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비산프로 Mar 01. 2019

퇴근하고 쓰는 글_보상

 지난 몇 주간 나를 괴롭히던 회사 일정을 이번주 월요일부터 어제까지 해내면서 어떻게든 또 하나의 위기를 넘겼다. 이번 연휴를 쉬고나면 대부분의 스포츠들이 개막하는 3월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팬들을 그간 볼 수 없었던 선수들을 확인하고 즐거운 볼거리가 생겨서 좋겠지만...개막에 따른 중계편성, 선수단 정보 취합, 경기 일정 취합 등...하나씩 시작을 해야한다.


 승진과 함께 확인한 보상은 생각보다 달콤했다. 야근에 출장까지 더해지며...과연 내가 이정도의 보상을 다른 곳에 가서 어떻게 받을 수 있나 생각이 든다. 뭐 하나라도 만족할만한게 있으면 직장은 좋은거라는데...물론 급여 조건이라는게 상대적이지만...이 분야에서...내가..어딜가서..이걸...하...그만두지도 못하고..더 답답해진다. 이렇게 돈의 노예가 되어가며...내 영혼과 몸이 속박되는게 너무 싫다. 


 이 세계에서 돈이 주는 달콤함은...생각보다 아니 예상했던대로 너무 강력했다. 소주보다 사케를 마시거나 가끔이지만 친한 직장 동료들과 괜찮은 바에 가서 위스키 한 병을 시키는...호사스러움이 그렇게 특별한 것이 아닌...또는 화장실 두 개에 내 방이 있는 집에서...커피 한잔과 브런치에 글을 쓸 수 있는 맥북 프로가 있는...이런 꿈꾸던 것들을 너무 자연스럽게 누릴 수 있는...이 삶을 유지하게 만들어 주는 돈은....회사의 일정과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나를 갈아 넣어 만들어냈다.


 내가 회사에서 하고 있는 일이 5개 정도 있다고 가정하면 그 중 4가지 일은 정말 죽도록 하기 싫다. 그러나 나머지 1개는 내가 제안해서 만들어졌고, 거의 완전히 내 주도하에 진행할 수 있으며 이 회사가 아니여도 나를 다른 회사로 데려가 줄 수 있는 경력이 되어줄 일들이다. 그렇지만 내가 죽도록 하기 싫은 4가지 일을 해내야 하기에 진짜 집중하고 싶은 한 가지에 노력할 수 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뭐가 됐든...이정도면 만족스러운 직장일까? 그리고 만족할만한 보상일까?




 

매거진의 이전글 퇴근하고 쓰는 글_설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