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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by 쌍꺼풀 오이씨

폭포처럼 쏟아 내던 분노도

구멍난 쌀 자루 마냥 헤프게 흘리던 웃음도


툭 툭 소리 내며 떨어지던 눈물과

함께 터져 나오던 짐승 같던 울음도

배시시 봄 꽃 마냥

어쩔수 없이 새어나오던 미소도


내 기운을 써서 내 보이던

감정들


적게든 많게든 나를 힘들게 했던 것

감정들


이젠 사라졌다

이젠 안힘들다


신의 선물이라……


내 힘듦을 신은 아시고

나를 어여삐 여겨

나에게 선물을 주고 말없이 가셨다.


뇌졸증.


이 선물은 내가 더 이상

감정때문에 힘들지 않게

든든히 날 지켜주겠지


아무 말 없는 신이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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