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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현 Aug 26. 2021

유령의 피난

단편 소설(3)

 3. 화적연에서               

 






   화적연을 감아도는 강물 흐르는 물소리가 들려오는 곳을 바라보다 보면 돌탑들이 여러 개가 보였고, 몇몇 사람들은 그곳에서 빨래를 하고 있었다. 몇몇 사람들은 물속에 들어가서 고기를 잡기도 하고, 아이들은 다른 곳에서 수영도 하면서 놀고 있었다. 그 풍경을 보면 자연에 취해서 술 한 잔에 세상살이의 걱정거리에 게을러지고 싶어지기도 할 것 같았다. 하지만 한쪽 구석에 언제부터인가 산장이 들어서기 시작했고, 그 곳에서는 아주 어두운 일들이 진행되고 있었다. 대략 십여 명의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었는데 그 중에서 권지현이라고 불리는 인물은 여기에서 가장 높은 사람처럼 보였다. 그는 약간 오래되어 보이는 고풍스런 의자에 앉아 있었는데, 그의 책상서랍 속에는 밀거래를 한 기록들이 적혀있는 장부들과 인적관리 대상 명부들이 함께 들어있었다. 명부에는 박정서에 관련된 기록들도,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기록들도 있었다. 아무래도 사람들을 설계하여 자기들 조직으로 끌어들인 사람들의 명부인 것 같았다. 그리고 가장자리에는 여러 가지 밀거래한 물건들이 가득 쌓여 있었다. 인삼과 마약, 예술품들은 물론 여러 가지 구하기 어려운 귀한 약재들이 놓여있었다. 게다가 희귀한 야생동물들도 상자마다 가득했다. 특히 박쥐가 상당히 많았는데 이것은 모두 야생동물보호법에 위반되는 것이었다. 야생동물을 먹으면 인체에 심각한 병에 걸릴 위험도 있고, 그게 전염병을 불러 일으켜서 많은 사람들에게 전염되어 사람들에게 펴져 나갈 수 있는 위험성도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들은 계속해서 몸에 좋다면 병에 걸릴 위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야생동물들을 즐겨 먹고 있다. 그게 몸에 좋다고 생각하면 비싼 돈을 들여서라도 사기 때문에 그 돈에 대한 가치가 자신의 몸을 건강하게 해 줄 거라고 믿는 것이다. 이런 어리석음을 교묘하게 이용하는 자들이 바로 유령의 피난이다. 

  권지현 그는 유령의 피난에서도 숨겨진 인물이었다. 리더가 명령을 하면, 사람들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하여 조직원으로 끌어들이는 일들을 한다. 평범한 사람들이 조직원이 되면 그 사람에게는 얼굴을 보이면 안 된다. 그래서 조직에서는 숨겨져 살고 있었다. 그는 또한 밀거래를 하고 자금을 만들어 내는 역할을 하는 인물이었다. 권지현이 사라진다면 유령의 피난에의 조직력은 꺼져가는 시발점이 되리라.

  권지현의 얼굴은 약간 둥근형이고, 이목구비가 뚜렷하며 아주 긴 머리를 가졌다. 그는 자신이 짓고 있는 죄의 죄책감을 머리 기르기로 위안을 삼고 있는 스타일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는 남자지만 머리가 길었고, 자신의 미를 머리 가꾸는 일에 부여하는 스타일이었다. 머리카락만이 자신의 얼굴에 아름다움을 가져다준다고 믿는 사람이었다. 물론 그는 남자다. 그런데도 유난히 머리카락을 애지중지하였다. 

  “요즘에는 영 일이 없는 것 같아......” 

  권지현이 심심하고 따분하다는 듯이 말했다.

  “형님, 그게 무슨 소리십니까?” 

  그의 부하들 중 한 명이 물었다.

  “요즘 리더도 아무 말이 없어. 누굴 조직으로 끌어들이라는 말도 없고......” 

  권지현은 책상을 보았다. 

  “그래도 며칠 전에 거래는 성공적이었고, 자금도 리더에게 잘 전달되지 않았습니까?” 그의 부하들 중 한 명이 물었다.

  “그렇긴 했지. 헌데 자금조달 보다는, 사람을 조직원으로 끌어들이는 게 재밌잖아.” 지현은 크게 웃었다. “조직원을 늘리는 것보다 예술적인 일이 뭐가 있겠어? 인생은 정해져 있는 거야. 그걸 정하는 게 바로 내가 하는 일이고, 신의 축복을 내가 주겠다는데, 감사히 여겨야지.” 

  “하긴 면접관보다도 더 위에 있는 분이시죠.” 

  부하들 중 한 명이 말했다.  

  “면접이라는 게 뭐 별거 있나. 자격요건을 충족할 이유가 있어야 지원도 가능한 건데, 내가 그 이유를 없애고 운명을 주겠다는 얘기인데, 안 그래?” 

