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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산프로 Apr 11. 2021

싫은 선배가 싫은 후배보다 좋다.

예전에는 대부분 윗 사람들이 싫었다. 왜 저렇게 호들갑인지....왜 저렇게 해야만 하는 것일까...말은 왜 저렇게 밖에 못하는 것일까...등등 뭔가 회사 생활을 힘들게 하는 것은 전부 다 나보다 윗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나도 후배들이 생기고...내가 소그룹의 리딩을 해야 하는 포지션이 되다보니 오히려 후배들이 나에게 훨씬 더 큰 스트레스를 주고있다.


정말이지 상상도 못했다...후배들이 나한테 스트레스를 준다는 것을 말이다.


예전에는 이렇게 생각했었다.


"내가 쓸 때 없는 트집 잡는게 아니라면 하고싶은 얘기 다 하면 되는데 왜 스트레스를 받아?" 했었다. 그런데 내가 그런 쓴소리를 해야 하는 입장이 되다보니...싫은 소리 하는게 싫은 소리 듣는 것 보다 더 어렵고 싫다는 것을 알게됐다.(물론 감정적으로 참아내지 못하고 와다다다 쏘아대는 경우 제외)


일단. 내가 가장 기본적으로 이해가 안되는 것은 시간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이다.


왜 점심먹고 정해진 점심 시간을 지나서 들어오는지 당췌 모르겠다. 뭐 크게 늦는 것은 아니지만...왜 꼭 짧게는 1분에서 길게는 10분 정도 늦게 들어오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점심 시간이 12~13시라면....13시부터 일을 시작할 수 있게 준비를 하는 시간까지 포함해서 13시까지가 점심시간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13시에 들어와서 10분정도 양치하고 자기 주변 정리하고..그러는걸 이해할 수 없다. 뭐 물론 맨날 그걸 칼같이 지켜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그렇다고 맨날 1시에 들어와서 자기 주변정리 10분 하는게...규칙을 지키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왜 정해진 시간보다 늦게오는지 난 모르겠다. 그냥...10분정도 늦는건 먹다보면 늦을 수도 있는 별 것 아닌 문제라고 생각해서 그러는게 아닐까 싶다. 아니면 점심시간 한 시간은 밥먹고 들어오는 시간까지 1시간을 의미한다고 생각하는건지...


두 번째는 6시 땡 치고 퇴근하면서 다음날 오전까지 끝내기로 했던 일을 못한 상태로 출근하는 것이다. 이런 일이 생기고 내가 후배한테 왜 못했냐고 물어보면 대부분 이렇게 대답한다.


"다른 업무가 있어서 그거부터 처리하느라 못했다."


나같은 경우 6시까지 오늘 해야 할 일을 마치지 못한 경우 야근을 하거나 집으로 자리를 옮겨서 못한 업무를 마무리하곤 한다. 뭐..물론 그렇다 9~6시 사이에 해낼 수 없는 일의 양이라면 본인의 역량이 부족하거나 회사에서 과도하게 업무를 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그런 회사가 싫다면...본인이 능력을 키워서 제 때 끝내거나...혹은 다른 회사로 옮겨야지....그 전까지는 서로 약속한 시칸은 지켜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처음에는 시간을 못 지키는 사람이 한 두 명이지만...시간이 지날수록 야근이라도 해가면서 어떻게든 납기 일정을 맞추는 사람이 멍청이가 된다. 그렇게 일정을 맞춰서 끝낸 사람은 더 할 일이 없으니까 새로운 일을 더 시키게 된다. 그러면 바쁜 사람은 계속 바쁘고 관리자의 입장에서도 결국 더 중요하고 어려운 일들은 일처리 빠르고 잘 하는 사람을 시킬 수 밖에 없기 때문에....맨날 바쁜 사람만 계속 바쁘게 된다.


사실 내가 이렇게 얘기해봐야 고쳐질 것도 없고....내 회사도 아니면서...나는 왜 회사측의 입장이 되어서 이렇게 말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확실한건 나역시 내 후배들한테 완벽하지 못한 사람일 것이다. 그들도 나한테 할 얘기가 많겠지....


시간이 지날수록...업무도 업무지만...인격적으로 성숙하고 관대한 사람이 되는 것이 더 중요하게 느껴진다. 나는 좋은 관리자가 될 수 있을까? 아니? 좋은건 바라지도 않는다...문제있는 관리자만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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