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오염에 대해 60억 분의 1이 하는 생각
환경이 파괴되고 있다는 소식은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에게 문제로 인식되어 왔다. 하지만 우리는 내가 버리는 쓰레기, 내가 사용하는 일회용품, 내가 쓰는 물, 내가 사용하는 교통수단이 그 환경 파괴에 일조하고 있다는 생각을 쉽게 하지 못한다. 반대도 마찬가지다. 내가 재활용이나 분리수거를 열심히 하고,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하고, 물을 아껴 쓰며, 자가보다는 대중교통을 이용한다고 해서 환경 파괴가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하기 어렵다. ‘세상에 인구가 얼마인데 나 하나 그렇게 산다고’, ‘수많은 공장과 기업이 해야 할 일이야’라며 우리는 우리의 편의를 쉽게 포기하지 못한다.
코로나가 한창이다. 한국은 그 추세가 한풀 꺾여 일상생활이 어느 정도 자유로우며, 방역의 수준은 국가가 규제하는 틀 아래 개인전으로 접어들었다. 하지만 세계적으로는 난리도 그런 난리가 없다. 사망자가 백만 명을 넘어섰다. 이탈리아에서는 병원이 더 이상 환자를 수용할 수 없고, 병원 화장실에서 시체가 발견되기도 했다. 백신과 치료제의 개발 소식이 간간이 들려오지만 여전히 그 시기는 가늠할 수 없다. 이 위기는 정치, 경제, 문화적으로 세계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기후변화는 이제 조금 더 가시적으로, 큰 영향력을 가지고 우리 삶에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 지구에서 가장 추운 곳인 시베리아는 얼음이 녹고 있다. 얼어 있던 아주 오래전에 죽은 동물의 사체가 녹아 그 시대에 존재했던 바이러스들이 다시 발병했다. 높아진 지구 북단의 기온이 지구 남단에서 올라온 장마전선을 밀어내지 못해 아시아는 전례 없던 오랜 장마를 겪었다.
한편으론 이렇게 생각한다. 이게 진짜 인류의 발전일까? 몇 날 며칠을 이동해야 갈 수 있었던 거리를, 이제는 반나절 안에 못 갈 곳이 없다. 평균 연령은 높아져서 지금은 100세 시대를 살고 있다. 세계 어느 곳에 있어도 실시간으로 소식을 접할 수 있다. 오전에 주문한 물품이 자정이 되기 전에 집 앞에 도착한다. 이전보다 편한 삶을 이전보다 더 오래 살게 됐지만, 어느 때보다 인류는 그에 대한 반작용을 크게 겪는 중이다.
세계적인 문제는 국가차원에서 힘써야 한다. 세계 많은 나라의 대표자들이 환경보호에 동참해야 한다. 세계적으로 합의된 기준이 있어야 하며 개별 나라에서는 그 기준에 대한 강제력이 동원된 규제가 있어야 하고 시민들의 의식을 일깨워야 한다. 지구적 문제는 상향식으로 환경문제를 다루기엔 그 끝이 세계모든 인구이기에 하향식으로 규제를 주고 경각심을 주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일 것이다. 그 과정에서 우리의 자유가 어느 정도 제한될 수 있다. 하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으로 우리는 큰 자유를 원하는 반면 적은 책임의 대가를 지불하며 살아왔다. 그리고 그렇게 쌓인 대가가 우리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민주주의, 개인주의, 자본주의의 사상 아래 선을 넘은 자유에 익숙해진 세계인의 의식은 더 이상 후퇴할 곳이 없다. 나 하나쯤이야 라는 생각과 내가 지불하지 않은 불법, 불의에 대한 비용을, 이전에는 내가 알지 못하는 누군가가 받아왔었다면, 이젠 그 책임이 돌고 돌아 다시 나에게, 전 인류에게 돌아오고 있는 중이다.
함께 살아가는 지구촌 시대다. 우리는 더 현명해질 필요가 있다. 넓은 지구는 더 이상 우리의 편의에 따른 문제들을 포용할 만큼 많은 공간이 남아있지 않다. 이미 충분히 늦었다고 생각한다. 더 늦기 전에 우리는 우리의 터전을 지켜야 한다. 우리 집. 우리 동네. 우리 지역. 우리나라를 넘어 우리 세상이라는 유대를 가지고 지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