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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산프로 Mar 03. 2018

실무자가 느끼는 평창올림픽_2편

 1편이 평창 중심이였다면 이번에는 강릉 중심이다. 강릉은 우리나라가 잘하는 빙상 종목에 대한 경기장들이 다 모여있었다. 스피드스케이팅, 컬링, 아이스하키, 쇼트트랙 경기장이 있다고 생각하면 되는데... 다 좋은데 문제는 들어가는 입구가 너무 실망스러웠다. 사람들이 버스에서 내려서 하는말이 하나같이 "수영장 얼려서 스케이트타나?" 였다. 사진을 보면 그 말을 바로 이해할 수 있다.


셔틀버스 타면 여기서 내려준다. 물론 정문이 따로 있지만 솔직히 멘붕이다.  <사진출처: 네이버 지도뷰>

 일단 이런 아쉬움을 조금 뒤로 하면서 걸어가면 내가 상상하던 올림픽파크가 나온다. 굉장히 큰 매표소가 나오면서 가장 처음으로 보이는게 스피드스케이팅 이랑 쇼트트랙 경기장이다. 아래의 사진은 쇼트트랙 경기장이다. 

정말 흑자 올림픽일까? 그렇게 많은 어르신들이 진짜 티켓을 다 직접 구매해서 오셨을까?

 솔직히 다른 올림픽은 못가봐서 모르겠는데...가장 아쉬운건 어디 앉아서 쉴만한 곳이 없다. 물론 기업 홍보관에 정신없이 돌아다니는 것도 좋고 매점에 가서 무엇을 먹으며 쉬는 것도 좋은데...진짜 경기 시작할 때 까지 구경 다하고 기다릴만한 공간이 없다. 물론 공식 파트너가 있으니 다른 브랜드의 매장 입점은 말이 안되겠지만...그래도 좀 다양한 시설과 브랜드를 통해 쉴 수 있으면 좋겠다. (물론 어떤 휴게 시설을 만들어도 사람들로 넘쳐나서 쉬지 못할 것이라는건 나도 잘 안다. 기본적으로 평창올림픽은 엄청 잘했다고 생각하고 나는 다만 아쉬운 점만 얘기하는 것이다.)


이렇게 저렇게 여러 기업들의 홍보 시설도 구경하고 그러다보면 시간이 매우 빨리 간다. 사실 기다리다 지나가는 시간이 대부분이지만 그래도 방문객들의 관심사에 따라서 충분히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내가 갔을때는 코카콜라, 노스페이스, 삼성, 알리바바 그리고 맥도날드 시설이 있었다. 아 맞다..kt도 있었다. sk의 앰부시 마케팅은 이렇게나 성공적이였나보다... 나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sk가 없네?"라고 생각했으니까...그리고 스포츠 관련 단체로 대한체육회가 있고 도쿄 올림픽 홍보관이 있었다. 나는 사람이 가장 없는 대한체육회 부스를 들어갔는데...더이상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고 싶다.


코카콜라에서 운영하는 대형 자판기다....진짜 대단하다...이런 생각을 하고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자금력이..

이제 구경은 했고 아이스하키를 보러 가자. 미국과 체코의 경기를 봤는데.. 내가 아는 미국은 NHL있는데 체코랑 2:2로 동점이였다. 내가 아이스하키를 정말 모르지만 세계 최고가 미국인건 아는데..왜 이러지? 했더니...NHL 선수들이 모두 불참했다. 맞다... 뉴스에서 봤었다...이런걸 보면 아직도 멀었다. 내가 관심있는 분야나 알지 두루두루 파악하고 있지 못하다. 

중간중간 나오는 음악도 신나고 자원봉사자들의 안내에도 모두 협조적이여서 즐겁게 관람할 수 있었다.

 아이스하키는 생각보다 골이 엄청 안들어갔다. 우리나라 경기만 봐서 그런지 모르겠지만...골이 생각보다 너무 안나서 놀라웠다. 물론 우리나라는 올림픽에 나가서 플레이 한다는 자체가 기적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한없이 부족한 기반에서 고생하며 플레이 했을 선수들을 생각하면..올림픽때만 관심 있으면서 못하면 무조건 비판할 부터 찾는 사람들이 미워진다. 협회, 그리고 선수들까지...누구 하나 못하고 싶은 사람이 어디있겠나...나같은 실무 라인 사람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했을 것이다.


 그리고 다른 브런치를 보면서 알았는데 올림픽 경기장마다 음악을 관리하는 전문 감독이 있다. 대회본부에서 처음부터 올림픽 때 재생할 음악들을 모두 수집해두고 각 경기장의 감독이 그 때 상황에 맞는 음악을 트는 것이였다. 아이스하키장에서는 내가 좋아하는 노래가 많이 나왔는데 취향이 나랑 비슷하셨던 분 같다. 내가 봤던 브런치에서는 쇼트트랙 경기장 음악감독 인터뷰가 있었는데..개인적으로 엄청 좋아하는 바가지 바이펙스써틴 님 께서 총괄하고 계셨다. 역시 올림픽은 숨은 곳에서 고생하시는 분들이 엄청나게 많다.


 결론적으로 평창 동계올림픽을 보고 오면서 다시 한 번 내가 하는 일에 대해서 생각해봤다. 과연 지금의 나는 경기장 하나를 맡아서 행사를 기획/운영 할 수 있는 역량이 있는가?라는 질문을 했을때...아 모르겠다.. 솔직히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한데 못할 것이다. 뭐 하면 어떻게든 하겠지만..졸속 올림픽, 엉망 올림픽 이런말만 나올 것이다. 언젠가는 나도 이런 메가톤급 스포츠 이벤트를 기획/총괄하고 스폰서 유치까지 하는 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열심히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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