유기적 관계를 맺으면, 스타일이 하나의 내러티브가 되기도 하는 것 같다. 영상은 시청각 이미지들의 결합이다. 그 연결 방식이나 연결로써 만들어지는 것 또한 내용이라는 것을 새삼 더 알아가며 기획하고 있다. 이를테면, 내용과 형식을 동시 고려하다보니, '영속성' '반복'의 표현을 하나의 대사나 직접적인 이미지가 아니라 루핑이라는 형식으로 다가가는 것을 고려하게 된다. 형식이 내용이 됐을 때, 관객이 감상하는 건 각각의 이미지나 대사에 머무르지 않게 된다. 애초에 감상이라는 말이 전제하는 시청각적 경계가 무너지고, 그 감각들의 종합이 만들어내는 시공간을 경험하게 된다. 형식은 관객이 본래 지닌 각각의 경험 속에서 다르게 존재하며, 관객과 영화의 상호작용은 상영/감상하는 시공간을 매개하기 때문이다.
네 가지로 두고 자료를 정리해나가다보니 한계가 있었다. 타인의 이야기를 내가 들은 것을 '구체적 경험'으로 묶다보니 나의 경험과 분리가 되지 않았다. 물론 '타인의 이야기를 들은 나의 경험'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타인이 전해주는 또다른 타인의 경험은 따로 분류할 필요가 느껴졌다. 또한 영상 레퍼런스도 표현 위주의 것과 주제 중심으로 나눠야 할 것 같았다. 표현형식도 하나의 내용이라는 기조는 유지하되, 해당 영상을 참고해야 하는 이유는 프로젝트와의 연관성이 높다는 것인데 그것이 '형식'인지, '주제'인지 명시해두는 것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자료를 모으는 것은 진행하려는 프로젝트를 위한 맥락 속에서 이뤄진다는 것을 반영하고자 '수집'이란 단어로 정리했다. 자료 정리의 목적 잊지 말기. (물론...수집이란 말이 늘 어떤 목적을 전제하는 것은 아니지만...)
ver2
관점 및 정보 수집
이론적 배경 + 주제 관련 콘텐츠
경험 수집
구체적 경험- 나의 목격
구체적 경험- 나의 이야기
구체적 경험- 타인의 이야기와 목격
표현 레퍼런스 수집
이미지+분위기+구성 등 표현 형식
고민
제작 자체에 대한 고민
내용 관련 고민
문제의식 / 생각정리
왜 관찰이 아니라 목격이라는 용어를 쓰는지...는...아래 링크...참조...
https://brunch.co.kr/@birdhoon/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