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돌고 마는구나
요즘 상황이 말이 아니다.
한가하게 글이나 쓰고 있냐고 누군가가 욕을 해도 괜찮을 정도이다.
눈을 뜨는게 두려운.
아침이 오는 것이 속상한.
이불 빨래를 했다.
이불 빨래도 사치인 요즘인데.
이불이 커서 그런지 탈수가 잘 되지 않는다.
세탁기가 돌아보려고 애를 쓰지만 무게가 한쪽으로 몰려서인지 돌다 말다 돌다 말다 한다.
한참을 세탁기는 탈수를 하려고 이리돌다 저리돌다.
바라보던 나도 지쳐서 어찌할 바를 몰라 의자에 털썩 주저 앉았다.
후..........
나도
세탁기도
되는게 없구나.
기운없이 눈을 감고 있다가 문득 들려오는 소리.
탈수가 되고 있다!
나도 모르게 세탁실로 달려갔다.
세탁기 안에서 이불이 빠른 속도로 돌고 있다.
아주 빠르게 경쾌하게.
멍하게 바라보다
'나도 한 바퀴만 더 돌아볼까?'
'그러면 되려나? 되겠지?'
모르겠다.
모르니까
한 바퀴만 더 돌아봐야겠다.
한 바퀴만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