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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산프로 Nov 14. 2017

어차피 회사는 내 삶의 일부

 지난주는 정말 힘든 주였다. 정말 많은 일이 있었지만 요즘들어 느끼는 결론은 한나다. "어차피 직장 생활 속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내 뜻대로 될 수 있는건 하나도 없고 그런 것들로 인한 스트레스 받지 말자" 라고 생각해도 잘 안되는 것이 현실이다. 직장은 내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다만 그것이 내 하루에 너무 많은 시간을 차지할 뿐이다. 내 마음 가짐을 어떻게 갖느냐가 중요하지만 그게 또 말처럼 쉽지 않다.


 브런치를 통해서 많은 사람들의 삶을 관찰할 수 있었다. 브런치에는 현재의 직장 생활에서 더 큰 성장을 위해 노력하시는 분들도 있었고, 이직에 대한 고민과 직장생활을 통해 느끼는 어려운 점들을 공유하시는 작가분들이 많다. 정말 그 분들의 삶을 통해 내 삶 역시 모두가 비슷하게 살아가는 과정의 일부이며 누구나 다 이정도는 힘들게 살아간다는 것을 확인했다. 솔직히 말하면 내 주변의 분들 그리고 또 다른 전반적인 상황들과 비교했을 때 나는 뭐 하나 빠지는 것 없이 안정적인 상황인것도 맞다. 물론 기준을 어디에 잡느냐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막말로 당장 회사 그만둬도 몇 달은 큰 무리 없이 살 수 있고 대출도 없다. 그리고 내 배우자가 안정적인 직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솔직히 나만 잘하고 살면 된다. 그럼에도 힘든 점은 분명히 있다. 배부른 고민이겠지만 회사를 가야하는 이유를 모를때가 많다. 그냥 월급이 목적이라면 이거보다 좀 덜 받고 훨씬 편한 일을 하면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든다. 어차피 한 달에 100~200만원 더 벌어도 삶은 크게 변하지 않는다. 그래서 어느정도 최저로 정해진 선만 지켜진다면 삶은 또 비슷비슷 하게 굴러갈 것이다. 그러나 또 그런 선택을 하는게 쉽지 않다.


 이런 생각이 내 머릿속을 지배해서 그런지 도저히 브런치에 긍정적인 글이 써지지 않았다. 지하철타고 출퇴근 하는 시간을 통해서 글을 쓰고 정보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내가 브런치를 시작한 이유지만 도저히 이번주는 그럴 마음이 안들었다. 이런 생활이 한없이 부질없게 느껴졌다. 열심히 해봐야 회사만 좋지 내가 좋은 것도 아니고 일을 더 많이 해봐야 할 일은 계속해서 생겨난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때에 맞춰 끝내야지 그 전에 끝내면 새로운 일을 더 해야 하고 그걸 또 못하면 질책을 받는다. 그래서 중간만 가면 된다는 말이 있다는걸 격하게 공감할 수 있었다. 자기팀한테 주어진 일을 때에 맞춰서 못하는걸 도와달라고 하고 안도와주면 이기적이라 한다. 나는 내 일을 제 때에 끝내기 위해 밤낮으로 노력했고 될 수 있으면 도움도 청하지 않았는데...왜 내가 도와주는건 당연하고 그걸 안해주면 이기적이라 하는걸까? 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한 끝에 결론을 내렸다. 결론은 회사는 회사일 뿐 내 삶에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내 마음가짐을 고쳐먹기로 했다. 나에게 주어진 일을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열심히 해서 누가 뭐래도 내 정신승리를 유지하기로 말이다. 내가 못해서 벌어진 일은 다음번에 똑같은 이유로 그 일이 벌어지지 않게 하면 되는것이다. 어차피 사람은 완벽할 수 없다. 30년이 넘게 열심히 해봤지만 단 한 번도 무언가를 완벽하게 해봤던 적은 없다. 내 기억에서 가장 완벽했던 일은 훈련소에서 사격 20발을 단 하나의 실수도 없이 다 맞춰서 그 자리에서 중대장 핸드폰으로 전화를 했던 일이다. 얼마전 너무 답답한 맘에 봤던 사주에서도 “특별히 뭐 하나 두드러지게 잘하는건 없는 사람”이라 하더라. 뭐 그래도 희망적인건 뭘 해도 중간 이상은 하는게 장점이라 하더라. 죽으라는 법은 없는 모양인지 그냥 그렇게 살아간다고 했다.


 오늘도 출근길에 이런 글이나 쓰고 앉아있는 내가 싫다. 솔직히 내가 좋았던 적도 없다. 내가 살아가면서 만들어가고 있는 하루하루의 삶이 만족스럽지 못하다. 어떻게 다른 사람들은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지 정말 궁금하다. 난 당장이라도 못버텨서 떨어져 나갈 것 같은데. 매일 가는 출근길 지하철에서 청담에서 뚝섬유원지로 가며 한강을 본다. 누군가는 청담의 최고급 아파트에서 살고 모닝커피 한 잔 을 하면서 행복한 아침을 맞이 할텐데...여기 지하철 칸의 사람들은 잠실쪽에서 오는 아침 햇살에 눈살을 찌푸리며 고개를 푹 숙인다. 난 그게 싫어서 항상 햇살을 등지고 앉는데 나름의 요령이 생긴게 전부다. 그래도 뭐 하나 다른건 없다.


 회사는 다녀야 겠고... 제 시간에 출근하는것에 모든 에너지를 다 쓰고 있는데...어떻게 회사생활을 더 해나가야 할지 정말 모르겠다. 주말동안 그렇게 다짐했던 일과 삶의 분리를 어느정도 했지만 그래도 일 하는 시간이 압도적으로 길기 때문에 잘 안된다. 어떻게 해야할까...어떻게 또 하루를 버티고 그렇게 더 버텨서 10년을 채우고 20년을 살아갈까?? 난 그래서 타임머신이 있다면 미래로 가고싶다. 60살의 내 모습을 보고싶다. 어떤 인생을 살았으며 그 때의 모습은 무엇일까???


하루빨리 멘탈 부여잡고 다양한 스포츠마케팅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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