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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산프로 Nov 18. 2017

현장에서 느껴지는 책임감

잊고있었다...내가 하고 있는 일의 의미를

 스포츠 관련 업무를 한다고 하지만 사실 현장에 자주가는 편은 아니다. 예전 회사에서도 그랬지만 현장에 나가는 일은 많아봐야 한 달에 한 번 정도였다. 사실 나가더라도 대회나 경기의 운영에 직접적인 역할을 하는게 아니라 거기를 가야지만 볼 수 있는 사람을 보러가는 경우가 많다. 물론 대회를 운영하는 입장일때도 있고 주최측의 담당자로써 가끔 대우받으면서 갈 때도 있지만 말이다. (대우를 해주시는게 나를 보고 해주시는거라는 생각은 단 한 번도 안해봤다. 내 소속을 보고 해주시는거지 결국 소속 없는 난 아직은 아무것도 아님을 잘 알고 있다.)


 올해 선수촌에 자주갔다. 진천만 해도 벌 써 네 번은 다녀왔고 태릉에도 많이 다녀왔다. 말로만 듣던 국가대표 선수들...나에게는 엑셀에서 한 칸 을 차지하고 있는 텍스트였던 선수들을 느낄 수 있다. 내가 하는 일이 선수들의 경기력과 직결되는느낌이 온다. 물론 아닐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렇게 느껴진다. 그래서 종종 현장에 나오는게 필요한 것 같다. 숫자와 텍스트 자료들이 현장에서 탄생하는 과정은 굉장히 역동적이다.


 나와 같이 현장에서 관중들이 환호하는 순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분들이 엄청나게 많다. 야구만 보더라도 심판, 기록원, 경기 운영 인력, 구단 운영팀, 방송사, 중계차, 티켓 검수요원 등 하나하나 따지자면 수도 없이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하나의 플레이로 나타난다. 솔직히 말해서 그 과정에서 보람을 느끼지는 않지만 적어도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느껴진다. 그래...난 스포츠분야에서 벌어지는 이벤트를 운영/지원 하거나 선수들이 잘 할 수 있는 모든 제도에 대해 직관접적으로 연관이 되어있구나... 라고 말이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은 미래의 프로 선수들이 뛸 수 있는 리그를 준비하고 그 선수들이 마지막으로 성장할 수 있는 제반을 만드는 일이다. 또한 올바르지 못한 제도를 고치고 그 제도 속에서 피해받는 사람이 없도록 최대한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가끔 내가 하는 일이 한없이 가치없고 불필요하다고 느껴질때가 많은데 그럴 때 마다 현장에 가면 그게 아님을 느낀다.


 내가 생각보다 중요한 일을 하고 있고, 나로 인해 벌어질 수 있는 것들이 생각보다 많다고 말이다.


 얼마전 보그 코리아 최초의 남자 편집장인 분의 영상 인터뷰를 봤다. 열등감이 자신을 키웠고 좋아했던 만큼 몰입할 수 있었다고 한다. 완전한 몰입은 새로운 세상을 열어낼 만큼 엄청난 가치를 만들어낸다. 그 영상을 보면서 나 역시 그 몰입을 할 수 있는 분야에 있음을 다시 느꼈다. 그래서 새롭게 몰입하기 위해 다시 한 달 간 자가용을 통한 출퇴근을 결정했다. 1시간 40분 지하철 출퇴근으로 인해 소모되는 에너지를 보존하는 것은 생각보다 대단한 업무 성과 증대를 가지고 온다. 앞으로 딱 한 달만 내가 일이다는 생각으로 몰입해보고자 한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란 말에 공감은 못하지만 어차피 그냥 그 속에 들어가야 뭐가 됐던 해결이 된다. 잘 버텨보자. 끝까지 버티고 남아있으면 무엇이든 되어있겠지.....



주말 아침 행사 지원 출근길 지하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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