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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상곰 Oct 16. 2017

하루키와 OOO

내가 아는 무라카미 하루키



돌이켜보면, 책과 음악은
나의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두 개의 열쇠였다.
나는 글 쓰는 법을
음악의 리듬에서 배웠다.
-무라카미 하루키-



전 음악으로부터 응원을 받아가며
일을 해나가고 있어요.
지금까지 계속 재즈를 들어와서
리듬 곡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문장을 써 내려갈 때도
리듬을 타며 씁니다.
-무라카미 하루키-






하루키와 음악

하루키 하면 재즈가 연상된다. 그는 음악을 매우 사랑하며 그의 삶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인 것 같다. 그의 소설에도 많은 음악들이 등장한다. 문장을 읽으면서 머릿속으로 그 음악들을 상상하게 되고 또 실제로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침에는 주로 클래식을 듣는데 밤에 자기 전에 내일 들을 LP를 정해 둔다고 한다.




하루키와 취미

음악을 사랑하는 하루키의 취미는 오래된 LP판 컬렉션이다. 굉장히 열성적으로 수집한다. 열다섯 살부터 사 모으기 시작했고 지금은 감히 숫자를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고 한다. (대략 7000장 가까이 있다고 한다.) 주로 재즈이다.





전 세계 어디를 가든 중고 레코드 가게를 찾아간다. CD로 가지고 있는 앨범도 음질 좋은 LP를 발견하면 구입하고, 같은 LP라도 좀 더 음질이 좋고 오리지널이라면 또 사서 바꾸어 나간다. 오랜 세월 중고 레코드를 찾아다니다 보니 이제는 재킷의 감촉과 냄새만으로도 발매된 시기를 대충 알 수 있을 정도라고 한다.  





하루키와 달리기

운영하던 가게를 접고 아침부터 밤까지 책상에 앉아서 원고를 쓰는 생활을 시작하자 '건강의 유지'라는 문제와 직면하게 되었다. 본래 살이 쉽게 찌는 체질이라서 체중은 붇고 체력은 떨어져 갔다. 그래서 건강을 위한 방법을 찾다가 달리기를 시작하였다.




매년 마라톤 풀코스를 달리고, 트라이 애슬론에도 참가하고 있다. 그는 장거리 러너 (nunner) 이다. 




하루키와 야구

일본 프로야구 야쿠르트 스왈로스를 응원한다. 야쿠르트의 연고지는 도쿄이고 홈구장은 `진구구장`이다. 하루키가 와세다 대학교에 입학해서 도쿄로 오게 된 열여덟 살부터 지금까지 팬이다.




꼴찌를 주로 하는 매우 약한 팀이었음에도 팬이 된 이유는 `진구구장` 때문이라고 한다. 구장도 좋고 주변 분위기도 좋았다고 한다. 훗날 그는 야쿠르트의 시합을 보다가 소설가가 되기로 결심한다.  





하루키와 자동차

2011년 잡지에 연재한 글에서 15년째 오픈카를 타고 있고 지금까지 석 대쯤 갈아탔다고 했다. 그리고 2인승에 수동기어 차량이라고 한다. 절대 실용적이지는 않지만 오픈카에 익숙해지면 다른 차로 돌아가지 못한다고 한다. 그만큼 오픈카가 좋다는 얘기이다.




어떤 점이 좋냐면,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지붕이 없는 것. 신호를 기다릴 때 기어를 중립에 놓고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는 것.  운전하면서 자주 듣는 음악은 `에릭 버든과 애니멀스`의 `스카이 파일럿`



하루키와 피터 캣

대학 재학 중 결혼을 하고 재즈 Bar를 경영했다. 가게의 이름은 피터 캣 (Peter Cat)이다. 재즈 Bar를 한 이유는 좋아하는 재즈를 하루 종일 들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빚을 얻어서 시작했기 때문에 가게를 유지하고 갚는다는 것 외에는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가게는 10년간 유지되었다. 그리고 이런 나름대로의 힘든 생활 체험이 없었다면, 소설 같은 걸 쓰는 일은 없었을 것이고 또 쓰려고 생각해도 틀림없이 쓸 수 없었을 거라고 그는 생각한다. 




하루키와 소설가

하루키가 말하길, 소설가가 되기 위해서는,


첫째, 책을 많이 읽는 것.

흔해 빠질 수는 있지만 빠질 수 없는 중요한 훈련이다.




둘째, 주위의 사람들이나 일어나는 일을 찬찬히 주의 깊게 관찰하기.

