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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산프로 Dec 13. 2020

이직을 하게 되었습니다.(2편)

어제 올렸던 "이직을 하게 되었습니다.(1편)"에 이어 남은 이야기를 써봅니다. 지금의 이 감정...이 느낌 그리고 이 고민을 언젠가 시간이 지나고 다시 한 번 기억해볼 수 있기를 바라면서 또 누군가에게는...제 경험이 간접적으로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안정적인 현재 직장에서 잘 버티며 안전하게 살기 vs 내 자신의 역량을 강하게 만들어서 그 어떤 상황에도 살아남을 수 있게 하기


이번 이직 때 가장 고민을 많이 했던 두 가지 입니다. 처음에는 이런 생각도 했습니다. 안정적인 현재 직장에서 잘 버티는 삶을 산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우물안 개구리가 되고자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의 생각이 또 그렇게 틀리지 않다고 생각하는 이유에는 다음과 같은 근거가 있었습니다.


"세상의 모든 우물이 다 무너지는 것도 아니고...그리고 내가(개구리) 살고 있는 이 우물이 매우 튼튼하고 견고해서 세상이 어지간한 풍파에도 없어지지 않을 수 있는거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하면서...옮기지 않는 것도 정답이 될 수 있겠다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직 할 회사가 내가 아무런 고민도 할 것 없이 완벽히 이상적으로 가고 싶은게 아니기 때문에 이런 고민을 하는 것이라면...가지 않는게 정답인가? 이런 생각도 했습니다. 그래서 이직은 하지 않는게 정답일까?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또 한 편으로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하면서 옮기는게 정답 아닐까? 했습니다.


"지금 내가 이 회사에 재직한게 6년째가 되어가는데...과연 이 회사를 평생 다닐 것인가? 만약 평생 다닐게 아니라면 언제쯤 나오는게 좋을까? 이 회사의 근속년수가 길어지면 내가 이직을 할 때 장점이 될 수 있는게 뭐가 있을까?"


"만약 이 이 회사에 문제가 생겨 내가 소속이 없어지게 된다면...난 그 때 나만의 경쟁력을 가지고 내 일을 하거나 다시 다른 누군가에게 고용될 수 있을만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을까?


"내가 속한 산업이 앞으로 더 많은 성장 가능성을 가지고 있을까? 그리고 성장 가능성이 있다면 내 역량을 가지고 산업의 성장에 함께 편승할 수 있을 충분한 능력을 가지고 있을까?"


이런 고민들을 하다보니 사실 이직을 하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게 됐습니다. 그렇게 회사에 퇴사 통보를 하고 제 팀장님과 면담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팀장님과의 면담은 큰 의미가 없었습니다. 어떤 반응을 할 것인지 대충 예상할 수 있었고 결론은 "나가지 마라"라고 계속 설득하려고 하셨기 때문에 그에 대한 반응은 확실히 대응하고 마무리 했습니다.


그 다음으로 인사 담당 팀장님과 면담을 하면서 그 분께 제가 했던 고민들을 솔직히 얘기하며 "이런 결론을 냈기 때문에 옮기고자 합니다." 했는데 제 마음속 어딘가 남아있는 약간의 고민과 두려움에 대한 완벽한 해답에 가까운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우물이 안무너지면 뭐해요. 대리님이 그 우물에 계속 있고 싶지 않은데...그 우물이 안전하고 튼튼하면 뭐하겠어요."


그랬다...난 한 번도 생각을 못했다. 그러면서 또 이런 얘기를 해주셨다.


"대리님이 20년 후에도 지금 우리회사에서 하고 있는 이 일을 계속 할 수 있을 것 같으세요?"


그래서 나도 모르게 대답했다.


"아니요...그러고 싶지 않아요 솔직히..."


"그러면 지금 대리님이 하신 결정이 맞는겁니다. 내가 못하겠고 하기 싫은데....그거보다 더 중요한게 뭐있겠어요."


이직을 하겠다는 결심을 내린 이유가 인사 담당 팀장님이 말씀해주신 이유는 아니었지만 그 분의 얘기를 듣고 마음속에 남아있던 약간의 찝찝함과 걱정들은 거의 다 사라졌습니다. 그래서 굉장히 홀가분하고 기쁜 마음으로 남은 업무 인계를 준비할 수 있게 되었고 옮길 회사에서의 적응과 관련된 정보들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사실...지금의 제 결정이 어떤 결과를 가지고올지...모르겠습니다. 그러나...하나 확실한 것은... 회사를 옮기면서 제 삶이 바뀔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질 수 있어 행복한 연말을 지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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