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42]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지만

by 리카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 기계에 찍히는 숫자도 거짓을 말하지 않는다. 그러나 가끔은 거짓말을 해줬으면 한다.


열심히 체중감량에 힘쓰고 있는 요즘, 저울에 오르면 내가 기대하는 숫자가 나타나길 바란다. 그러나, 이 저울은 진실만 알려준다. 가혹하게.

아무리 내가 앞자리가 바뀌길 바랄까. 다만,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 예뻐서 기분 좋은 숫자가 나오길 바라는 것일 뿐인데.


남편의 워치로 인바디를 측정할 수 있다. 매일은 아나지만 스스로 체크를 하고 있는데, 어제 밥은 먹지 않았지만, 곰국을 먹어서 체지방이 다시 상승했다고 기분이 다운된 남편. 얼마나 운동과 식단을 열심히 하는지 알기에 체지방이 쑥 올라간 그래프를 보고 얼마나 가슴이 철렁했을까. 에구, 조금 덜 오른 숫자를 만났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동기부여도 더 될 텐데 말이다. 어찌나 진실한지 우리의 마음은 신경조차 쓰지 않는다.


통장의 잔고도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앞자리가 바뀌든, 뒤에 0이 하나 더 붙으면 좋으련만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


거짓말을 하지 않는 숫자 덕분에 수고로이 행하고 얻는 것에 대한 기쁨을 절로 알아가는 것 같다. 비록 진실한 숫자는 잠시 아픔을 주지만, 내가 원하는 숫자로 바꾸기 위해 다시 일어나도록 만들어 준다.


0~ 10까지 숫자의 나열에 나의 희로애락이 커지거나 작아지지만, 거짓을 모르는 숫자처럼 진실되게 열심히 나아가야지, 그럼 원하는 숫자들을 만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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