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절대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시린 겨울을 비집고
찾아와 주었다
온 몸을 삐그덕대게 만들고
온 힘을 다해 양 어깨를 모아만든
겨우 온기 한 줌에 하루를 버텨내었는데
온 땅을 적시는 다사로움에
이유없이 기운이 솟는다
여름
천천히 대지를 나를 세상을 북돋우던 태양은
내리막길을 브레이크없이 질주하듯
어마어마한 뜨거움을 던진다
한낮 땅을 딛고 일을 해야하는
그늘한점 없어도 꾹 참고 일을 해야하는 나에게
태양은 거대한 뜨거움을 커다란 추로 만들어
내 어깨에 올려놓았다
무언가 무겁게 누르는 기분
일을 어쩔 수 없이 멈춘다
가을
영원할 것 같은 불같은 햇빛도 서서히 스산함에 자리를 내어준다.
내 몸을, 내 영혼을 바삭바삭 말려버릴 듯한
한 없이 미웠던 햇살이 물러감을
왜 나는 아쉬워하는가?
겨울
아무리 포근하다해도.
스산하여 싫은 계절
함박눈이라도 내리면 그나마 좋은 계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