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비산프로 Mar 04. 2020

재택근무자의 출퇴근 그리고 무기력

 코로나로 인해서 재택근무를 하고있다. 정확히는 지난주 목요일부터 했는데, 재택근무 첫 날은 휴가를 냈고 두 번째 날은 다른 팀과 꼭 협업을 해야할 일이 남아서 출근을했다. 그래서 실질적인 재택근무는 이번주 월요일부터 시작했다. 오늘이 수요일이니까 재택근무 3일차이다. 자고 일어나서 내일이 오면 재택근무 4일째가된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몸은 편하다. 그런데 마음이 불편하고 이상하다.


 우선 출근준비에 필요한 시간이 하나도 없고, 솔직히 점심시간도 내 마음대로 조절해서 쓰고있다. 하지만 출근가 퇴근의 경계가 없고 어제는 야근을 해야해서 와인 한 병 사다놓고 찐하게 한 병 까면서 12시까지 일을했다. 하지만 출퇴근이라는 명확한 공간적 개념이 없다보니, 일을 끝내는 6시 이후에 내 개인적인 무언가를 한다는게 생각보다 힘들다. 퇴근하고 공간을 옮겨오면 뭔가 기분이 전환되는 느낌이 있는데 그런게 없다. 물론 출퇴근 했을 때라고 퇴근 후 집에와서 활기차게 보냈던건 아니지만 그래도 그나마의 전환도 없으니 무언가 할 에너지가 하나도 남아있지 않은 상태가 된다. 그리고 뭐라도 하나 해보려 치면 전부 돈이 들어서...그냥 가능하면 참으려고한다. 내가 문제인건지 모르겠지만 뭣 좀 하고 싶다 하면 전부 돈이든다. 하다못해 커피 한 잔을 먹고 싶어도 돈이고, 맥주 한 캔 사먹고 싶어도 돈이다. 물론 그 돈 쓴다고 큰일나는건 아니지만...왜 맨날 뭔가 쓰는 행위를 해야지만 하고싶은게 만족되는지 모르겠다.


 스마트스토어에 판매할 모든 물건이 sold out되니까 뭔가 팔 수 있는 것도 없어서 삶에 활기를 주는 요소가 하나도없다. 결혼 6년차 딩크족 부부의 집에는 언제나 정적만이 흐른다. 특히나 와이프가 늦게 퇴근하는 날이면 정말 하루종일 우리 집에서 나는 소리는 내가 틀어놓는 음악소리와, 일때문에 통화하다가 열받아서 나 혼자 하는 욕지거리밖에 없다.


 그렇다고 빨리 재택근무 기간을 끝내고 원래 출근 형태로 돌아가고싶은건 절대 아니다. 지금의 삶이 출퇴근할 때 보다 훨씬 좋은건 맞다. 그러나 뭔가...매사에 의욕이 없어졌다. 전자책을 출간하려고 주간 단위로 해오던 블로그 포스팅도 하기싫다. 그냥 재미가없다. 스마트스토어 재미가 좋았어서 그런지 거기에 투자하는 시간과 내 열정이 너무 아깝다. 그럴꺼면 우리 형님(와이프 오빠) 지사에서 구입할 물건 도매로 싸게 떼다가 형님네 회사에 판매하는게 훨씬 높은 효율성과 수익성을 가지고와서 그런 것 같다.


 내일은 또 어떨까? 기대도 되지 않지만...자꾸 잠이온다. 요즘 11시도 안됐는데 자꾸 빨리 자고싶어하는 내 모습을 보면 내가 잘 하고 있는건지 생각이든다.

매거진의 이전글 이놈의 회사, 그놈의 집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