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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산프로 Oct 10. 2021

"나" 라는 직장인의 미래는?

나를 온전히 아는 사람들이 나에게 가끔 하는 말이 있다.


"너의 진정한 취미는 이직 시도하기 같아"


듣고있자면 참 어이없지만...딱히 부정하지도 못하겠다.

왜냐면...내가 하고 있는 짓을 보면 그렇다.


지금 회사에...

특별히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도 이만하면...정말 좋은거고...

다만...내가 기대했던 폭발적인 성장은 없을 것 같지만


솔직히 직장인이...

월급 꼬박꼬박 잘 들어오고...

자리에 큰 위협 없으면...

문제 없는거 아니겠는가?


뭐 이런저런 작은 문제들이 있지만...

이직을 고려해야 할 만큼 심각한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나는 지난 추석 연휴를 활용해 다시금 이직을 시도했고


그 중 한 개 회사에 최종 합격했다.

심지어...작년에 최종 면접에서 떨어졌던 회사에 재도전해 합격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아직 면접을 진행하고 있는 회사 1개가 더 있다.


위와 같은 과정을 거치며

내 자신에게 아주 솔직하게 질문해봤다.


"이렇게 계속 이직을 시도하는 근본적인 이유가 무엇일까?"


진짜 아주아주 솔직한...

이유가 무엇일까?


뭐 미래의 성장 이딴거 말고 진짜 솔직한 그런 이유가 뭘까?


이렇게 아주 근본적인 고민에 대한 답을 찾게 된 것 같아

어떻게든 기록으로 남겨두고자 브런치에 글을 쓰게 됐다.


나름의 답을 찾게된 과정은 아래와 같다.


2주 전 쯤...장시간 진행이 예상되는 회의에 들어가기 전

회사 옥상에서 핫식스 한 캔을 땡기며 강남 경치를 보고 있었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지금 시점에서 왜 이직을 하려고 하는걸까?"


기대하던 폭발적인 성장이 없어서?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더 오래 했을 때 업계에서 생각보다 메리트가 없어서?

너무 한 분야에 집중된 일을 하기 때문에 다음 커리어패스가 걱정돼서?

돈을 더 많이 벌고 싶어서?

사무실이 멋있지 않아서?

클라이언트를 위해서 일하지 않고 우리 회사를 위해 일하고 싶어서?

컨설팅 업무가 생각보다 적성에 맞지 않아서?

낭만이 없어서??

업무가 지루해서??


뭐 사실 다 맞는 말이다.

위에서 말한 대략 9가지 정도의 이유로 이직을 시도했다.


그러나 옥상에 올라 핫식스 하나를 때리던 그 시점에

갑자기 떠오른 내가 이직을 하려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아래와 같았다.


내 삶이 너무 재미없고 지루한데

지금의 내 삶에 가장 큰 변화를 줄 수 있는 것이

이직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런 생각이 들자마자...

혼자 소름이 끼쳤다.


뭐랄까....

정말 근본적인 진실을 직면했을 때 느껴지는

약간의 공포감이랄까?


몇 년이 지난 후에도

지금의 내 생각이 맞는 것일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지금 시점에서 보면 가장 정답에 가까운 것 같다.


30대 중반 / 남자 / 결혼 7년 차 / 딩크족 / 직장생활 9년 차


위와 같은 특징을 가진 내가

지루하고 답답한 내 삶에서 유일한 변화를 줄 수 있다고 판단한게

"회사"였던 것이다.


코로나19도 생각보다 큰 영향을 끼쳤던 것 같다.


6월까지만 해도 주말에 야구도 하고

나름 즐거운 생활을 했지만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내 삶에 생각보다 큰 영향을 끼쳤다.


좋아하는 것도 못하고....

가끔 친한 사람들과 만나 곱창에 소주도 못땡기고

맨날 회사-집 무한 루프만 있으며...


그나마 회사도 이직을 하며 팀장이 됐기 때문에

예전처럼 같이 바닥부터 고생했던 선/후배들이 있는것도 아니다.

그러다보니 이런저런 농담하면서 히히덕 거리는 일도 없고...


내 삶이 너무 지루하고 재미없었다.

이렇게 사는게 무슨 의미인가 싶었다.


그래서 뭔가 변화를 주고 싶은데..

현실적으로 내 삶에서 변화를 줄 수 있는 것이

회사박에 없다고 생각한 것 같다.


아무리 딩크족이어도...

총각때의 삶을 살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겠는가..ㅎㅎㅎ


연휴가 끝나는 날

최종합격한 회사와 연봉협상을 한다.


연봉협상의 결과에 따라

진짜 이직을 할지 아닐지 결정된다.


그리고 현재 전형중인 회사에도 합격한다면

또 다른 길이 생길지 모른다.


나름대로...

문제를 인식하고 그에 대한 나름의 합리적인 해결책도 찾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너무 잘 알고있다.

시간이 지나면 또다시 이런 생각이 찾아올 것이란걸...


그러나 심각하게 걱정하지 않으려고 한다.

왜냐면...


미래에 내가 다니고 있을 회사보다

더 좋은 성장성 혹은 더 좋은 처우를 약속한 회사가 아니라면

난 옮기지 못하고 그 회사에 계속 다니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잦은 이직이 내 커리어 패스에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다.


그냥 살아지는대로 살자...

어차피 인생에 답은 없다. 지금 행복한게 최고라고 생각한다.


솔직히 내가 회사 때려치고 놀겠다는 것도 아니지 않는가?

어차피 그렇게 용기 있는 사람도 아니라...


막살겠다고 해도 별거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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