  지현은 비아냥거리면서 말했다. 

  권지현 그는 사람 운명을 자기 손바닥에 쥐고 있다는 착각에 빠져있는 사람이었다. 그는 신을 자처하는 오만함과 거만함이 하늘을 찌르듯이 자라나 있는 사람이었고, 그를 따르는 부하들은 늘 그런 그를 칭송하며 그의 기분을 맞추어주고 아양을 떨어대었다. 그는 특히 부하들의 운명을 쥐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 대단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은 유령의 피난의 조직력을 강화시켜주는 강한 힘을 지니게 해주었다. 리더도 그런 그의 기분을 맞추어 주어야 한다는 것을 그에게 붙여준 조직원들에게 일러주었고, 그것은 권지현을 더 안하무인으로 만들어 주었다. 그는 자신의 위치가 조직에서 리더 다음으로 알고 있었으며, 자신을 따르는 부하들도 자신이 얼마든지 죽이고 살릴 수 있다고 여기고 있었다. 그러나 실상 그도 리더에게 이용당하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정서와 혜주는 화적연에 도착했다. 이미 타고 온 마차를 보냈고, 다른 마차를 빌렸다. 정서는 돈을 넉넉히 건네주고, 기다려달라고 했다. 정서는 먼저 화적연으로 들어가기 전에 화적연을 조사하기로 했다. 금수정에서처럼 일당들이 매복을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그들을 한층 긴장하게 했다. 그래서 그는 먼저 주변을 살펴보기로 했다. 

  화적연의 화강암 바위는 한탄강이 곡류하는 가운데 물의 침식작용으로 인해 생겨난 것이었다. 큰 거북이를 닮은 것 같기도 하고, 어찌 보면 큰 달팽이를 닮았다고 볼 수 있는 바위, 짙은 푸른색 강물, 눈에 박힐 것 같은 현무암 절벽이 한데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정서는 가까이서 보기 위해 강물로 가보았다. 강물이 떠내려갈 때 흐르는 물의 규칙적인 소리가 자신이 처한 어지러운 마음을 잡아주면서, 잠시나마 세상의 역경이 잊히는 것 같았다. 물살이 굽이치며 흘러가는 광경에서 마치 절망에서 희망이 보이는 것 같았다. 솟아오른 화강암의 웅장한 바위도 그런 느낌을 주었다. 자신의 상황과 지금의 자연경관은 너무나 닮지 않았던가. 정서는 화강암 바위를 보더니만, 반대쪽 언덕을 바라보았다. 나무들이 보였다. 산장은 보이지 않았다. 아무래도 올라가서 직접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험난해 보이진 않았다. 혜주도 똑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둘의 생각은 일치했으리라. 둘은 조심해서 그곳을 올라가보기로 했다. 여기에 분명 산장이라고 했으니, 뭔가 사람들이 오간 흔적이 있을 것이다. 발자국이나, 혹은 먹을 것을 버린 흔적이라도 말이다. 정서와 혜주는 천천히 주변을 탐색하면서 올라가기 시작했다. 멀리서부터 인기척이 느껴졌다. 눈은 그대로 인기척 있는 곳을 포착했고, 정서의 생각대로 그들은 먹고 남은 음식찌꺼기들을 버리고 있었다. 대략적으로 그들을 살펴보아도 열 명 정도의 인원이 돼 보이는 듯 했다. 열 명이나 되는 인원들을 정면으로 싸워서 이기기는 힘들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익배의 부하들은 인원이 많은데다가 우리 쪽은 혜주하고 나뿐인데, 정서는 난감해하며 자신이 어찌 해야 될지 몰라 하늘을 쳐다보았다. 

  “정서야, 지원 요청할까? 경찰에” 

  혜주는 정서를 바라보았다.

  “아니야, 그러다가 경찰들 오기 전에 뭔가 잘못될지도. 저기 있는 놈들이 어딘가로 달아나버릴지도 모르잖아. 그렇게까지 기다릴 시간이 없어. 게다가 내가 이렇게 살아 온 것에 대한 증거들을 놓칠 수 있는 확률이 올라가고, 저 놈들이 없애 버릴지도 몰라. 자칫 잘못하다간, 모든 것을 놓칠지도 몰라......” 

  정서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럴 수도 있겠구나. 그러면 어떻게 하지....... 그래도 경찰을 불러야 하지 않을까?” 

  혜주는 정서를 빤히 쳐다보며 말했다.

  “아니야, 안 돼. 나중에라도 도착해서 잡는다고 쳐도, 증거가 인멸될 가능성이 높아. 이번 일은 아무래도 몰래 처리해야겠어.” 정서의 표정이 굳어졌다.

  정서는 고민하더니만 한 가지 꾀를 내었다. 그리고는 혜주에게 귓속말로 자세히 일러주었다.           


