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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산프로 Nov 06. 2017

스포츠마케팅: 대회 개최 및 운영 #1

a.k.a 지옥문 체험

  얼마전 회사에서 있었던 스포츠 대회 개최로 인해 정말 힘든 시간을 보냈다. 회사생활 역대급 어이없는 실수도 있었고, 대회 개최로 인해 이틀간 수면 시간을 합쳐 3시간도 못잤을 정도로 피곤했고 힘들었다. 언젠가 스포츠 대회를 기획하고 개최하는 내용에 대해 쓰고싶었는데 이번이 기회다 싶어 브런치를 통해 소개하고 이번 대회를 운영하며 있었던 내 자신에 대한 반성도 함께 해볼까 한다.


 대회 개최는 스포츠마케팅 분야에 있어 가장 상징적인 업무가 아닐까 싶다. 대회 개최를 위해서는 어떤 일들이 있을까? 만약 종목이 선태되어 있다면 전/후의 차이지 해야하는 일들은 비슷할 것이다. 대략적으로 요약해보면 아래와 같을 것이다.


장소 확보 -> 참가자 모집(홍보 포함) -> 스폰서 유치(되면 좋지만 사실 엄청 힘든 과정) -> 운영 인력 및 심판 수급 -> 개/폐막식 기획 -> 대회 운영 -> 대회 콘텐츠 생산 -> 대회 마무리 -> 결과보고


생각해보면 심플하지만, 하나하나 고려해야 할 요소도 많고 되면 쉽게되고 어렵자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제반사항들이 생기는 일 투성이다. 내가 실제로 했던 대회를 예시로 활용해 한 단계씩 풀어나가보자 한다.


1. 장소 확보

 종목마다 제반사항이 다르겠지만 내가 중심으로 운영했던 야구는 비교적 인프라가 잘 되어 있는 편이다. 유일한 단점이라면 서울/경기지역에는 잘 없다는 것이다. 지방으로 눈을 조금만 돌려보면 동시에 두 경기 이상 대회를 개최할 수 있는 시설들이 많다. 각 지방 자치단체에서 구장을 만들고 대회 유치를 통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 하고자 좋은 구장들을 많이 만들어놨다. 대회 규모에 따라 다르겠지만 기장, 횡성 같은 곳을 보면 정말 좋은 시설을 구축하고 대회 유치를 위한 모든 것들을 준비해뒀다. 하지만 서울/경기지역이 아닌 만큼 그곳까지 가는 대중교통이 너무 불편한게 사실이다. 또한 구장 근처에 물 하나 쉽게 살 수 있는 편의점이나 슈퍼가 없다는 것도 단점이다. 왜 주변 시설은 안만들어 놨을까 불평부터 할께 아니라 야구장을 그런 곳에 밖에 만들 수 없는 이유를 먼저 생각할 수 있다면 이미 당신은 훌륭한 스포츠 마케터 자질을 가지고 있거나 혹은 이 분야의 종사자가 아닐까 싶다. (야구장은 많은 공간을 필요로 하는데 그런 큰 공간을 만들 수 있는 곳은 대부분 외각지역 아니면 없다. 그래서 동시에 몇 경기를 운영할 수 있는 야구장은 교외 지역중에도 극도로 교외에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러니 야구 하는 날 아니면 사람이 한 명도 없을 곳에 누가 가게를 차리고 장사를 할 수 있겠는가?) 아! 그리고 장소 확보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대관료가 되겠다. 사실 돈이 많고 인맥도 짱짱하게 있다면 뭐하러 지방까지 가겠는가 잠실야구장에서 하면 되는건데 말이다. 서울/경기지역 중에서도 우리가 흔히 아는 장소들은 대관료가 비싸다. 그리고 대회 규모도 최소 16개 팀 정도는 있어야 대회라고 할 수 있을텐데 16강 경기만 하려고 해도 3/4위전 안해도 16경기다... 잠실 야구장이 아무리 좋아도 동시에 두 경기는 운영할 수 없다. 그리고 천문학적 수준으로 돈이 많아서 잠실/고척/목동 에서 동시에 대회를 돌리면 좋겠지만... 이건 아마 국내 굴지의 기업 S전자도 이거는 힘들 것이다. (돈 뿐만 아니라 다양한 제약들이 많아서 거의 불가능 할 것이다.)


