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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쌓이다

by 쌍꺼풀 오이씨

당신이라는 눈이

내 마음이라는 나무에 내렸었다.


당신이라는 눈이

내 마음이라는 나무에 쌓였었다.


당신이라는 눈이

내 마음이라는 나무에

사박사박

소복소복

수북수북


당신이라는 눈이

내 마음이라는 나무에

너무 많이 쌓였었다.


당신이라는 눈에

내 마음이라는 나무는

부러졌었다.


해가 떴다.


당신이라는 눈은

내 마음이라는 나무위에서 반짝였었다.

마치 신이난 어린아이처럼


'해를 만나 신나나보네'


내 마음은 속상했었다.


당신이라는 눈은

내 마음이라는 나무에서 사라졌다.

물이 되어 똑똑 떨어지며


그것이 기쁨에 흘리는 땀방울인지

그것이 슬픔에 흘리는 눈물인지

나는 알지 못한다.


당신이라는 눈은

떠나고


내 마음이라는 나무는

부러진 채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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