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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산프로 Dec 23. 2017

작년의 내가 지금과 다른 점!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둔 토요일 오전. 그냥 집에 앉아서 커피와 프링글스를 먹으며 브런치를 쓸 수 있다는게 그렇게 행복하다. 작은 것에도 행복을 느낄 수 있게 됐다고 말해보고 싶지만 최소한의 일상도 지키기 힘든 회사만 아니라면 좋다는게 아쉽지만 그래도 좋다.


 2017년이 끝나간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시간이 빠르다는 말을 공감하고 업무성과를 정리해서 내라는 지시에 따라 성과를 작성했다. 2016년 성과를 적어내라고 했는데 난 또 멍청하게 2017년 성과를 적어냈다. (결국 다시 써서 냈는데 집에오니까 내가 했던 사업 한 개를 안썼던게 생각났다...그래도 뭐 그거 썼다고 내 성과금이 더 올라가진 않을 것이다.) 내 성과를 내가 쓰고 그걸 팀장들이 평가하는게 좀 창피하다. 내가 쓴건 팀장 위에 있는 분들만 봤으면 하는데... 좀 민망하다.


 2016년 1월초에 지금 회사에 입사해서 2번째 해를 마무리 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2년동안 사업담당을 하면서 새로운 일을 많이 했다. 내가 이 회사에 왔을 때 회사도 처음 하는 일을 내가 담당해서 나름 신선하게(오직 내 의견) 진행하며 회사도 함께 성장했다. 또한 갑자기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일 때문에 내 담당 업무에 대한 예산 집중도가 강해지면서 새로운 프로젝트도 기획하게 됐다. 그리고 예산을 가지고 사업계획을 해보는 것도 배우면서 1년을 보냈다.


 2017년은 내가 말했던 프로젝트를 실제로 진행하면서 뿌듯함도 느끼고, 끝없이 밀려드는 업무에 새로운 곳으로 도망칠까 생각도 했었다.(지금은 여기에 더 있기로 결정했지만) 그리고 이제 90%이상 마무리 되어가는 우리 회사 모든 사업계획을 취합하면서 작년과 달라진 나를 느꼈다. 같은 팀에 후배직원이 들어오면서 전반적으로 담당했던 업무의 책임이 한 단계 씩 높아진 느낌이다. 왜냐면 작년에는 담당별 사업계획서 취합 및 최종 정리를 내 위에 사수가 했었는데 올해는 내가 했다. 그리고 그렇게나 싫어하는 행사를 하면서 오리고, 자르고, 붙이는 것 같은 일들에서 조금씩 손을 떼고 있다.(다른 팀에도 후배들이 많아졌다.) 물론 2018년 계획을 보면 벌써부터 걱정이 앞서도 도망가고 싶지만... 또 어떻게든 다 지나가지 않겠는가!! 라고 얘기해본다.


 나를 관리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작년 이맘때의 나와 지금의 나를 비교하면 많이 달라졌다. -5에서 -3이 됐다고 하더라도 어쨌는 조금은 업무적으로 성장한 것 같다. 적어도 올해 해야 할 일 중에서 완전히 새로운 것은 작년보다 줄어들었다.


 다음주에 숫자로 평가될 내 성과를 보고 나를 위한 선물을 주고싶다. 사실 그냥 뭔가 사고싶다. 강렬하게 사고싶다. 어차피 기혼자로써 뭘 사서 입는다 해도 어디가서 쓸 때도 없지만 그래도 뭘 사서 입고싶다...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든다.


       2017. 12. 23. 오전 11:27의 내가 모든 것이 그대로이고 미혼이였다면 난 어떤 생각을하며 있을까?



 갑자기 우울한건 기분탓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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