 






 


날이 어두워졌다. 정서는 쥐불놀이를 하면서 앞으로 걸어가 불이 붙은 깡통을 문 앞에 던졌다. 

  "깡!!!!!!!" 


  "이게 무슨 소리지?"

  권지현의 부하들 중 한명이 말했다.

  "지금 밖에서 무슨 소리가 나는 거 아니야."

  권지현의 다른 부하가 말했다.

  정서는 문 밖애서 쥐불놀이를 할 깡통을 하나 더 돌리고 있었다. 

  권지현의 부하들 중 한 명은 창문으로 밖을 보았다. 

  "어떤 미친놈이 문 앞에서 쥐불놀이를 하고 지랄이야??"

  "뭐! 쥐불놀이라고!!!"

  "우리 모두 밖으로 나가보자."    

  그렇게 해서 여섯 명 정도가 밖으로 나왔을 때였다. 갑자기 그물이 공중에서 떨어지더니만 그들을 그물에 가두어 버렸다. 그물이 옥죄어오자 그들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었고, 공포심과 두려움으로 그들의 마음을 가득 차게 만들었다. 그들은 서로 간에 뒤엉켜서 더욱 몸부림치기 바빴고, 자신의 목숨이 위험하다는 조급함이 들어서인지 벗어나려는 몸부림에 서로를 밀치며 야단이었다. 그러나 그물은 그들의 몸부림이 거세어질수록 더욱 더 그들을 조여 왔다. 

  “뭐야~~~, 에구, 이게 뭐야~~ 사람 살려~~~!”

  “사람 살려~~!”

  “살려 주십시오~~ 형님~~!”

  하나 같이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 목소리를 듣고는 나머지 놈들도 나왔는데, 이때를 노려 정서와 혜주는 바닥에 걸어 놓은 밧줄을 당겼고, 한 사람이 넘어지니, 뒤에 두 사람도 덩달아 넘어지는 꼴이 되었다. 그 모습이 얼마나 우스꽝스러웠던지 지켜보는 두 사람은 웃음이 터져 나올 뻔했다. 그들은 그만 넘어져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 혜주는 이때다 싶어서 밧줄을 이용해서 넘어져서 나뒹구는 세 명을 재빠르게 묶어 버렸고, 반항하는 놈들은 가차 없이 기절시켰다. 물론 그들을 잡는 데 어려움은 그다지 없었다.  정서는 문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문 안으로 들어가니 안에는 권지현과 부하 한 명만 있었다. 정서는 부하 한 명을 정면으로 상대했다. 물론 부하는 정서의 상대가 되질 못했다. 자신들의 동료들도 무참히 당하지 않았던가. 사기가 위축 되어 있었으며 정서의 기세는 그런 사기를 짐작이나 한 듯 그 부하를 짓누르고 있었다. 정서는 날아오는 주먹을 몇 대 피하더니만 돌려차기 한방으로 기절시키고 말았다. 이제 남은 것은 권지현 한 명뿐이었다.

  “참 오랜만입니다.” 

  정서는 눈은 권지현에게 지금까지 당한 분노로 이글거렸다.

  “너는......대체...... 누구냐?” 

  권지현은 기겁하며 입술을 부르르 떨었다.

  “십년 만인데...... 어찌 저를 잊으실 수가 있습니까?” 

  정서는 분노로 가득차서 주먹을 으스러지도록 움켜쥐었다.

  권지현은 너무나 순간적이고, 경악스러운 이런 상황에 당황하여, 자신의 책상서랍에 있는 총을 미쳐 꺼내서 가지고 나올 것을 생각지도 못했다. 권지현은 물론 총이 있었다. 하지만 총을 몸에 지니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고, 그 총을 지금 상황에서 가지고 나와야 한다는 생각조차 못했던 것이다. 그는 갑자기 총이 생각이 났다. 부하들이 이렇게 당할 때까지 상황 파악조차 제대로 못하고 있었지만, 그는 총을 가지고 올 생각으로 방으로 뛰었다. 그는 허겁지겁 뒤를 돌아서 가려는데, 정서는 번개같이 날아올라 그의 등을 걷어 찾다. 권지현은 그만 나뒹굴고 말았고, 정서는 그의 등을 타고 앉아서 칼을 꺼내더니만 그의 목에 대었다. 

  “움직이지 마라!” 

  정서는 지현의 귀에 대고 말했다. 

  밖에서 혜주는 그물에 걸린 놈들과, 밧줄에 걸린 놈들을 모두 다 잡았고, 그들을 밧줄로 꽁꽁 묶어서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혜주는 정서가 있는 문 안으로 들어갔다. 정서는 이미 권지현을 잡아 묶어 놓은 상태였고, 책상 서랍을 열어 보고 있었다. 정서는 거기에서 자신의 운명이 도둑맞은 것을 확인하면서 격렬히 분노하고 있었다.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권지현에게 운명을 도둑맞은 것에 대해서 말이다. 그는 분노하면서 명부를 한 장 한 장 넘겨보았고, 끓어오르는 분노를 억제해야만 했다. 그러나 한계가 넘어버린 것일까......

