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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산프로 Dec 03. 2017

행사라 불리우는 지옥의 서막

심포지엄, 토론회, 설명회 등등

 일하는 분야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현재 내가 속해있는 곳은 행사가 많다. 사실 행사는 내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일이다. 누구나 다 싫어하는 일이라고 하겠지만 난 정말 식도염, 소화불량 및 각종 신체적 장애가 올 정도로 싫다. 거의 병적으로 싫은데 이것도 나름대로 10번 이상 하다보니 요령이 생긴다. 사실 행사가 제일 힘든 이유는 일이 많은것 보다도 모든 결정을 내가 내리는게 아니라 윗 사람 맘에 들때까지 해야하는 것이다.


 내가 해봤던 행사의 종류는 스포츠 대회, 설명회, 심포지엄 및 정책토론회 정도가 있다. 이런 행사들을 지금 회사로 이직한 약 2년의 시간동안 총 10번정도 진행해봤는데 정말 할때마다 힘들다. 사실 그래도 내가 주도권을 쥐고 가는 행사는 나름대로 뿌듯하기도 하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을 윗사람한테 확인받고, 도저히 왜 일을 이렇게 하는지 알 수 없는 대행사와 함께 할때는 업무의 난이도와 강도가 100배 이상 힘들어진다.


 얼마전에 했던 행사가 딱 그런 케이스였다. 차라리 이렇게 할꺼면 대행사가 없는게 훨씬 편한데 이 대행사는 왜 껴있어서 날 힘들게 하고, 메인 디자인이나 각종 제작물에 대한 컨펌이 수시로 바뀌는 일 때문에 행사를 진행하기 위한 다음 일들은 원활히 진행하지 못했다. 물론 이 모든 것들이 내 무능함에 대한 핑계임을 부정할 수 없지만 진짜 내가 올해 진행했던 다른 행사들과 다르게 만족도도 너무 낮고 진행하는 시간도 너~~무 힘들었다.


 내 경험을 바탕으로 설명해보자면 행사 준비에는 크게 3가지 준비가 있다. [발표자 초대], [장소 꾸미기] 그리고 [참가자 모으기] 정도가 있다. 행사에 대한 주제는 솔직히 나정도의 실무선에서 정할 수 있는게 아니기에 제외했다. 솔직히 우리는 시키는 일 하는 사람들 아니던가... 어쨌든 위에서 이런 주제로 행사를 하라고 하면 실무자는 동시에 두 가지 일을 고려한다. 그것은 바로 [발표자 초대]와 [장소 꾸미기]이다.


 첫 번째 [발표자 초대]는 자신의 역량과 소속된 집단의 영향력에 따라 쉽거나 어려울 수 있다. 예를들면 국가 정책에 대한 토론회라면 국회의원을 부르면 딱! 좋을텐데... 과연 평범한 담당자가 대한민국 국회의원을 부를 수 있을까? 솔직히 내가 생각할때는 그런 사람 없다. 뭐 물론 노력은 해보겠지만 의원실에 전화해서 보좌관한테 행사 개요 짜서 여러번 전화해보는게 전부일 것이다. 그런 모습을 보면 윗 사람들은 뭐 절실함이 없니 일을 하고자 하는 생각이 없니 하겠지만 그렇게 대단들 하시다면 차라리 그 분들이 그정도는 해주셨으면 좋겠다는게 내 생각이다. 왜냐면 실무는 그거 말고도 할께 많으닌 윗 분들이 그정도는 풀어주시면 다른 일을 잘 하는데 훨씬 더 시간과 노력을 많이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말한 경우처럼 개인의 능력이 부족하다면 자신이 속한 집단의 영향력이 압도적인 파워를 쓸 수 있다. 솔직히 직장은 그런 맛에 다니는게 아니던가? 내가 속한 집단이 업계에서 영향력이 있으면 누구라도 다 부를 수 있다. 그래서 첫 직장이 중요하고 누구랑 같이 일하는게 중요한 것 같다.


 두 번째 [장소 꾸미기]는 적당한 장소를 섭외하는 것에서 부터 시작한다. 행사 성격에 따라 강당식, 호텔 볼룸 및 국가기관의 일부 시설들이 좋을 수도 있다. 그런데 국가기관의 저렴한 시설들은 예산을 가지고 사업하는 기관들이 아니고서는 사실 대관하기 어렵기 때문에 대관이 어려운 국가 시설들은 미리 알아두고 처음부터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 업무 처리에 편리하다. 장소 선정을 끝내고 나면 행사를 멋있게 하기위한 제작물 설치등이 있는데 솔직히 이건 담당자와 회사의 성격에 따라 엄청 큰 차이를 보인다. 예를들어 가로형 현수막 하나만 걸고 해도 내용이 중요하지 라고 생각하는 담당자와 단체는 제작물에 큰 신경을 쓰지 않는다. 그러나 행사는 무대 구성과 제작물에서 끝장봐주고 내용은 어차피 발표자 몫이다 생각하는 담당자와 단체는 무대를 꾸미는 것에 거의 모든 에너지를 다 쓴다. 나는 개인적으로 딱 중간이 좋다. 그래서 남들이 봤을 때 적당히 이쁘고 멋있는 무대만 준비하고 나머지는 발표자 선정과 내용에 집중하는 편이다. 내가 생각할 때 행사에 있어 가장 필수적인 것은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부터 생각하는 것이다. 주와 객이 전도되면 일은 방향을 잃고 침몰할 수 있다.


 마지막 [참가자 모으기]는 행사 주제에 따른 대상이 누구인지부터 확실히 해야한다. 참가 대상을 확실하게 추려내면 효과적인 홍보를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기관에서 하는 행사냐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확실한 참가자들부터 쉽게 확보하는 것이 편하다고 생각한다. 만약에 흔히 말하는 "갑"의 위치에서 일하는 회사라면 함께 일을 진행하는 협력사들부터 초대하는 것이 편리하다. 아무리 내용이 좋아도 자리에 사람이 좀 차있어야 성공적인 행사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사실 지금까지 얘기한게 되게 뻔한 얘기지만 결국 일이라는게 기본에서 파생되는 약간의 스킬들이지 않던가?!! 이 세 가지 요소에서 내가 생각하는 약간의 스킬은 [발표자 초대-업계 경력], [무대 꾸미기-나랑 잘 맞는 대행사 또는 제작업체]. [참가자 모집-주제별 영향력 있는 커뮤니티 또는 모임] 정도인 것 같다. 아!! 그리고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리더가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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