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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산프로 Mar 26. 2020

난 손오공의 실력을 가진 배지터가 되고싶다.

 제목처럼 손오공의 실력을 가진 배지터가 되고싶다. 만화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 말은 "건방지고 오만하면서도 지구 최강의 실력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다."는 뜻으로 해석 가능하실 것이다.


 어제 회사에서 매달 있는 회의에 대한 자료를 만들었는데, 다른 팀 팀장님이 만든 자료를 보고...엄청난 반성의 시간을 가지게됐다. 왜냐면...자세하면서도 간결하게 잘 썼기 때문이다. 문서 양식도 한 눈에 딱 들어와서 솔직히 제대로 안읽어도 그냥 누가 봐도 "잘 했네"라고 할 정도 같다. 거기다가 내가 처음에 써둔 자료도 핵심 내용만 탁탁 찝어서 기가막히게 표 하나로 정리를 해뒀다. 대단했다.


 내가 반성의 시간을 갖게된 이유는....난 저 팀장님이 서류 작성했던 것 만큼 못할 것 같기 때문이다. 해당 팀장님은 내가 전에 있던 팀의 팀장님이다. 회사에서도 회의 자료 및 각종 기획서 작성의 No.1 플레이어다. 그 분 밑에 있으면서 문서작성의 기틀을 잘 배웠기 때문에 다른 팀에와서 그 팀에서 하던 서류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닦아둘 수 있었다. 그러면서 나도 모르게 이제는 그 분만큼 쓸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런 생각을 하던 중 어제 작성한 회의자료를 보면서 "아...아직 멀었구나...되게 건방진 생각을 하고 있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제부터 쓰는 서류들은 그 팀장님이 쓴 기획서들의 절반 정도는 따라가게 쓸 수 있을 것이다. 왜냐면 그 분이 써둔 기본 틀이 있지 않는가...


 어제 10장 조금 안되는 그 회의자료들을 보고 또 읽어봤다. 그러면서 계속 생각했다. 나는 과연 이렇게 쓸 수 있었는가에 대해서...


 어렸을 때부터 까칠하고 차가운 실력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 까칠하고 차갑게 행동하는걸 좋아했는데...실력은 키우지 못한 것 같다. 세상을 살다보니...까칠하고 차갑게 행동할 수 있다는 것은 굉장한 특권처럼 느껴진다. 왜냐면...그렇게 살아가려면 엄청난 실력이 받춰줘야 하기 때문이다.


 회사 생활이 조금씩 익숙해지다보면 나도 모르게 재수없는 행동을 할 때가 있다. 그럴 때 마다 큰 실수 하나씩이 빵빵 터져주면서 내가 까칠하고 재수업게 행동할 수 없도록 이 세상이 도와준다. 그래서 항상 겸손하게 살아야한다고 생각한다. 왜냐면...언제 실수할지 모르니까 말이다.


 드래곤볼에서도 시간이 지나면서 배지터도 손오공을 우주 최고의 전사로 인정하고, 예전처럼 오만하고 재수없게 행동하지 않게된다. 이런걸 보면 만화에서 조차 최고의 실력을 가진 재수없는 인간은 생존할 수 없는 세상인가 싶기도하다. 하지만 나는 항상 최고의 실력을 가진 까칠하고 차가운 사람이 되고 싶다는 꿈을 꾼다.


 진짜 그냥 킹왕짱이 되고싶다. 누구도 넘볼 수 없는 킹왕짱!!!!!!


 하지만 현실은...한없이 겸손하게 살아야만 하는...평범한 사람이다. 솔직히 평범은 할까? 그것도 자신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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