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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산프로 Apr 06. 2018

네이버 검색 서비스 제휴 도전기_성공_마무리

 지난주 미팅을 하고 깜짝 놀랬다.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구체적인 서비스 계획을 세우고 있어서 미팅을 하면서 일단 제휴는 하는거고 어떻게 잘 하면 되겠느냐 주제로 회의가 흘러갔다. 작년에 내가 새롭게 기획했던 일을 런칭시키고 이렇게 네이버랑 함께 할 수 있도록 발전했다는게 무척이나 뿌듯했다. 


사실 미팅 준비를 많이했다. 왜냐면 내가 하고싶었으니까...별다른 이유가 있겠나...준비하는 과정이 하나도 짜증나지 않았고, 나랑 의견이 다른 사람들의 태클 아닌 태클에도 그 분들의 좋은 의견만 빼서 준비를 했다. 처음에는 받아들이는게 생각보다 쉽지 않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더 좋은 아이디어로 느껴지더라... 미팅을 가기 전에도 혼자서 자료를 보고 어떤 얘기를 할지 5번 정도 연습했던 것 같다. 대본까지는 아니여도 이 부분에서는 이 얘기를 해야지 하면서 가상의 플로우를 기획했다. 그래서 하루 전에는 일부러 차도 안타고 지하철을 타서 출/퇴근길에 혼자 외워보고 중얼거리면서 준비를 했다. 

 

 그렇게 준비해서였을까? 미팅이 끝나고 근처에서 커피 한 잔 하고 사무실로 돌아오는 길이 너무 힘들었다. 긴장이 풀리니까 힘이 쫙 빠지더라... 그리고 사무실에 앉아 일을 마무리 하고 퇴근하는 길도 엄청나게 피곤했다. 진짜 장난아니게 피곤해서 운전하며 내 뺨을 얼마나 때렸는지 기억도 잘 안난다.


 시간이 지나고 미팅 결과를 반영해서 수정된 서비스 UI를 제안하고, 함께 논의하며 다음주쯤 다시 한 번 이야기 하기로 했다. 전에 있던 회사에서 했던 일을 여기와서 나만 가진 능력인 것 마냥 쓰는게 되게 신기했다. 전에는 그게 그렇게 하기 싫었는데... 무슨 의미가 있냐며 했던 일을...여기 와서 참...이렇게 쓴다는게 모든 경험은 다 피가 되고 살이되는 것 처럼 느껴졌다. 지금 회사의 경력과 경험도 나만 가진 능력처럼 쓰이려면 또 다른 곳을 가야하는걸까?


 네이버 제휴가 완전히 성공해서 끝났다고 할 수는 없지만, 내가 처음에 목표로 했던 관계자 미팅도 완료했고 실제 서비스 런칭도 기획중에 있다. 이정도면 내 나름의 점수로 90점 정도 주고싶다. 솔직히 살면서 내가 목표로 했던 것을 이뤄본 적이 별로 없다. 27살 전에는 한 번도 목표로 했던걸 이뤄본 경험이 없다. 물론 소소하게 있을 수 있겠지만..."정확히 이걸 원해서 이것을 하겠다"를 100프로 매칭시킨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런데 27살 때 오픽 AL 받기를 시작으로 몇 가지 목표를 정확하게 달성했다.


1. 오픽 AL 받기

 -> 지하철 출퇴근길을 활용해서 했는데 진짜 됐다. 솔직히 처음에는 기간이 끝난 IH나 빨리 회복해야지 하고 봤는데 AL이 나온거다. 이건 첨부터 AL을 목표로 한게 아니기 때문에 운좋게 얻어걸린 초과 목표 달성이다.


2. 이직하기

 -> 현재의 회사로 이직했고...행사 같은 죽을 것 같이 싫은 일이 있지만...그래도 내 주변 사람들을 보면 좋은 회사에 다니고 있는것이더라...어느 회사를 가도 현재의 회사가 백프로 만족될 일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지금 만족도가 높은건 아니다. 여전히 기회만 되면....이쯤에서 생략한다.


3. 네이버 제휴 

 -> 진짜로 될 줄은 몰랐다. 이제 남은 과정을 잘 준비해서 성공적으로 런칭했으면 좋겠다. 


 이렇게 글을 보면 내가 무척이나 행복한 사람 같다. 그런데 사실 그것도 아니다. 괜히 시키지도 않은 일 해서 일이 늘어난걸 후회도 하고있다. 어차피 이렇게 잘 해봐야 내 연봉 오르는 것도 아니고...이걸 해서 내 성과를 높게 평가받아 성과금을 더 많이 받는다는 보장도 없다.(그래도 이거 하나는 기대하고 있다. 작년보다 좋은 등급 못받으면...열받을 것 같다.) 그래봐야 직장인이고...지금의 이런 성과나 경험이 앞으로 내가 더 좋은 회사로 가는데 큰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더 좋은 회사 가봐야 뭐하나.. 어차피 월급쟁이고...평생 일해봐야 우리 부부 평생 살아갈 집 하나 대출없이 못산다. 설령 사면 뭐하나..대출만 갚으며 살아가야 할텐데..


 얼마전 승인난 사업의 예산을 보며...이게 내 통장에 들어오면...얼마나 좋을까 이런 생각을 했다. 진짜 엄청난 액수도 아니다. 물론 큰돈이지만 회사에서 진행하는 사업 중 하나로 본다면 작은 금액이기에...돈 같지 않지만..이게 내 돈이면 정말 얘기가 달라진다. 대출 없이 집을 바로 사서..나랑 와이프가 버는 돈의 1/3 정도만 그냥 노후 대비로 저축하고 나머지는 그냥 다 쓰면서 살아도 되겠더라...행복 할 것 같다. 해외여행도 더 자주 가고 어차피 자녀도 없는 우리 부부...사고 싶은 것도 좀 더 자주 사면서 인생 즐길 수 있는데...현실은 참...후지다. 금요일 아침 생각보다 빠른 출근에 사무실에 앉아 브런치를 쓰고 있지만..뭔가 우울한 이유는 뭘까...결국 직장인은 다 이런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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