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님 농구가 하고 싶어요
글에 대한 열정이 식었다고 생각할 때 즈음.
내 삶에 글이 들어올 공간이 없다고 체념 할 때 즈음.
인생에서 마주하는 중요한 사건과 사람과 상황이 글보다 중요하다고 느껴지는 요즘.
누구도 나의 글과 꿈을 기대하고 있지 않다는 걸 알았을 때.
나는 나의 인생에 글을 지워야겠다고 생각을 했었다.
저기 의식의 가장 아래에 꾹꾹 눌러 담아서 웬만한 감정의 파도가 몰려오지 않는다면 꺼낼 일이 없지만, 그만한 감정이 일 때는 쓰이도록 둘 만한 곳에… 그렇게 둘 수 있는 가벼운 것이 아니기에 나는 잊으려 했다.
글을 가지고 의식주를 해결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러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글을 쓰는 것으로 대체하기까지 필요한 노력과 시간과 운을 나는 기다릴 수 없었다. 나는 비겁하고 의지가 약하며 현실에 굴복하는 사람이더라. 노력하면 반드시 미래가 보장되는 일이 아니기에 나는 내 꿈을 도박과 같이 취급할 수밖에 없었다. 이것은 곧 내 능력에 대한 불신과, 현실을 극복하고 나의 능력을 초월한 인생을 살아 보려는 굳은 의지의 결여다.
뇌리에 남은 어떤 비참한 순간들 보다도 나를 가장 비참하고 초라하게 만드는 상황 중 하나가 꿈을 포기하는 나의 모습을 마주하는 것이었다. 꿈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붙든다면 그 순간은 때때로 나를 찾아와 괴롭힐 것이 분명하니 포기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다시 열정이 찾아온다면, 그때는 꾸준히 오랜 시간 공을 들일 수 있는 예쁜 시간이길 바란다.
결국 잊지 못하고 다시 찾을 것을 안다. 홀린 듯 흰 바탕에 타이핑을 하고 있는 손가락에 남은 것은 미련이다. 미련이 다시 꿈이 되고 미래가 되는 순간이 찾아오길 바란다. 여유를 찾는 마음이 아니라 살기 위한 투쟁과 자유롭고 아름다운 삶에 대한 책임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