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회사의 면접을 앞두고 사전 과제를 안내받았다. 자사에서 진행하는 고객사의 제품에 대한 마케팅 플랜을 기획해 오라는 것인데...주제로 제시한 세 가지 상품이 있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여기 가도 똑같겠구나..."생각이 들었다.
만약 그 회사로 옮긴다면 해야 할 일들이 뻔히 그려지기 시작했다. 물론 내가 대형 광고주를 대상으로 기가막한 마케팅 솔루션을 제시할 것 이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그럴만한 능력도 없고 하지만 내가 생각했던 그로스헤킹, 퍼포먼스 마케팅은....그 회사의 포트폴리오를 보고 다시 한 번 진행했던 일들을 봤을 때 결국 여기도 회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회사에서 열심히 일해도..물론 어느정도의 성장은 있겠지만 내 일을 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울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고...지금 회사에서 내가 가진 타이밍적 특수성을 포기하면서도 갈만큼 가치가 있는가에 대해서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지금 내가 이 회사에서 하는 일의 규모와 가치가 되게 의미없다고 생각해서 옮기고 싶었는데...물론 개똥같은 워라벨도 지키고 싶어 옮기고 싶었지만 새롭게 갈 회사도 워라벨 따위는 없을 것 같은게 뻔히 보이는데...거기다가 지금의 연봉 수준을 지켜줄 수 있을지도 의문이고....
그래도 면접 준비는 할 것이고 최선을 다해 면접을 볼 것이다. 다만 그 회사에 대한 간절함이 많이 내려간 것은 사실이다. 이직 자체에 대한 간절함은 많이 사라진 것 같다. 후배 직원들도 많이 생겼고 아직 골치아픈 일들이 있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다 해결 될 것들이기에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 얼마전 내 친구가 그래도 요즘은 살만 한 것 같다고 했는데 진짜 그런가보다.
하루하루 출근해야 한다는 생각에 너무 불행해 죽겠는데...난 뭐가 살만한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