  “이 개자식이!” 

  정서는 자신의 손에 들은 칼을 묶여있던 권지현을 겨누며 말했다.

  “그만둬!” 

  혜주가 소리쳤다. 

  혜주는 재빨리 뛰어가서 정서 앞에 섰다. 혜주는 지금보다 상황이 더 악화되길 원치 않았다. 무엇보다도 정서가 살인 하는 것을 원치 않았다. 

  “경찰서로 넘기자. 이미 증거도 확보한 상황이잖아.” 

  혜주는 정서의 흥분을 가라앉히면서 말했다. 

  “우리가 만약 경찰에 지원을 요청했다면, 아마, 이런 중요한 서류들이 이놈들에 의해 불에 태워버려졌을지도 몰라.” 

  정서는 이성을 되찾았는지, 분노를 가라앉히면서 입을 뗐다. 

  정서는 명부를 혜주에게 보여주었다. 

  “그랬을지도 모르지. 지금은 은밀하게 움직이는 게 나을 것 같다.” 혜주는 명부를 보고는 권지현으로 눈길을 돌렸다. “너희들의 리더는 지금 어디 있지?”  

  “......” 

  “똑바로 말하는 것이 좋을 거다.” 정서가 매섭게 권지현을 쳐다보았다. “입을 끝까지 다물겠다는 건가. 유령의 피난에서의 고문은 알고 있겠지. 뼈 마디마디가 부서지는 고통을 알게 해줄까?” 정서는 웃으면서 꺼내든 칼을 오른손과 왼손으로 번갈아 옮겨 잡으며 권지현을 위협했다.

  “알았어, 알았어, 하지마! 내가 다 말할게!” 권지현은 겁을 먹으며 소리쳤다. “비, 비, 비둘기낭 포, 포, 폭포에 있어.” 

  권지현은 벌벌 떨면서 리더가 있는 곳을 말했다.

  “그냥 비둘기낭 폭포라고 하지 말고 정확한 장소를 말해!” 

  혜주가 말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폭포가 아닌 하늘다리 가는 길 사이에 있어. 폭포로 내려가지 말고 하늘 다리로 가는 길에서 찾아보면 산장이 하나 보일 거야. 하나 밖에 없으니까 쉽게 찾을 수 있어. 거기가 바로 리더가 있는 곳이야.”

   권지현은 겁에 질려서 몸을 부르르 떨었다.

  정서는 오른손으로 잡았던 칼을 던져서 왼손으로 잡고 다시 던져서 오른손으로 잡더니만 권지현에게로 오더니 칼을 목 가까이에 대었다.

  “거짓으로 말했을 때는 너의 목숨은 없는 것이다. 알고 있겠지?” 

  정서는 멱살을 쥐었다. 

  “물......물 론...이지!” 

  권지현은 더욱 더 기겁했다.

  정서는 권지현의 멱살을 풀고 놓아주면서 던졌다. 일단은 밖에 있는 놈들까지 포함해서 모두 경찰서로 넘겨야 했다. 혜주는 그들 모두를 경찰서로 넘기기 위해 마부를 불렀다. 수가 10명이 넘으니 마차를 한 대 더 불러야만했다. 그렇게 두 대의 마차로 모두 경찰서로 보내버렸다. 혜주는 돈을 더 주고는 마부들에게 부탁을 했다. 때 마침 금수정에서 보낸 마차가 도착했는데 도현의 편지를 가지고 왔다. 편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혜주야.

  무사해서 다행이야. 아직도 화적연이야?? 

  지금은 어디야?? 

                                도현이가.          


 

  혜주는 도현에게 다시 편지를 썼다.           

  도현아.

  지금 화적연이야. 우리는 지금 비둘기낭 폭포로 가려고 해.

                                      혜주가.           







“여기에서 하늘다리까지 8킬로 정도지만 걸어가기 보다는 마차를 타고 이동하자. 시간이 오래 걸리니까.”

  정서가 말했다.

  “응. 알았어.” 

  혜주가 대답했다. 

  둘은 불을 쬐며 노숙을 준비했다.  

  “명부는 혜주 네가 잘 가지고 있어. 너에게 줄 테니까!”

  “어? 내가?” 

  혜주는 어리둥절해 있었다. 

  “응. 내 운명의 키는 너에게” 

  정서는 혜주에게 명부를 건네주었다. 

  그리고 둘은 화적연에서 유령의 피난이 빼돌린 최익현 선생님의 초상화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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