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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산프로 Feb 13. 2021

연휴는 고민을 하는 시간이다.

친한 친구 한 명과 설날 인사차 카톡을 하며 이런 대화를 나누었다.


"잠도 안오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이나 해봐야겠다. 답도 없지만 그냥 할란다."


우리가 만나면 자주 나누는 이야기다. 만나서 헤어질 때 쯤이면 각자 나름의 답을 가지고 헤어지지만 그리고 다음날 일어나면 다시 처음으로 리셋되는 기분이다. 흠...솔직한 내 생각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답은 알겠는데...그게 쉽지 않거나 때로 마음에 들지 않아서 고민이다.


내가 생각할 때 삶을 살아가야 하는 방법은 래퍼 머쉬베놈의 가사에서 나온다.


"나는 앞으로만 가다. 그냥 한 길로만 가다."


그렇다. 사실 따지고 보면 인생이란 것에 무슨 답이 있겠는가...그냥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유일한 방법일 것이다. 물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정해야 좋게 나아갈 수 있지만, 내가 정한 그 길이 좋은 답이 될 수 있을 것인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그래서 그냥 내가 정했으면 단순하게 쭈욱 앞으로 밀고 나가야한다. 어느 한 분야의 대가에 오른 사람들이 아니더라도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있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각자의 자리를 묵묵히 오래동안 지켜온 사람들인 것 처럼 말이다.


지난 8년간 스포츠 산업 분야에서 근무했고, 올해붙터 마케팅 컨설팅 분야로 옮기면서 업무의 문야를 "온라인 마케팅"으로 타겟팅해서 더욱 전문성을 높이고 있다. 뭐랄까...전에는 그물을 던지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낙싯대를 바다에 던진 느낌이다.


스포츠 산업에서 온라인 마케팅에 대한 일을 많이 했지만...그래도 이렇게 전문적으로 했던 적은 없었다. 국내외 굴지의 클라이언트 회사 담당자들에게 현재의 문제점이 무엇이고 앞으로 어떻게 개선해야 좋을 것인지 제안한다는 것이...보람되면서도 너무 어렵다.


새로운 팀장님은 나를 좋게 봐줬는지 "산업별 자료 취합 및 분석 자동화 프로젝트"를 위한 TF팀에 각 팀당 한 명씩 선발되는 우리팀 담당자로 나를 지정해줬다. 솔직히 내가 잘해서가 아니라 팀장님이 그렸던 그림을 전사적(제가 다니는 회사는 약 50명 정도의 직원이 있습니다. 직원 몇 백명이 있는 그런 회사는 아닙니다.) 차원으로 실행할 수 있게 되면서 팀장님 본인을 대신하여 나를 내보낸 것이다. 하지만...어쨌든...지난 한 달간 어느정도 믿음을 줬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있지 않았나...생각한다. 팀장님은 새롭게 추진되는 프로젝트를 안정화 시켜 내가 담당 팀의 팀장으로 자리잡을 수 있게 업무를 잘 추진해보라고 하셨다. 힘든게 있으면 본인이 도와주겠다고 하시면서...


일단...최소 1~2년 정도는 내가 새롭게 옮긴 회사에서 팀장급으로 올라갈 수 있도록 해당 업무를 잘 수행하는 것만 생각하기로 했더니...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마음이 편해졌다.


그러나 과정에서 오는 어려움과 피곤함 그리고 권태...는 당연히 올 것이다. 매일아침 7시 30분에 울리는 알람을 참아내고...한 겨울 차디찬 화장실에서 머리를 감기 위해 몸을 숙이고....어제 골라둔 옷을 입고 머리를 말리며 머리에 왁스를 바르는...이 귀찮고 짜증나는 일...출근길 만원 지하철에서 유튜브를 보며 회사에 도착하는...이 지지부진하고 짜증난 일들....그 어렵고 힘든 소소한 것들을 이겨내야 내가 생각한 1~2년간의 그림을 그려나갈 수 있다.


항상 그렇다...이렇게 아무런 걱정 없이 일만 열심히 하면 되는 이 상황이 감사하면서도....지옥철에 시달리며..매일 아침 언제까지 일어나기 싫어 죽겠는...이 삶을 지속해야 하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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