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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루장 Sep 24. 2021

많이 팔아야 할 책의 다른 이름은 ‘베스트셀러’이다

나만의책 고르는방법 찾기

벨기에 출신 출판기획자가 생각하는 한국인의 책에 관한 그의 편견(?)이다. 그가 모든 외국인을 대변하지는 않지만, 그의 편견이 공감 가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한국인은 1만 원짜리 책에서 2만 원어치 값어치를 뽑고 싶어 한다. 그래서 소설보다는 오바마 · 잡스 같은 성공한 사람의 자기 계발 평전이 더 잘 팔린다. 한국인은 전쟁, IMF 같은 힘든 일을 많이 겪어서 마음 편히 볼 수 있는 에세이를 좋아한다. 한번 베스트셀러가 되면, 읽든 안 읽든 모든 사람이 책을 사는 것도 신기하다.


많이 팔린 책이 좋은 책일까? 그것은 결코 아니다. 더구나 팔린다고 꼭 읽힌다는 보장도 없으니 측정의 기준은 없다. 철저하게 자본주의 체계로 접어든 출판업계는 많이 팔기 위하여 끊임없이 기획과 마케팅을 한다. 그 때문에 책의 질과는 상관없이 본의 아니게(혹은 의도하여) 베스트셀러가 되는 경우도 있다. 물론 그 마케팅을 하는 대상의 선정조차 미리 정해지는 것이기에 마케팅 대상이 오른다는 것 자체가 베스트셀러가 될 가능성에 좀 더 접근해 있는 것이다.


좋은 책이라고 반드시 사람들이 알아봐 주진 않는다는 것. 

우수한 콘텐츠가 판매를 담보하지 않는다는 것. 

베스트셀러가 독자들의 선택만으로 선정되진 않는다는 것. _한기호


베스트셀러란 많이 팔리는 책이 아니라, 많이 팔아야 할 책의 다른 이름이라 했다. 베스트셀러라고 다 좋은 책이 아니라는 건 익히 알면서도 이미 정평이 난 책에 먼저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유행에 밀린 고전은 설 자리를 잃고 있다. 고전 읽기를 권하는 책은 몇십만 부나 팔렸지만 정작 고전은 안 팔리는 게 현실이다. 고전이라는 사실이 그 책을 널리 또 열심히 읽게 하는 결정적인 요인은 아니다. 널리, 열심히, 특히 '널리'를 결정하는 요인은 책의 내용과는 무관하다.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 책일 경우, 첫눈에는 좋은 책이요 근사한 책일 때가 많다. 내가 책을 통해 배울 점을 찾는 경우, 그런 책은 독자들이 찾아 주지를 않는다. _페터 빅셀


우리가 고전이라 말하는 책도 그 당시에는 신간이었다. 우리가 고전 읽기를 말하고 권하지만 우리 시대의 새로운 책이 팔려야 고전이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영위할 수 있다.


전유성은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하위권에 있는 책을 골라 읽는다. 이유는 곧 사라질 책이기 때문이다. 베스트셀러는 내가 아니어도 많은 이가 읽을 것이고 출판사에서 절판시킬 경우가 거의 없으므로 아주 나중에 평판이 좋다면 그때 읽어도 된다. 내가 지금 당장 사지 않으면 독자의 기억에서 사라질 책을 읽는 것이 읽는 이의 정신 건강이나 출판 생태계를 위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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