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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산프로 Nov 07. 2017

스포츠마케팅: 대회 개최 및 운영 #2

feat: 두 번 다시 하고 싶지 않지만 뿌듯함

 전 편에 이어 단계별 실무 예시를 통해 대회 개최 및 운영이라는 지옥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이 글 부터 읽고 있을 수 있는 독자들을 위해 다시 한 번 전체 과정을 소개하자면 아래와 같다.


[대회 운영 및 개최 전체 과정]

장소 확보 -> 참가자 모집(홍보 포함) -> 스폰서 유치(되면 좋지만 사실 엄청 힘든 과정) -> 운영 인력 및 심판 수급 -> 개/폐막식 기획 -> 대회 운영 -> 대회 콘텐츠 생산 -> 대회 마무리 -> 결과보고



4. 인력 및 심판 수급

 대회 운영을 위한 대행사는 솔직히 필수적으로 필요한 것 같다. 만약에 대행사를 쓸 수 없다면 내부 직원 중 최소 3명은 전담으로 필요한 것 같다. 그리고 나머지 현장에서 제작물 세팅, 그라운드 정비, 시합구 제공, 경기장 시설 관리 및 음료 제공 등 현장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일들을 서포트해줄 운영인력이 꼴 필요하다. 그런데 이런 운영인력 구하는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 예전엔 주변 친구들보다 빨리 취직해서 놀고 있는 선/후배, 친구들이 많았는데 이제는 하나도 없다. 아무리 나이차이 많이 나는 후배라도 다 직장인이라 운영인력 수급이 어렵다. 그럴 땐 대회를 운영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수급하는 심판원들을 활용하면 좋다. 심판 및 기록원을 섭외하는 일은 대회를 개최하려는 지역의 체육회를 이용하면 좋다. 지역 체육회를 통하면 해당 지역에 대한 사정도 잘 알고 그 분들끼리 가지고 있는 네트워크를 통해 심판, 기록원 및 운영인력까지 한 번에 수급할 수 있다. 또한 커뮤니케이션 창구를 하나로 통합할 수 있어 효율성 또한 높아진다.


5. 개/폐막식 기획

 사실 여기서 부터가 지옥이 시작되는 구간이다. 개/폐막식 운영을 위한 장소 섭외, 대회 메인 디자인 기획, 참가자 확인, 기념품 제공, 사회자 섭외, 식순 기획 및 자리 배치, 대회 규정 안내, 대표자 회의 진행, 축사 등 신경써야 할께 한 두개가 아니다. 그런데 5년차 직장인의 시점에서 볼때 내가 이 대회에 대한 최종 의사결정자라면 생각보다 어려울껀 없다. 왜냐면 내가 맘에드는 디자인, 축사, 기념품 등으로 다 골라버리고 수정 안하면 끝이다. 그런데 대부분 우리들이 그렇듯이 보고체계 안에서 그들을 위한 수없이 많은 수정을 해야한다. 결정권자들의 개취(개인취향)와 그들의 노하우가 결합된 최종 결과물이 나오는 과정이 진짜 지옥이다. 우선 디자인의 경우 주변에 아는 디자이너가 있다면 메인 키디자인 하나를 의뢰해서 받고, 그 다음에 현수막이나 각종 판촉 물품을 싸게 공급하는 업체를 찾아서 제작하면 편하다. 메인 디자인 ai를 넘기면 크기와 용도에 맞춰 수정 작업(업계에서는 “바레이션”이라고 한다.)을 하면 된다. 제작 비용이 싸면 대부분 디자인이 엄청 후지다. 진짜 엄청 후지다. 그리고!! 메인 디자인을 잡을땐 내가 이쁘다고 생각하는 샘플을 몇 개 찾으면 좋다. 그 샘플 찾기에 따라 디자인에 대한 담당자의 만족도가 달라진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나같은 주니어 급에서는 잘된 예시를 찾는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아직은 모방을 통한 학습이 중요하다. 창작을 위한 내공을 쌓아야 한다. 윗 사람이 시키는대로 다 하더라고 마음속에는 나만의 컬러와 개성을 키워가야 내 무기를 키울 수 있는 것 같다.


6. 대회 운영

 사실 이런 대회의 특징이 준비 과정이 힘들지 막상 오픈하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그러나 어려워지기 시작하면 끝도 없이 어렵고 바쁘기도 하다. 잘못하면 대회 전체를 망칠 수 있다.(내가 그랬다. 어느정도 지나면서 긴장이 풀리고 말도 안되는 실수를 했다. 후배가 한 실수지만 한 번 더 확인하지 않은 내 책임이 가장 크다. 종목을 총괄했던 현장 담당자로써 할 말이 없는 실수였고... 아직도 너무나 내 자신이 한심해 보이고 솔직히 회복이 잘 안된다. 결론은 큰 문제없이 넘어갔지만, 나로 인해 피해를 본 참가팀에게 진심으로 죄송하고 이런 말도 안되는 실수를 수습하기 위해 움직인 내 윗 사람들에게 너무 죄스럽다.) 대회 운영에서 가장 바쁘고 신경쓰이는건 첫 경기의 시작이다. 참가자들의 신원을 확인하고 선수출신 여부를 확인하는 서류를 모으고 대회 규정에 적합하게 경기를 운영하는 과정을 총괄해야 한다. 경기 결과에 따른 다음 경기 일정을 공지하고 참가자들의 원활한 협조를 이끌어내는 것이 담당자의 필수 역량이다.


7. 대회 콘텐츠 생산

 여행에서 남는게 사진 뿐이라면, 대회 역시 마찬가지다. 솔직히 모든 대회가 마찬가지지만 정말 참가자들만 좋으라고 하는 것은 아닐것이다. 대회 개최를 통해 얻고 싶은 것들이 있을텐데 이제 그 목적을 위해 대회의 흔적을 남겨야 한다. 참가팀들의 참가신청서에서 팀들의 특징을 받아 sns 카드뉴스를 제작할 수도 있고, 드론 및 이동식 카메라를 통해 새로운 시점에서 바라보는 영상 콘텐츠를 제작해 배포하는 방법도 있다. 방법이야 다양하지만 본질은 하나이다. 참가자들이 자신들의 흔적을 확인하며 대회 콘텐츠를 알아서 확산시켜줄 수 있을 만큼 괜찮은 콘텐츠가 나와야 하는 것이다.


8. 대회 마무리 및 결과 보고

 이제 대회가 끝났다면 그 대회의 성과를 보고하고 활용하기 위한 페이퍼워크가 필요하다. 일을 정말 효율적으로 잘 하는 사람은 이 과정을 끝장나게 잘하는 사람이 아닐까 싶다. 정치와 포장으로 표현하고 싶진 않지만 그런게 어느정도 필요한 과정이다. 결과 보고에는 참가자 현황, 만족도 조사 및 대회 콘텐츠 확산으로 인한 개최 효과를 잘 명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 역시 괜히 새로운거 고민하지 말고 잘 된 예시를 찾아서 그것만 따라가도 80점은 받을 수 있음을 명심하자. 모방 속에서 내 색깔을 섞는 것이 성장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이것으로 5년차 기획자가 보는 스포츠 대회 운영에 대한 실무 소개를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이 글을 보시는 업계 선배님들은 한없이 부족하고 모자른 글이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장의 후배들이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겠구나 정도로 너그러운 이해를 부탁드리며 이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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