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번아웃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지 못했던 것 같다.
사실...일은 항상 하기 싫었다.
단언컨데 단 한 번도 일이 하고싶던 적은 없었다.
다만...그 일로 인해 나에게 생길 대가를 얻고싶어 열심히 했을 뿐
일 자체가 좋았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사실 일이라는게...적당히 내가 힘들지 않을 만큼만 할 수 없는 것 아니겠는가...
지금 회사에 와서...승진도 하고 희망하던 연봉에 근접한 수준에 다가왔다.
그리고 예전에 오래 있던 스포츠 산업을 나와서 데이터 기반 마케팅 컨설팅 회사에 있다보니...
리멤버를 통해 이런 저런 제안들이 가끔씩 온다.
사실...지금 회사 버전으로 업데이트를 한게..아마 2달 정도 된 것 같은데
약 두 달 동안 네 건의 제안을 받았다.
헤드헌터를 통해 받은 제안 3개, 회사로부터 직접 받은 제안 1개
그러면서 눈이 휘둥그레질 만큼 매력적인 연봉을 말해준 곳도 있다.
사실 그 회사와 함께 연봉협상을 한 것은 아니여서 모르겠지만...
대부분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회사들이 아니라
설립된지 10년 미만의 회사들로 유명한 회사도 있지만 진짜 극극극 초창기 스타트업도 있다.
아무튼...
4개의 회사 중 한 개의 회사 면접을 화요일날 본다.
만약에 붙고 지금 수준에서 연봉 10%이상 인상 가능하다면 난 옮겨보려고 한다.
직장생활 총 9년 7개월을 하면서 지금 세 번째 회사에 다니고있다.
지금 회사에서 이직하면 7개월만에 그만두는 것인데...
사실 지금 이직은 도망가는 것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이직을 하려는 회사의 규모, 장래성 뭐 이런 것들을 봤을 때 사실 옮기는게 맞는 선택일 수 있다.
그러나 솔직한 내 심정은 도망가는 것이다.
도망가는 이유는 하나!!
어렵고 힘든 일을 해낼수록 더 어렵고 많은 일들을 계속준다.
그리고 우리팀이 바빠서 못하는데
내가 다른 팀 팀장한테 우리팀이 바쁜 이유와 일정을 공유해주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고 짜증나게 느껴진다.
뭐 물론 다 이런게 소통이고...같은 팀장이라고 다같은 팀장이 아닌 것도 맞지만
그냥...힘이 빠지고 하기가 싫다.
결국 다 자기를 위한 것이다.
뭐 회사를 위한다고 하지만 다 자기한테 편하고 좋은 일만 하는 것이다.
그래서 뭐 애둘러서 좋게 표현하고 싶은 생각도 없고..그렇지만...
지금 회사에 오기전에 잡플래닛에서 리뷰를 찾아본적이 있다.
그리고 입사 후에 직접 느낀 그 리뷰들에 공통점이 있다.
"3년 이상 근속자가 매우 적다는 것"
우리회사...왜...오래 못다녔는지 알겠다.
회사가 나쁜 것은 아니다. 되게 좋은 편인데...
왜 오래 못다니는지 알겠다.
매니저급한테는 너무 과중한 업무가 주어지는데 매니저를 도와줄 중간 직원이 없다.
매니저 혼자의 욕심으로 달려나가기엔....벅차다.
그리고 가끔 주니어급 직원들이 매니저를 열심히 도와주다 보면...
주니어가 감당하기는...너무 힘든 업무량이다.
주니어급 사원들은 내가 그 중간 직원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이 없고
매년 연봉협상을 하지만...어느정도 적정한 인상폭을 기록한 직원이 없는 것 같다.
연봉협상을 할 수 있을 만큼 만 1년을 채운 직원이 거의없어서 그것 또한 명확히 확인하기 어렵다.
생긴지...1~2년된 회사도 아닌데...
열심히 일해도 그에 적합한 보상이 없는데..그렇다고 회사 복지가 좋거나...사무실이 멋있거나...
하다못해....네임밸류가 딱히 있는것도 아니니...어떻게 오래 다닐 수 있겠는가...
나는...전자에 해당하는 문제를 가지고 있다
그냥 너무 지친다.
바람이 불면...그 바람을 피하던가
흘려보내는 두 가지 방법을 선택해야한다.
이겨내는 것은 없다.
난....그 바람을 피해보려 한다.
35년 살면서 몇 번 흘려보내 봤지만....평생 잘 흘려보낼 수 있을 만큼 난 대단한 사람이 못된다.
아...출근하기 싫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