2. 참가자 모집(홍보 포함)

 자 그러면 이제 구장을 구했으니, 대회를 홍보해서 참가자를 모집해야 한다. 참가자가 많이 있어야 대회를 활용해 스폰서도 구할 수 있을 것이고 무엇보다!! 참가자가 있어야 대회를 운영할 수 있다. 참가자를 모집할 때 어떤 것들이 있으면 좋을까? 내가 볼땐 대회의 명성이 있거나 그런게 아니라면 상금/상품이 최고다. 솔직히 돈도 적게 쓰면서 많은 참가자를 모집하고, 대회를 개최하는 곳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은 세상에 없다고 생각한다. 부장님 말씀에나 나올법한 말이지... 저거를 진짜 할 수 있다면 신이 아닐까 싶다. 나역시 인간계 5년차 사원에 불과하기 때문에 돈도 적게 쓰면서 참가자를 바글바글 모으는 방법은 도저히 모르겠다. 어쨌든 담당자별로 각자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노하우를 통해 참가자를 모집하려면 대회 요강, 운영 규정 및 각종 제반사항에 대한 것들을 모두 정해둬야 한다. 그럴때는 기존에 개최된 대회 중 내가 하려는 대회와 가장 유사한 대회를 찾아서 따라하는 것이 제일 좋다. 나 혼자 하겠다고 머리 싸매고 고민해봐야 업무 효율도 떨어진다. 모방이 창조의 어머니라고 하지 않던가!!! 고민하는 시간은 반으로 줄이고 그 시간에 내가 하려는 대회와 유사한 대회를 찾는게 좋다. 그것만 잘 따라해도 80점은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참가자를 모집하는 과정에서 참가팀들과 소통을 잘 하면 잘 할 수록 성공적인 대회가 될 수 있다.


3. 스폰서 유치

 이번에 우리 회사에서 개최한 대회의 스폰서는 사실 무지막지 하다. 다~ 내가 유치한 스폰서라면 여기에서 자신있고 당당하게 말하겠지만 그렇지 않다. 대회 메인 디자인 시안이나 요강을 볼 때 마다 신기하다. 도대체 이런 브랜드를 대회 스폰서로 유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걸까 싶다. 대회 참가자가 많지만 이런 기업들이 솔직히 이정도 규모의 대회를 봤을 때 자신들의 브랜드가 홍보된다고 생각해서 대회 물품을 후원할까? 아닐것이다. 홍보 안해도 이미 유명한 브랜드들이다.  내가 가진 역량 선에서는 대회 참가자들이 주요 타겟일 만한 서비스나 상품을 찾아서 그 회사들의 담당자들과 미팅을 통해 제안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내 경험상 제안을 할만한 업체를 찾아서 그 회사의 마케팅 담당자와 만나서 이야기를 해보는 것 만으로도 어느정도 성공이라고 생각해도 된다. 흠... 예를 들어 내가 농구 대회를 개최하는데 참가자들이 미국 N사의 운동화를 엄청 좋아하니, N사에 우리 대회 후원을 제안하면 N사도 홍보도 되고 좋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다 가정해보자. 우선!!! 제안서를 만들고 어떤 후원을 해달라고 하면 좋을지 결정해보자. 그리고 그것들이 완료되면 N사의 마케팅 담당자에게 연락을 해야하는데...우리는 마케팅 담당자의 연락처를 모른다. 그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후원을 해주고 안해주고를 떠나서 N사의 담당자에게 연락할 방법이 없다. 열심히 회사 대표 메일로 제안서를 만들어서 보내고, 소개에 소개를 통해서 그 사람과 연락을 닿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그렇게 열심히 제안을 하고 미팅을 해도 사실 스폰서 유치는 하늘에 별을 따는 것과 마찬가지다. 5년차 직장인인 내가 봤을 때 사원/대리급에서는 내가 이런 대회를 유치하려고 할 때 "이런 이런 회사들의 담당자들과 미팅을 잡아보겠습니다." 라고 말하고 실제로 5개 정도의 미팅을 바로 잡을 수 있으면 그것 만으로도 이미 괜찮은 직원이 아닐까 싶다. 나도 아직 팀장이나 그런 능력자 급이 아니기 때문에 그 다음 레벨은 솔직히 모르겠다.


다음 편에서는 [운영 인력 및 심판 수급 -> 개/폐막식 기획 -> 대회 운영 -> 대회 콘텐츠 생산 -> 대회 마무리 -> 결과보고]에 해당하는 단계별 업무에 대해 상세히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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