스토리에 필요한 소재를 수집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기에 소설가가 되기로 마음먹었다면 주위를 주의 깊게 둘러보라는 것. 관찰을 하되 그것에 대해 판단이나 결론을 내리지는 않는다. 물건을 캐비닛에 넣어서 보관하듯이 자신의 뇌 속에 그냥 보관한다. 그리고 나중에 꺼내서 활용한다.

세상은 따분해 보일 수도 있지만 관심을 가지고 본다면 매력적인 것들로 가득하다.




하루키와 골프

그는 골프를 치지 않는다. 이유는 매우 많지만 중요한 것만 들어보자면,


1. 혼자서 할 수 없다. 타인과 함께 할 수밖에 없다.
2. 일일이 멀리까지 가야 한다.
3. 장비를 다 사야 하고 갖고 다니기 힘들다.
4. 옷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성가시다.


이런 것들과 반대가 되는 것이 그가 좋아하는 스포츠다. 타인과 경쟁할 필요 없이 운동화 한 켤레와 적당한 길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기에 그는 달리기를 좋아한다.




하루키와 요리

하루키 레시피라는 것이 있을 정도로 그의 소설에서 많은 요리가 나온다. 그의 문장을 통해서 음악을  듣는 것처럼 요리도 그렇게 느껴진다. 소설에 나오는 요리들이 정말 먹고 싶어 진다.




하루키는 고기를 별로 먹지 않는다고 한다. 단백질은 생선을 통해서 섭취한다고 한다. 그리고 채소 중심으로 식사를 하고 샐러드를 먹을 때는 남들이 보면 놀랄만한 양을 먹는다고 한다. 우걱우걱.

또 자신이 두부를 매우 좋아하고 자주 먹는다고 이야기한다.




하루키와 하루

소설가로서의 생활을 시작하고 하루키는 생활패턴을 바꿨다. 아침 5시 전에 일어나 밤 10시경에 잠을 자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생활을 시작하였다. 이른 아침에 중요한 일을 끝내 버린다. 그 시간이 그에게는 작업하기 좋은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오전에 에너지를 집중해서 시간을 보내고 오후에는 긴장을 풀고 편하게 할 수 있는 번역이나 독서로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그리고 일하는 중간에 머리가 멍해지면  30분 정도 낮잠을 잔다고 한다.




소설가가 되고 하루키 인생의 우선순위는 소설 집필에 전념하는 것이 되었다. 꾸준하고 착실하게 소설을 쓰기 위해 시간과 에너지를 배분하는 것이다. 장거리 러너가 한발 한발 앞으로 전진하듯이 그도 그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하루키와 애플

새벽에 일어나 주방으로 간다. 그리고 커피 원두를 갈고, 커피를 내린다. 머그잔에 가득 담아서 서재로 온다. 그리고 아이맥의 전원 버튼을 누른다. 시작화면이 나타날 때까지 잠시 기다린다. 내가 상상해 본 하루키의 아침이다.




"자, 이제부터 뭘 써볼까’ 하고 생각을 굴릴 때 정말로 행복합니다. 소설이 안 써져서 고생한 경험은 없습니다. 만일 즐겁지 않다면 애초에 소설을 쓰는 의미 따위는 없습니다."

소설을 쓰는 아침이 행복하다고 한다. 그의 책상에 있는 컴퓨터는 언제나 그 시간을 함께 해왔을 것이다. (이따금 원고지와 몽블랑 만년필이 그리워진다고 한다.) 예전부터 매킨토시를 애용해 왔다고 하는데 현재는 어떤 기종을 사용하고 있을지 궁금하다.




하루키와 비상곰

내가 알고 있는 하루키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았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최근에 내가 알게 된 하루키`라는 제목이 정확하다. 그리고 안다는 것도 단편적이고 깊이도 얕다. 하루키를 좋아하지만 하루키에 대해 얘기하려고 했더니 아는 게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팬이라고 하기에는 아직 읽지 못한 그의 소설도 매우 많고 그에 대해 알고 있는 지식도 에세이나 인터넷에서 본 것이 전부다. 

그래도 그의 글을 좋아하기에 이렇게 글과 그림으로 표현해보고 싶었다.


최근 ‘기사단장 죽이기’ 1권과, ‘1Q84’ 1권을 읽었는데 정말 스토리에 압도당했다. 앞으로의 이야기가 흥미진진 너무 기대된다. 하루키 본인도 자기 안에서 또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항상 기대가 된다고 한다. 

그가 '장거리 러너'와 '소설가'라는 두가지 이름으로 오랫동안 활동하길 기원한다. 




하루키를 알기 위해 읽은 것들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무라카미 라디오 (3권)
그 외 인터넷에서 검색한 그의 인터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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