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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산프로 Jan 12. 2019

퇴근하고 쓰는 글_직장 상사

 2019년이 시작됐고 회사는 또 일을 하기 시작한다. 작년의 일을 정산해야 하고, 올해 사업을 계획하고 수정하면서 아직 승인도 안난 사업계획에 따라 업무를 진행해야하는...말도 안되는 상황이 딱 지금의 시기이다.


 어제는 정말 유난히 회사가 힘들었다. 객관적으로 일이 많았다기 보다는 우리 사무실 최고 보스가 진짜 개진상이였다. 요즘 이 사람의 행동이 진짜 날이 갈수록 심해진다. 음....한 문장으로 요약해보면 이렇다.


나 또는 나와 관련된 모든 손님의 의전에 최선을 다해라


 이놈의 의전...진짜 일반 기업처럼 나한테 월급주시는 사장님이면..내가 영혼이라도 꺼내서 뭔들 못하겠나..진짜 자세히 말은 할 수 없지만..그런 것도 아니면서 누굴 만나는지 몰라도 맨날 회사 기념품이나 챙겨가면서 사람들 만나는 꼴이 진짜 보기 싫다. 어제는 진짜 너무 열받는 일이 있었다.


 한 달에 한 번씩 하는 회의(이것도 완전 발암 물질임)가 있는데 회의가 끝나면 밥을 먹으러 가는게 통상적인 일이다. 어제는 우리한테 중요한 분이 특별히 오셔서 회의가 좀 더 길어졌다. 그래서 회의 끝나면 식당으로 이동할 수 있게 차 두 대를 대기시켜두라고 했다. 사실 이것도 이해 안가지만...사회생활이란게 원래 그런거니까 이런거 쯤이야 얼마든지...아무렇지도 않다. 그래서 내 후배 둘이 대기를 하고 있었다. 이 회의라는게 언제 끝날지 모르기 때문에 안에 들어가 있는 사람이 보통 카톡으로 싸인을 주는데 어제는 그런 싸인 없이 회의가 끝났을 때 "회의 끝났습니다." 라고 말을 해줬다.


 그래서 우리가 다같이 가서 회의실 정리하려고 하는데 오늘의 개진상이 나한테 "차는 준비해뒀냐?" 해서 "네 지금 00랑 00가 준비하고 있습니다. 천천히 나오시면 바로 탑승하실 수 있습니다." 했더니 화를 버럭 내면서 "왜 아직도 안해놨어!! 차를 미리 따뜻하게 해뒀어야지 뭐하는거야!" 하는거다. 어이없음........ 그래서 그냥 "네 빨리 준비하겠습니다." 하고 그인간 앞에서 사라졌다.


 난 회사라는 곳이 "까라면 까"하는 곳이라고 생각해서 별 이상한 일을 해도 그냥 다 그게 직장생활이지...하고 넘기는 성격이다. 근데 이자식 만큼은 내가 그걸 받아들이지 못하겠다.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밥쳐먹고 어디 가는거만 혈안이 돼서 바빠 죽겠는데 맨날 "워크샵은 안가냐?" "체육대회는 내가 언제부터 얘기했는데 안하는거야?" 이딴 소리나 해대는게 진짜 너무 꼴보기 싫다. 그러면서 야근하면 또 이런 얘기나 한다. "왜이렇게 퇴근을 안해? 일을 미리미리 해야지 맨날 미뤄서 하니까 그러는거 아니야" 라는 말이라도 하면...하..더이상 설명하지 않겠다.


 사실 지금 이 글은 지난주에 썼다가 마지막 부분만 수정해 다시 올리는 글이다. 지난주에 이 글을 게시하고 댓글 달아주신 분의 내용을 보고 게시글을 비공개로 했었다. 좀 창피하기도 했고...너무 감정적으로 쓴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댓글을 달아주신분의 말씀이 백번 옳은 말씀이다. 부족한 내 글을 읽고 의견까지 달아주시고...브런치..참 신기하고 매력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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